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 워커 7 (반양장) - 미래를 걷는 자 퓨처 워커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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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영도의 소설은 무겁다. 캐릭터들은 웃고 떠들고 즐기며 어이없이 복잡하고 난감한, 세계의 운명이 걸린 사건들을 손쉽게(?) 해결해 버리지만, 그 밑에 숨어있는 소설 전체의 주제 의식은 무겁고 진지하다. 이것이 다른 펄프 픽션과 이영도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퓨쳐 워커」도 마찬가지로, 굳이 표현하자만 "시간이란 무엇인가"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드래곤 라자」에서 운차이가 말해준 것이 있지 않던가.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직접 했지 뭐하러 입 아프게 이렇게 긴 말을 한단 말이냐. 이것은 이영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그러니 주제 의식이란 단 한 마디로 표현하는 것보다 글 전체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찾아내는 것이 온당한 처사이리라 생각된다. 단순히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내보기를 권한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드래곤 라자」에서는 RPG대마왕이었던 할슈타일 후작의 120만 6천배 쯤 멋진 모습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시간을 타고 흘러가지만 인간만은 꼿꼿이 서서 시간을 받아낸다는 인생관, 새로운 종족을 창조한다는 진취성, 음이 추진력이란 개념마저 가지고 있는 적극성, 아무튼 요즈음의 흔해빠진 악당들과는 그 격을 달리하는 불타는 노년! 길게 말할 것 없다. 아무튼 다른 모두와 같이, 다만 걸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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