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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 닥터 진 8
무라카미 모토카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자연의 힘이 어쩌구 대체의학이 저쩌구 하지만, 인간의 평균수명은 근대를 지나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그것이야말로 현대 의학의 힘이 이룩해낸 기적이라 할 것이다. 현대 의학은 세균의 존재를 통해 청결함의 중요성을 증명했고, 충분한 영양섭취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소독법과 수혈법, 항생제와 마취제, 진통제, 외과수술법, 질병의 진단과 예방법, 백신을 개발했다.
물론 인간에게 한계가 있듯이 현대 의학에도 한계는 있다. 백년 뒤의 의사(혹은 다른 무언가)들이 보면 이해할 수조차 없을 만큼 미신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것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 의학은 수없이 많은 생명을 구해냈고 수없이 많은 병을 몰아냈다.
[타임슬립 닥터 진]은 바로 그것을 증명했다. 그림체가 어딘가 가와구치 카이지와 비슷해서 사람을 벙찌게 만들었지만, 전혀 다른 사람인 듯, 어시스턴트였을라나? 이 작품은 일본 개항기라는 일본인들에게는 가장 영향력 있는 시기를 잡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그 시대에 참여하는 정통적인 대체역사물임에도 불구하고 의술이라는 관점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진짜 의학도들이 보면 닥터K와 다를 게 없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의학에 대해서는 쥐뿔도 아는 게 없는 나 같은 독자에게 현대의학을 익힌 의사가 과거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를 주었다는 점에서 초기의 목적을 완전히 달성한 보기 드문 작품이라 할 것이다.
...근데 페니실린에 뭐에 마구 쏟아부어서 수명이 딱 10년만 늘어나도 농업생산력은 파탄나는데 말이죠. 각기병이 뭔지 가르쳐줬다가 러이전쟁에서 이겨버려도 꽤 황당해질테고... 대체역사물의 공통적인 약점이긴 하지만, 과연 '어느 선까지' 나갈지 완급의 조절이 걱정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