집 지키는 반시 1 - Extreme Novel
오가와 마사타케 지음, 토베 스나호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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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본 제대로 '라이트한' 라이트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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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나멜을 바른 혼의 비중 - 카가미 료코와 변화하는 밀실
사토 유야 지음, 주진언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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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듯 펼쳐본 내용은 이미 일본을 뛰어넘어(그러나 일본에서 가장 심각하기에) 전세계 교육관련 기초용어가 되어버린 이지메(우리말로는 억지로 왕따로 번역하고 있지만, 왕따라는 말과는 어감 자체가 틀리다)가 화끈하게 작렬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오고, 게다가 제목부터가 뭔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인공적인 것으로 영혼을 뒤덮고 덧바른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아주 매력을 느끼는 이름이어서(어떻게 생각하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와도 비슷하면서 더 인공적이고 산업화된 이미지 아닌가!) 기껏 손에 들었는데, 정작 후반으로 가니 SF(사이언스 픽션 말고, 사이언스 판타지;;;)에 자극적인 카니발리즘에 본인들도 독자들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지는 두뇌싸움(풍의 분위기)에 다방향에서 하나의 종점으로 모여들어가는 나선식 구조이며 무엇보다 캐릭터가 너무 산만해서 나중에는 누가 누군지 알기 힘들다.
가볍게 시간때우기로 보기에는 너무 난해하고 그렇다고 진지하게 파고들기에는 내가 바보가 되는 느낌이랄까... 이렇게 말하면 아주 악평을 하는 것 같지만 그러면서도 읽고 난 뒤에 시간이 아깝다거나 하지는 않는 기묘한 느낌이다. 바보가 되는 느낌을 무릅쓰고 다시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 슬그머니 드는 게 라이트노벨로서는 수작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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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쟁군 평행우주 Episode 1 - 항쟁의 서막, 김홍모 수묵 SF 만화
김홍모 지음 / 청년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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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 SF라는 기묘한 장르에, 조선이 일본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평행차원이라는 이쪽 업계 사람에게는 익숙하다 못해 지겨울 지경의, 그러나 상업적으로 노출된 예는 지독하게 적은(1999년 로스트 메모리즈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다) 세계관이면서도 특이한 방법을 채택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평행차원에서는 가쓰라-태프트 조약에 의해 미국이 조선을 먹고 일본이 필리핀을 점령한다. 그리고 일본이 LA에 원폭을 떨어트림으로써 종결된 2차대전 이후 조선이 독립... 하기는 했으되 일본군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과학력을 지닌 일본의 주도로 총기 자체를 금지하여 일본도로 무장한 전투로봇에 대항하여 전통무예를 익힌 독립군들이 싸우고 있다. 세종로에 우뚝 선 오다 노부나가 동상과 같은 형태의 최첨단 전투로봇이 만주의 눈발 속에서 독립군과 칼부림을 한다는 지독하게 멋져버린 스토리 전개는 수묵 SF라는 거친 묵화와 기묘하게 어울린다.


갹관적으로 보아 잘 그린 그림은 아니고, 내용에는 논리성과 설득력이 부족하며 사상은 비현실적이고 캐릭터 구성은 비정합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는 가능성이 있다. 다음 권을 기대하게 만드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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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3 - 흐름의 원
임달영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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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간 대체 언제적 물건을 몇 번이나 우려먹는 거냐? 잘만하면 레기오스(임달영 최초의 출판작이자 한국 최초의 판타지 출판작)도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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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프!
나리타 료우고 지음, 민유선 옮김, 에나미 카츠미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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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라는 단어가 있다. 1930년대 미국 문학에 나타난 창작 태도로 현실의 냉혹하고 비정한 일을 감상에 빠지지 않고 간결한 문체로 묘사하는 수법이다. 주로 탐정 소설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며, 고대의 난해한 철학서적 [제멋대로 카이조]에서는 하드보일드의 의미와 존재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한 바가 있다.

법에 굴복하면 안된다. 권위에 굴복하면 안된다. 폭력에 굴복하면 안된다. 도덕도 예절도 알 바 아니다. 그러나 "나"의 정의, "나"의 의지에서만은 벗어나서는 안된다. 설령 패배한 개가 될지라도 어금니가 있는 한 물어뜯는 남자, 그 내용물을 단단히 굳혀 얇은 껍질이 깨지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남자, 연약한 흰자위가 으스러지더라도 진한 노른자가 원형을 유지하는 남자, 하드보일드란 그런 남자들이 파멸해가는 이야기이다.

소악당이라는 단어가 있다. 왠지 모르게 백과사전에도 안 나와있는 점이 이상하지만 아무튼 있다. 악당을 대악당과 소악당으로 나눠 악의 미학을 알고 확고한 목표를 지니고 스케일이 크고 포스가 넘치고 끝마무리가 깔끔한 카리스마있는 대악당과 그렇지 못하고 쪼잔한 소악당으로 구분하는 개념인 듯한데, 이 작품 [뱀프]에는 사상 최강의 소악당이 등장한다. 좀 치사하고 좀 비겁하고 좀 유치하고 좀 억지스러운, 그러나 대악당 이상으로 의지 강하고 끈질기고 주의깊고 심지 강한, 지독하게 하드보일드한 사상 최강의 소악당이 등장한다.

[뱀프]는 나리타 료우고의 작품이 늘 그렇듯이 지독하게 멋져버린 캐릭터가 가득한 작품이다. 몇 페이지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 강렬하게 성장하는 소년, 오라버니만을 따른다는 타인 의존적인 길을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고 스스로 걷는 여동생, 금단의 사랑을 불태우는 남매(거기 오타쿠! 착각하지 마라!), 성장을 거부하고 멈춰버린 미식가, 의도적으로 캐릭터성을 강화한 광대와 뭔가 과로에 지친 샐러리맨 분위기가 나는 마술쟁이(어감상, 요술쟁이로 번역하는 편이 낫지 않았으려나?), 그리고 자신이 택한 길을 극한까지 쌓아올려 완성한 '귀족이자 신사'에 이르기까지 나리타 료우고의 작품선 중에서도 특출날 만큼 멋진 캐릭터만 넘쳐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이 소악당의 존재감은 특출나다.

"난,
[지는 것은 싫어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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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_Goon 2008-03-1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지막글 네타자나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