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을 찾아라 바람그림책 129
김진 지음, 장선환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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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을 찾아라

 

정약용을 찾아라! 제목을 보며 나는 정약용이 어디에 나올까, 어떤 모습으로 나오는 것일까 생각했다. <월리를 찾아라>처럼 숨은 정약용을 찾기라도 하는지, 혹은 정약용의 남모른 활약상이나 업적을 찾는 것인지.

그런데 이 책에서 정약용이 실제로 등장하는 장면은 매우 적다. 분량이 작다.

시작은 이러하다. 암행어사가 떴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그 이름이 바로 정약용. 나쁜 일 많이한 사또는 걱정한다. 그리고 미리 암행어사를 찾아내 자신이 배성들을 잘 보살폈다고 속이려한다. “옳거니, 냉큼 정약용을 찾아라!”

헌데 정약용이 어디있는 것일까. 이방과 나졸들이 일단 출동하는데 대체 찾을 수가 없다. 마방과 나루터를 뒤지고, 착호인 마을까지 간다. 여기저기 기웃대며 암행어사를 찾지만 결국 이렇게 결론내린다. “헛소문인 게야!”

물론 그 때 우리의 암행어사 정약용이 등장한다. “암행어사 출두요!”

사실 정약용에게 암행어사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잘 모르겠다. 제목만 보고서는 암행어사 정약용이 등장할 줄은 전혀 예측하지 못햇다. 아니, 읽고서도 엇, 이 정약용이 그 정약용인거야? 했을 정도. 그러나 암행어사면 어떻고 또 유배지에서 시절을 보낸 정약용이면 어떤가. 정약용은 정약용이다.

암행어사로 출두해 정약용이 목민관에 대해 묻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다시 보니 , 이게 정약용이구나. 목민심서를 쓴 정약용이구나하게 된다. 실제 장면에 등장하는 분량은 작지만 정약용의 존재감은 작지 않다.^^ 그래선가 책 제목이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정약용을 찾아라! - 이야기 속에서는 사또의 부하들이 정약용을 찾는다. 그리고 덕택에 독자들은 정약용과 그의 질문, 그의 마음을 크게 만난다.

목민관이란 백성을 다스려 기르는 사람을 뜻한다. 그렇다면 대답해 보아라. 백성을 잘 다스리고 기르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이 그림책은 책 자체 크기가 꽤 크다. 그림 또한 시원시원하다. 그림채도 시원시원하여 더 읽는 재미가 있다. 그 뿐인가. 뱃사공에서 주모, 착호인 등 다양한 옛 직업인이 등장하고, 관련한 장소도 등장한다. 그러하니 초등학교 중학년 사회 학습에도 도움이 될 책이다.

그러하니 이제 <정약용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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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고 싶다는 말 - 공허한 마음에 관한 관찰보고서
전새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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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것 같은 글들을 하나 하나 읽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지고 작은 위로들을 얻어간다.

나름대로 그 이유를 정리해 보았다.


하나,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하게 되어서


누군가의 작은 행동 하나에 백 가지 상상을 하며 '아무래도 나를 미워하는 것 같은데 무엇 때문일까, 어떻게 하지'하는 것,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낭패의 상황 - 가령 토를 한다거나... - 에 처하게 되고 그 때 내가 뾰로롱 나타나 구해주는 상상을 한다거나

애정 타짜로 타인의 마음을 함부로 하는 것, 그러고 싶어하는 것.......

이런 것도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나와 같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나만 애정을 구걸하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고,

또 나만 애정을 구걸하는 내 모습이 싫어 상대를 탓하거나 괜한 방어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물론 어느 날은 다시 나만 왜 그럴까 싶어질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맞아, 나만 그런 것이 아니야, 싶어진다.



둘, 우아하게 애정을 구하는 방법이 있고 그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포옹을 구하고, 새로운 것과 만나고 싶은 마음에 길을 나선다.

가족들과 손을 잡을 시간을 확보하고, 또한 글을 쓰기도 한다.


늘 성공하고, 좋은 결과물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작은 시도와 발걸음, 대화들이 내 마음을 채우고 나아가게 한다. 계속 살게 한다.


실은 우리, 닿고 싶다는 말을 하는 중이라는 것을 발견할 때,

"좋아요"를 구하는 데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저자의 발걸음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쩐지 나도 자신감이 생기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세상의 수많은 애정결핍자, 애정타짜들, 또 나르시스트들

우리 같이 조금 더 편안해집시다..!!


저자의 따뜻한 응원이 전해지는 것만 같다.



*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내 마음속에 등이 있다는 걸 느껴왔다. 그땐 그것의 작동 원리를 잘 몰랐는데, 자라면서 보니 그건 외로울 때마다 켜지는 경고등 같은 것이었다. 그 경고등이 켜지면 나는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다. 요란한 행동과 과장된 말투, 그것을 나 스스로가 느꼈을 정도니 다른 사람들에겐 말할 것도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외로움의 경고등을 끄는 한 가지 방법이 있었으니, 그건 누군가와 친밀한 터치, 즉 따뜻한 포옹을 하는 것이었다. 그걸 알게 된 뒤 나는 그걸 '터치등'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

이처럼 우리에겐 풍족한 먹을거리보다 포근한 안정감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스킨십과 포옹을 통해 호의와 환대를 서로 주고받는 것이 밥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할지도 모른다. (포옹의 방식 , 《닿고 싶다는 말》 160~161쪽)


*

게다가 몹시 밝았다. 가로등 하나 없는데 어째서? 하늘을 올려다 보자 마자 나를 유심히 바라봐온 것마냥 큼지막한 달이 빛나고 있었다. 공기가 깨끗해서 그런가. 환하지만 눈부시진 않은 달빛이 여과 없이 밤의 풍경을 비추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닿고 싶다는 말을 하는 중이었다. 재미나고 새로운 것들을 향해, 권태와 외로움과는 먼 것들에게, 나를 다정하고 의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들을 향해, 닿고 싶다는 말을 하는 중이었다.

파도 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우고 보고 싶은 사람은 오지 않았지만, 마음은 달만큼이나 충만했다. 앞으로 너무 외로우면 또 이렇게 무작정 새로운 사람 만나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조금 멀리까지 걸었다. (앞으로 또 너무 외로우면, 《닿고 싶다는 말》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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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을 깨우다 천개의 지식 22
강성은 지음, 민승지 그림, 이수종 감수 / 천개의바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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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침묵의 봄>(1962)으로 널리 알려준 레이첼 카슨에 대해서 어린이의 눈 높이에 맞게 소개한 책이다. <침묵의 봄>은 출간된 지 꽤 오래 된 책이지만 지금도 꾸준히 읽히는 유명하고 중요한 책이다. 내 경우는 제목만 알았지 내용은 알지 못했는데 이 책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을 깨우다>를 통해 만나게 된 셈이다.

침묵의 봄은 당시 신이 내린 축복의 물질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던 강력한 살충제 디디티의 해로움을 경고한 책이다. 디디티가 처음 나왔을 때, 그것은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를 죽이는 등 정말로 사람을 살리는 축복의 물질처럼 보였단다. 하지만 디디티에 오염된 나뭇잎을 지렁이가 먹었고, 그렇게 디디티에 중독된 지렁이를 울새가 먹으며 죽게 된다. 디디티는 송어의 먹이인 물 속 작은 벌레들을 죽였고, 덕택에 송어는 굶어 죽게 된다. 이와같이 디디티는 천천히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며 침묵의 봄을 만드는 무시무시한 물질이었다.

<침묵의 봄>을 읽지 않은 어른 독자인 나도 이 책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을 깨우다>를 통해 레이첼 카슨의 여러 저서, 그 저서들이 담고 있는 중요 내용들을 알게 되었다. 레이첼 카슨의 다양한 책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환경문제에 대해 다시금 중요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레이첼 카슨은 바다를 과학자의 눈으로 한 번, 시인의 눈으로 한 번, 이렇게 두 번 보는 것 같아.’ 그런데 이 책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을 깨우다>의 저자도 레이첼 카슨의 방식으로 레이첼 카슨을 소개하고 싶었던 것 같다. 레이첼 카슨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감동적이고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화자로 등장하는 해림이는 수의사 선생님을 통해 레이첼 카슨에 대해 알게 되며 점차 레이첼 카슨을 좋아하게 되고, 일상에서 환경을 지키는 실천들을 시작한다. 나도, 많은 어린이들도 또 다른 해림이가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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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diya85/222798570793


최근 이런 저런 경로로 어린이 책을 전보다 많이 읽고 접하게 되었는데

뜻밖에 아니 뜻밖에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로 좋은 책들이 많다.


가제본 서평단으로 만나게 된 《책 읽는 고양이 서꽁치》도 그렇다.



이 책의 주인공은 책 제목과 같이 '책 읽는 고양이 서꽁치'다.

저 옛날의 우연한 일을 계기로 서씨 고양이들 사이에는 세대에 한 마리씩 글을 읽는 능력을 받고 태어나는 고양이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우리의 꽁치가 그 주인공이 되었다.

글 읽는 고양이는 영어, 한자 할 거 없이 온 세상의 모든 글자를 읽을 수 있다. 


그런데 글을 읽으면 뭐가 좋냐고?


일단 특별한 능력이니 처음 이 사실을 알게된 꽁치의 동생들은 모두 부러워 하는데,

꽁치의 엄마가 한마디 한다.


"책 읽는 능력이 꼭 좋은 건 아냐. 꽁치는 행운아지만 동시에 불운한 고양이일 수도 있어."


꽁치는 자신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부터 그 전에는 없던 욕망이 싹튼다. 

별 거 아니다. 너무 너무 읽고 싶다는 것!

새로운 글자를 읽고 싶고, 처음 서점을 본 그 순간은 숨을 못 쉴 지경이다.


"그동안 얼마나 글자에 굶주려 있었는지

책을 보니 군침이 꿀꺽꿀꺽 넘어갔지!"



꽁치의 불운 혹은 위기는 꽁치가 꽁치 곧 글을 읽는 능력을 가진 고양이라는 점에서 시작한다.

아무리 무서운 엄마도 '읽고 싶다'는 마음을, 꽁치를 막을 수 없어

꽁치는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건 속에 있게 된다. 자연스레 다른 고양이들과는 다른 위기를 맞닥뜨린다.


가제본 판은 꽁치가 그야말로 위기에 빠진 - <3장 《보물섬》의 유혹>의 2번째 챕터에서 끝이 난다. 


가제본 판을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정말 드라마 '다음 이 시간에...' 타이밍에서 끝을 내버렸다. 옴매.... 

처음에 나는 이 책이 원래 이렇게 얇은 줄 알고, 그러니까 남은 두께가 있는 줄 모르고

'이렇게 끝나는 건 아니지 않냐' 불안해하며 마지막 몇 장을 넘겼었다.


꽁치의 위기 탈출과 이어지는 사건들은 내가 현재 갖지 못한 페이지에 담겨질 예정이었다. (휴...)

나는 뒷 이야기가 정말 정말 궁금했다! 궁금하다! 




읽고 나서,

책 읽는 일을 좋아한다면 일단 이 책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공감할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도 처음 글자를 읽게 된 순간에는 저 고양이 꽁치처럼 글자에, 글에 달려들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꽁치마냥 '읽고 싶어서' 만나게 된 새로운 사건이 저마다에게는 있지 않을까.


천진한 아기 고양이와 글을 읽는 능력 혹은 글을 읽고 싶어하는 마음이 이렇게나 잘 어울릴지 몰랐다.

그 덕분인지 책 읽는 내 자신이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글 읽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 고양이는 어떤 위기를 만나게 되고, 어떻게 그 위기를 통과할까.

어쩌면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가 가진 능력 - 우리 모두 책을 읽을 줄 안다 - 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도 같다.


부디 글자를 좋아하는 많은 어린이, 독자들이 이 책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PS

예쁜 일러스트 덕택인지 '책'이 아니라 '고양이 한 마리' 데리고 온 것 같은 마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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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쓸 때도 물이 필요해! 똑똑교양 5
크리스티나 슈타인라인 지음, 미케 샤이어 그림, 박종대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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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원에서 쓰임가지 물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책의 부제에 걸맞게 물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어찌 감히 '모든 것'이라 말하겠나 싶지만, 읽다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사건이나 사물들이 물과 관련지어 등장하여 "오 이런 것까지?"하며 절로 물에 관해 모든 것을 알게 될 것만 같아진다. 하루에 한 사람이 물을 몇 리터나 쓰게 되는지, 소고기 1kg에 얼마나 물이 들어가 있는지, 물을 국가가 아닌 기업에서 관리하면서 물 가격이 오른 사건은 또 무엇인지 등 막연하게 "물이 소중하다", "물은 모든 곳에 쓰인다"고 말하는 말들이 구체적인 이야기들로 펼쳐진다.


책 표지에 보면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고 붙여져 있는데, 펼쳐보기 전에는 "뭘 그렇게까지?" 하였다. 그림이 예쁘지만 요즘에 이 정도 예쁜 책들이 수도 없지 않나. 그런데 읽다보면 어쩐지 정말 아름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을 정말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달까. 사랑하면 궁금해진다고, 물을 소중히 여기는 이가 물에 대해 섬세하게 질문하고 탐구하여 알게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다. 그 덕에 읽는 이는 물이 정말 내 곁에 살아 숨쉬는 무엇마냥 느겨진다. 


그림 책이지만 내용이 적지 않고, 구체적인 숫자나 용어 그림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교사나 부모가 학습 자료로 사용하기에도 유용하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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