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만화 호텔 캘리포니아
김진태 글 그림 / 열린책들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한국 만화는 잘못된 유통구조와 대여점 문제, 그리고 일본 만화의 공습에 의해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 고 말하면 틀리다. 이미 붕괴한 지 오래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일부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렇다보니 한국만화는 비롯 숫적으로는 적지만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만큼 그 질은 상당히 높다. 타의에 의해서 단련된 꼴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앞날이 암담한 상황이지만...
살아남은 사람들 중에서도 최강을 다툴만한 만화가로 김진태 씨를 꼽을 수 있다. [신한국 황대장] 시절부터 깔끔한 그림체 너머로 웃음과 해학을 담아내던 그 필력은 최소한 자신의 분야에서만은 일가를 이루었다고 자신한다. 그렇기에 김진태씨의 작품은 ‘절대로 돈이 아깝지 않은’ 축에 속한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신시내티 키드를 죽이려다가 그만 사람을 착각하고 미네소타 키드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어버린 주인공 달라스 웨스트코스트. 그는 어딜 봐도 정의봉(in 시민쾌걸)스럽게 생긴 판사의 판결로 금고형을 선고받고 캘리포니아 주립교도소에 수감된다. 그곳에는 죽어라고 컨트리뮤직을 들려주는 소장과, 수감자를 이용해 생체실험을 하는 부소장과, 제발 힙합 좀 들려달라고 절규하는 흑인 힙합퍼들과, 출감 1분만에 간수를 때려죽이고(...) 재판도 없이 방금 전 쓰던 그 방으로 돌라온 수감자와, 사타니스트와, 한니발 렉터 박사와(이 친구가 왜 여기에!?), 규화보전을 반만 익힌 남자(?) 등등 제대로 생겨먹을 교도소에는 절대로 있을 리 없는 인간군상들이 난무하더라는 이야기. 김진태 만화답게 과장되지만 천박하지 않은 유머 너머로 간단한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도 훌륭하며, 각 장마다 적어보낸 조사자료도 재미있다.
...북유럽 쪽 감옥에서 10년 정도 쉴 방법이 없을까...? (죄수 전원 개인실에 개인 냉장고와 화장실, 욕실 등이 딸려있으며 간수의 반은 여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