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1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 '이것은 단순한 술이 아니다.'
어떤 자리에서 DRC의 '에세조'를 마셨을 때 무심코 튀어나온 말이다. 너무나 맛있는 맛에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와인에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뀌고 말았다.
그 때부터 와인이 가진 심오한 세계를 좀 더 알고 싶어 계속해서 와인을 사고, 마시고, 조사하고...
언제부터인가 와인의 포로가 돼 있었다.
여러분, 와인의 심원한 세계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너무 푹 빠지지 않게 조심하며 읽어 주십시오. >
- Tadashi Agi.

맛이 '닫혀서' 떨떠름한 99년 부르고뉴 와인 '라쉬부르'(구입가만 6만엔 이상), 그리고 하늘에서부터 명주실을 뽑아내는 듯이 화려하고 대담한 디켄팅, 26페이지, 한 방울 입술로 넘기는 순간 넘쳐나는 만개한 꽃밭...!! 그리고 충격으로 허리가 빠지는 여자. (야하다-!)
섬세한 그림체, 관능이 담긴 눈동자, 그리고 그 필치로 묘사되는 '그림과 문자로 표현되는 맛'. 모 요리만화처럼 삼도천을 건너가는 것도 아니고, 다른 어느 만화처럼 요리 사진집을 만들어버리는 파탄적인 상황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예술품을 노래하는 불꽃. 특히 97페이지, 입가를 넘어가는 순간 페이지를 가득 메우는 QUEEN의 열기는 순간 내 귓가에도 이명이 돌게 만들었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음식 맛도 잘 모른다. 하지만 단 하나, 만화만은 좋아한다. 서투른 실력이지만 만화 리뷰를 써 온 것도 한참 되었다. 거의 백 개 넘는 리뷰를 썼는데, 이쯤되면 내가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좋다 나쁘다 정도는 말할 수 있다. 감히 말하노니, 이 만화는, '좋다'. 그리고 만든 놈들은 하나같이 미친 놈들이다(찬미적 표현).
필요 이상으로 감미로운 언어를 때려붓듯이 흐르게 하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관능적인 그림체 적분에 작품 전체에서 에로스의 향기가 넘쳐난다. 주인공의 파트너인 소믈리에 수습생 시노하라 미야비가 마치 '세상에 눈떠가는' 처녀 같다면 라이벌 토미네 잇세의 근처에서 낮은 비중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마키 사이온지의 성숙하고 음란한 표정은 최강이었다. 딱 한 컷이다. 180페이지, 여성의 하얀 살결 위에 흐르는 피전블랑(비둘기 핏빛)의 괴물급 와인 마이니. 그리고 그 사이에 작은 컷으로 그려진 마키의 관능적인 얼굴은 정말이지 엄청났다!
...그 밑의 컷에서 쓸데없이 수정해넣는 바람에 다 망쳤지만. 최고로 성숙한 와인을 햇빛 아래 방치해서 열화시킨 꼴이잖아!
...저 한 컷 때문에 원판을 사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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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2005-12-23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우엔 그렇습니다만.. 핫핫! (먼 산)
 
런어웨이 1
아키히로 이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멋있는 대사들이 잔뜩 있어서 조금 뽑아내 보았다.

"어떻게 쏘던지 상관 없어. 어차피 쏴 봤자 안 맞을테고, 그건 네 일이 아니야"
"네가 생각할 것은 단 한가지, 자신의 몸을 지키는 거다"
"쏠 때에는 가능한 한 가까이서 한 발이라도 많이 쏟아부어라"
"행동할 때에는 주저 없이 행동해"
"그걸로 상대가 안 쓰러진다면, 그 때는 전력으로 도망쳐라. 모든게 끝나고 살아만 있다면 네 승리야"

원하는 게 건카타라면 아주 학을 뗄 소리지만, 어떻게 들어도 완벽한 교육이다. 목표는 '초보자를 총격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키워낸다'는 것. 근데 지오브리더스의 지옥으로 뛰어드는 꼬맹이들이 머릿속에서 안 사라지니 원... 4권 언제 나올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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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 박사는 참 결혼 역정이 험난하다. 직접 결혼하는 건 [4개의 서명] 때밖에 이야기가 나오지 않지만, 그 뒤에 또 홀몸이 돼서 홈즈에게 돌아오지 않나, 그러다 또 어느 새 결혼해서 다시 개업하지 않나, 그러다 또 상처하고 홈즈와 범죄자들을 두들겨패러 가지 않나...

1886년 11월 1차 결혼
1887년 5월 사별, 사인 디프테리아
그런데 헤어져 있다가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받는다.

(달랑 2년 뒤인) 1889년 2차 결혼
1891년 이후 1893년 이전 사별, 사인 불명
잘해봐야 3년만에 또 죽었다.

일시 불명, 3차 결혼.

...이쯤되면 보험금이나 유산을 노린 연쇄살인이라고 우겨도 될 정도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왓슨에겐 아내를 죽일 이유가 전혀 없다. 아내 앞으로 유산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적어도 기록상으로 그는 앞서 두 차례의 결혼을 모두 진심으로 행복해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왓슨 본인의 기록상으로는 그렇다.
참고로 홈즈도 왓슨을 엄청 좋아했다. 홈즈-왓슨 동성애 커플설은 역사가 120년이나 된다--;; 그리고 홈즈라면, 사람 죽이는 독극물에 대해서는 귀신 아니던가? 범죄 수법은 그야말로 좔좔 꿰지 않고 있던가? 장담하건대 홈즈가 맘 먹고 저질렀더라면, 심지어는 시장과 경찰서장에게까지 월급을 주며 시카고 전체를 수십 년간 해먹은 알 카포네 정도는 동네 구멍가게 주인 정도로 취급할 만큼 독보적인 역사를 써냈을 것이다. 그렇다. 홈즈라면 사랑에 방해되는 연적 둘을 말살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단정).
그나마 세 번째 부인이 살아남은 것은 홈즈가 라마교의 가르침에 귀의하면서 살생을 피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 탓일 수도 있다.

다 좋다 치자. 그런데 매부리코에 이마가 좁은 약간 기형에 4라운드짜리 권투선수까지 하던 셜록 홈즈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고 돌아온 여왕폐하의 장교인 왓슨 박사의 연애는 아무래도 영-_- 그림이 안 나온다. 그럼 여기서 셜로키언이 아닌 영화광에게 왓슨이란 이름에 대해 물어보자.

엠마 왓슨 말고 또 있겠나--;;; 거기다 엠마라면 같은 시대를 살아간 풍운의 처녀, 철벽의 메이드 엠마냥이 있지 않던가. 이런 걸 그냥 보내면 매니아의 혼이 울부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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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허드슨 부인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서 부인이 문을 노크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때 문 안쪽에서 탄식에 가까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방에서 내 마음대로 담배도 못 피운다니, 그건 영국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네만."

허드슨 부인은 안에서 노크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문을 두드리려 했다. 그때 다시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건 코카인이니까 안됩니다."
"오, 이런. 하지만 나는 지금 몹시 지치고 우울해서 코카인이라도 없으면 삶의 희망이 없다고."

[똑똑]
"홈즈씨, 손님이에요!"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허드슨 부인이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그러자 안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문이 열렸다.

문을 열어준 것은 메이드 복장을 한 안경을 쓴 여성이었다.

"들어오세요."

차분한 목소리에 단정한 분위기가 몹시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허드슨 부인은 안쪽을 잠깐 보고는 이윽고 다시 내려가버렸고, 나는 문을 열어준 메이드의 뒤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제 생각에 당신은 제게 일을 가져다 주실 것 같군요."

큰 키에 약간 마른 남자, 셜록 홈즈의 말에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앉으시죠. 아, 왓슨. 차를 좀 부탁하네."
"네, 홈즈씨."

내가 홈즈의 권유에 따라 의자에 앉자 홈즈는 반대편에 앉았다.

"이미 알고는 계시겠지만, 저는 탐정일을 하고 있는 홈즈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쪽은."

천천히 다가온 메이드가 찻잔을 가볍게 놓았다. 홈즈는 그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의 절친한 친구이자, 유능한 조수. 그리고 이 하숙방 질서와 정돈의 수호자, 엠마 왓슨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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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 lchocobo님의 작품입니다. 젠장, 선수를 뺐겼다!!! 그치만 너무 멋져염...

그리고 이건 홈즈를 지키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복무 당시 사용하던 권총을 든 엠마냥.

그러고보면 범인 잡으러 나갈 때 홈즈는 왓슨에게 꼭 총을 들라고 말하죠. 자기는 지팡이나 채찍 정도로 때우는 주제에...

...사랑이 넘친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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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2005-12-2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겨 죽을꺼 같습니다..... (ㅠㅠ)
 
지오브리더스 1
이토 아키히로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아카히로 이토 씨. 한마디로 제정신이 아닌 아저씨. 이분의 작품 중 벨스타 강도단은 헌책방을 뒤지고 뒤진 끝에 전권 수집했지만 로-우맨을 못 구하고 있음.

변신고양이고 오니네코고 필요없음. 페이지마다 난무하는 고색창연한 연장(P-38까진 그렇거니 했지만 세상에 라티 대전차총을 볼 줄은 몰랐다...)들부터 수류탄에 무너진 유원지 대관람차는 굴러가지요, 어선과 수상스키가 경주하는데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난데없이 출몰하며 패트리어트를 대공포처럼 퍼붓고 아파치와 하운드가 격돌! 거기에 바라쿠다(어디로보나 오스프리)가 끼어들고 핵잠수함에 전차까지 난장판이겠다, 교통사고를 일으켜 통행중지된 해안도로를 활주로로 점보기가 강행착륙! 그리고 거기에 맨주먹으로 맞서는 우리의 주인공들... 그야말로 눈물이 흐르는 감동의 순간들. 다만 궁금한 것은, 이 아야가네 시의 사람들은 머릿속이 어떻게 돼먹었냐는 것 뿐. 팰렁스가 해안도로를 직격하고 시가지에 사이드와인더가 착탄하는 수준이면 피난 행렬이 꼬리를 물어도... 아니, 물어야 정상인 거 아냐?

킬링타임용 만화라고 부르면 할 말 없지만, 킬링타임에 필요한 빵빵한 허벅지의 아가씨들이 '잉야잉야'한 차림으로 '전투는 화력이야!'라고 울부짖으며 브렌건을 난사하지, 중후한 중년들은 '지옥은 내 직장이야'라면서 닛카츠 액션을 선보이지 않나 아무튼 종이에 인쇄된 만화가 영화나 애니보다 더 역동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한 수작입니다. '건 스미스 캣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이 눈에 보일 정도지만, 청출어람이란 바로 이런 것! Cz-75를 세상에 둘도 없는 명기인줄 알고 있는 라리보다야 P-38부터 P-09, 영국제 브렌, 남아공제 연속유탄발사기에 러시아제 데크레챠프를 퍼붓는 우리의 마키 양이야말로 전투는 화력이라는 기본상식을 절대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문제라면 적들은 전차를 동원한다는 거지만.

백수신세 면해보겠다고 멋모르고 정체불명 경비회사에 취직했다가 신세 망친 타바 요이치의 넋두리로 끝을 맺겠습니다.

"(인생의 패배자가 된 느낌으로) 이런 회사 때려치운다..."

그래도 아직까지 안 죽고 살아있잖아?

일본어 원판으로 구입을 결정. 그 기념으로 올립니다^^

...근데 권당 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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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2 - 일반 역사편
빅터 데이비스 핸슨 지음, 이종인 외 옮김 / 세종연구원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대체역사물이라는 장르는 아직 우리에게 익숙치 않다. 몇몇 단편들이 소개되고, 기껏해야 [한제국건국사]가 최근 출간된 수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정도 책이 국내에 소개되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뭔가 아니다. 이슬람과 몽골의 침공으로 암흑시대가 확장된다? 글쎄, 알렉산더가 대제국을 완성해 봐야 후대까지 이어질런지는 의심스럽고, 예루살렘까지 피바다를 만든 십자군보다야 십일조 수준의 세금만으로 이교를 인정한 이슬람이 나을 것 같고, 몽골 역시 자치를 인정했었으며, 독일군이 노르망디를 방어한다고 쳐도 10배 이상의 수적 우위와 제공권을 잡고 있는 소련군의 공격은 어찌했을런지? '지금의 상황이 최선이고 유럽 문명 만만세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내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이런 아쉬운 점들이 눈에 밟히지만, 대체역사가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 단 두 권 뿐이라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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