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스피에르, 혁명의 탄생 문제적 인간 1
장 마생 지음, 최갑수 머리말, 양희영 옮김 / 교양인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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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지만, 이미 절판되었기에 사람을 안타깝게 했던 책 중에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이라는 책이 있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전기소설로,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나폴레옹 전후한 프랑스 혼란기(대혼란기였지)를 살아가는 정치인들이 배신배신배신하는 내용인데(...) 저런 혼란기에 보통 사람들 혹은 보통 정치가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는 데 쓸만할 것 같았다. 명대사는 '그는 망설이지 않는다. 그가 평생 충실하며 절대 충성할 유일한 당. 그것은 바로 '다수당'이다'. 넘 멋져...
그러나 이미 절판, 구할 수 없는 아쉬움을 억누르며 투덜투덜거린 지 어언 5개월, 문득 눈에 들어왔던 것이 [로베스피에르, 혁명의 탄생]인 것이다!(빰빠라밤~). 프랑스 혁명의 중심이었던 로베스피에르를 통해 보는 혁명의 과정은 당연히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과는 완전히 틀리다. 그러나 이 책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프랑스 혁명의 성격을 전반적으로 정리했을 뿐 아니라 부분부분 그 속에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슈테판 츠바이크의 것처럼 신랄한 블랙 유머도, 웃을 수가 없는 어처구니없는 정치적 사건도 없이 피와 폭력이 난무하는 난장판이긴 하지만, 시대를 살아간 자들의 이야기는 역시 매력적이다. 교양과 재미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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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6권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 마일리지에 적립금 꽉 채워놓고 기다리고 있단 말이다! 빨리 좀 올라와! 저쪽은 벌써 올라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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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워커 7 (반양장) - 미래를 걷는 자 퓨처 워커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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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도의 소설은 무겁다. 캐릭터들은 웃고 떠들고 즐기며 어이없이 복잡하고 난감한, 세계의 운명이 걸린 사건들을 손쉽게(?) 해결해 버리지만, 그 밑에 숨어있는 소설 전체의 주제 의식은 무겁고 진지하다. 이것이 다른 펄프 픽션과 이영도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퓨쳐 워커」도 마찬가지로, 굳이 표현하자만 "시간이란 무엇인가"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드래곤 라자」에서 운차이가 말해준 것이 있지 않던가.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직접 했지 뭐하러 입 아프게 이렇게 긴 말을 한단 말이냐. 이것은 이영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그러니 주제 의식이란 단 한 마디로 표현하는 것보다 글 전체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찾아내는 것이 온당한 처사이리라 생각된다. 단순히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내보기를 권한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드래곤 라자」에서는 RPG대마왕이었던 할슈타일 후작의 120만 6천배 쯤 멋진 모습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시간을 타고 흘러가지만 인간만은 꼿꼿이 서서 시간을 받아낸다는 인생관, 새로운 종족을 창조한다는 진취성, 음이 추진력이란 개념마저 가지고 있는 적극성, 아무튼 요즈음의 흔해빠진 악당들과는 그 격을 달리하는 불타는 노년! 길게 말할 것 없다. 아무튼 다른 모두와 같이, 다만 걸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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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마시는 새 4 (양장) - 왕을 찾아헤매는 인간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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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씨름을 좋아하고, 피를 무서워하며, 도깨비불을 다루고, 잠과 장난과 해학을 사랑하는 종족. 우리 민화에 나오는 도깨비 그대로의 모습이다. 아울러 이들은 인간을 킴이라 부르는데, 이건 어디로 봐도 김서방 아닌가! 「눈물을 마시는 새」는 엘프와 드래곤 일색이던 한국 환상문학계에 한국적 세계관이라는 트렌드를 제시했다. 관직의 명칭, 계급의 명칭, 붓과 벼루, 신전과 신관 대신 사원과 승려, 사극 냄새가 나는 한국적 세계관이 아니라, 판타지풍으로 변화된 저쪽 분위기가 철철 흐르는 이쪽 세계관이랄까.
그리고 이 한국적인 북부에 모든 것이 확일화된 오로지 밀림과 녹음의 땅 키보렌이 침공해온다. 다양한 문화와 서로간의 차이를 없애고 심장을 제거해 감정을 살해한 괴물들. 이런 세계통합적인 문화공세에 질식사 직전인 한국 문화를 상징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 그리고 그 북부를 횡횡하는 제왕병자들은 과연 우리 주변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러고보면 신기하고 허황된 이야기에 매료되는 도깨비들의 특성은 상당히 우리들과 닮아있다. 그리고 그 도깨비가 영문모를 헛소리를 지껄이는 두억시니들에게 홀려버린 것을 생각해보라. 아무 의미없는 외침임이 분명한 두억시니들의 말에 매혹되어버린 도깨비들의 모습은 아무 의미없는 펄프픽션에 빠져드는 우리들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소설은 무너지다시피 한 현대 한국 환상소설계의 현실에 대한 울분의 토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존망의 위기에 처한 북부를 지켜낸 것은 최강의 파괴력을 지닌 도깨비도,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는 레콘도 아닌 나가를 먹고 사는 육식동물과 동족을 버린 나가라는 점에 주목해 보자. 북부는 결국 이들의 영도 하에 살아남고, 이기고, 더더욱 넓고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의 터전을 얻을 수 있었다. 이것을 현실에 대입시켜 보면… 과연 이럴 수 있을까? 우리는 더욱 넓고 안전하고 풍요로운 문학세계를 얻을 수 있을까?
이대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우리 앞에 사모 페이와 케이건 드라카가 나타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수많은, 세상을 가득 메울 정도로 북적거리는 제왕병자들 사이에 파묻혀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그들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독자인 우리들의 의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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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대전 6
김경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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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문구지만 저게 사실이다. 한국 전쟁소설의 대표주자 김경진의 역작! [데프콘]에서 대규모 현대전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그가 시베리아를 무대로 또 한바탕 굿판을 시작한다. 한시간만에 2개 사단이 몰살당하고 핵폭탄이 총알처럼 날아다니며 비록 민간 지역은 안 때리기로 약속했다지만 핵폭탄 한 발마다 수천 명의 군인들이 소멸해 버린다. 그런데… 비장감이 없다? 부제를 정하자면 201x년 세계최강 한국육군인 작품이니만큼 워낙 한국군이 센 탓도 있고, 감정이입 할 만하면 핵폭탄 날아와 다 죽어버리는 탓도 있고, 전쟁터가 남의 나라인 탓도 있겠고…. 좌우지간 마구마구 날아가는 전쟁터를 구경하면 그만.
딱딱하고 건조한 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박력은 일품! 지금 시베리아에서는 지평선의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까지를 가득 메우며 러시아 전차 2만대가 몰려오고 있다. 러시아 전투기도 하늘을 가득 메우며, 그 위에는 러시아 핵미사일이 우주를 가득 메운다. 그러나 한국군의 최신예 전차 2천대가 한 발짝도 밀리지 않고 한 대 맞는 것을 열 배로 되갚아준다! 시베리아에서의 마지막 전투다! 승률은 반반! 졌다간 휴전선까지 아무 것도 없지만 이기기만 하면 모스크바가 코 앞이다! 달려라! 현대 전쟁소설 사상 최강인 한국군이 시베리아를 질주한다! 벌써 핵폭탄이 수백 발이나 터진 판국에 이젠 무서울 게 없다. 가자! 가자! 가자! 아자!

참고로 2부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러시아군의 미주 본토 진공작전, 한국군의 모스크바 공략전, 북극해에서 러시아 핵잠수함 vs. 한국형 중형잠수함의 해전이라고 한다. 아아, 생각만 해도 온 몸이 짜릿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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