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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 단편
신카이 마코토.사하라 미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8월
평점 :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혼자서 애니메이션 하나를 뚝딱 만들어버려 인간의 가능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 제작자 겸 주연배우 겸 작화가 겸 성우 겸 감독 신카이 마코토 씨의 출세작 [별의 목소리] 코믹스판이 나왔답니다. 아니, 나와 있었군요. 먼산. 특유의 메카 묘사는 좀 약해졌지만, 사람 환장하게 만들던 순정풍이 더 강해져 취향 직격입니다.
통신기술이 발달한 현대 사회는 장거리 연애의 어려움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몸이 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장거리 연애하다 찢어지는 문학도 많고 많지만, 예전과 같이 편지 한 장에 몇 달씩 걸리는 일은 없으니까요. 그러기에 옛 작품들에 실린 장거리 연애는 지고지순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러기에 현대에는 있을 수 없는 옛 환상이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는, 그것을 현대에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우주로 떠나서요.
우주 단위에서는 빛의 속도도 느리고 느립니다. 우주로 떠난 여자와 지구에 남은 남자의 이야기는 점차 시간의 차이를 만들어가지요. 처음에는 몇 초, 그리고 몇 분, 몇 시간, 남자는 지구에서 시간을 살아갑니다. 진학을 하고, 어른이 되고, 직업을 갖고, 그리고...
24살이 된 그에게 15세의 그녀가 편지를 보내옵니다.
단 한 사람이 이런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 기절하게 만들었던 신카이 마코토 씨. 그 작품에서 애니메이션의 어려움과 복잡함을 빼낸 코믹스는,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이 시간의 벽에 가로막혀가는 모습을 진지하게 그려낸,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기술이 아닌 스토리텔링 기법의 진수를 맛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신카이 감독에게 관심이 있다면, 장거리 연애에 관심이 있다면, 이제는 없을 것만 같은 지고지순한 사랑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