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마지막 그림 - 화가들이 남긴 최후의 걸작으로 읽는 명화 인문학
나카노 교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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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는 힘이 있다.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이 미술관으로 몰려들고 있다. 한낱 종이 위 낙서에 불과할 지도 모를 것에 대하여 그렇게 까지 열광 하는 이유는 그림에는 화가와 그 시대의 삶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미술에 대한 책이라면 분류를 '분류'와'시대'에 따라 분류하여 담겨 있기 마련이다. '역사화', '초상화', '정물화', '풍경화' 등의 분류와 바로크 시대, 르네상스 시대 등의 시대분류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분류를 따르기 보다 화가의 '관심사'에 따른 분류를 따랐다. 신에 몰두한 화가들, 왕과 고용관계를 맺은 궁정화가들, 새로운 세계를 이끄는 시민 계급에 바짝 다가간 화가들로 분류하였다. 이들이 그림을 그리며 부딪혔던 상황과 노력,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생의 마지막에는 어떤 작품을 남겼는지를 알리고자 하고 있다.


미술에 관하여 지식이 전무한 내게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미술관에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는 듯 그림의 각 부분에 대한 해석을 달아두었다는 점이다. 

 

 

 

설명을 보기 전엔 나같이 관찰력이 부족한 사람은 그냥 지나쳤을 표정들이 보인다. 저 여인들이 슬퍼하고 있는 이유까지 알려주니 참으로 친절하고 그림이 훨씬 구체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호아티우스 형제들은 아버지 앞에서 로마 대 알바의 싸움에 나갈 전사로 뽑혀 충성을 맹세하는데 이들의 여동생은 상대편 집안 사람과 약혼한 사이라 한다. 이 뒤에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한장의 그림이 물고 오는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참으로 많은 화가의 그림들과 그의 미술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준다.

 

 

 

 

개인적으로 <아펠레서의 중상모략>이라는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그림속에서 맨 오른 쪽 끝 한단 높은 곳에 앉아있는 왕과 중앙에 머리채를 잡힌 나체의 남자 아펠레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의인(擬人)상이다. 왕의 당나귀 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이는 자들은  '무지'와 '의심'이고 왕 앞의 검은 옷을 입은 자는 '증오'이다. 이와 쌍을 이루듯이 왼쪽에도 검은 옷을 입은 자가 있는데, 이는 '회환'이다. 아펠레스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거짓의 상징인 횃불을 들고 있는 자는 '중상모략'이다. 그녀의 머리카락을 땋거나 장미로 장식하는 자들은 '기만'과 '음모'이다. 이들이 모두 본성을 옷으로 감추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아펠레스와 왼쪽 끝의 여자는 숨길 게 없다는 듯이 나체로 서 있다.  즉 하늘을 가리키는 여자는 '진실'의 의인상인 것이다. - 34p -


작가가 그린 그림의 의미에 대해서 처음으로 깊게 궁금하게 되었다. 그리고 작가 자체에 대해서도 궁금해졌고 이 책을 통하여 미술초보의 궁금증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나는 여행을 할 때는 그지역에 대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속 내용을 꼭 읽고 가려 노력한다. 유홍준 선생님의 문장을 통해 나의 여행은 더욱 풍부해짐을 몇번 경험했다. 이 책은 내가 미술관을 가게 될 때 꼭 미리 읽어보고 가게 될 책이 될 듯하다. 화가의 그림과 그 시대와 화가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나의 그림감상은 더욱 풍부한 시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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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구하라
구본형 지음 / 김영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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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그 이상의 것들이 궁금하여 저자와 책에 대하여 이리저리 찾아보게 되는.. 그런 책들이 있다. 이 책이 그러하다.

<나에게서 구하라>는 변화경영 사상가 구본형 님의 잠언집이다.


안타깝게도 나에게 구본형이란 사람을 알게 해준 것은 이 책이 처음인데, 그는 이미 2013년 세상을 떠나셨다. 무엇이 급했는지 예순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본인이 책속에 써놓은 구절처럼.


'하고 싶은 일에 인생을 다 걸고 살다 죽으면 된다'

 '초라하고 노쇠한 아까울 것 없는 껍질을 벗고 참으로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별빛 하나로 밤하늘에 달리면된다'


그는 떠났지만 남겨 놓은 것들이 참 많았다. 많은 저서와 그 저서로 인해 삶이 변화된 많은 사람들까지. 지금껏 그를 추모하며 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있음에 나는 적잖이 놀랐다. 그는 어떤사람이었던 것일까?


2005년 1인기업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를 세워 연구원들을 선발하고 꿈벗들과 동행하며 '나'답게 살아가려는 이들을 도왔다. 이 책 '나에게서 구하라' 역시 타인이 아닌 나 자신에게서부터 시작하라는 메세지가 담긴 책이다. 100만 직장인의 내면에 혁명을 불러일으킨 책이라 하더니 과연 1장의 내용부터 과감하다 '밥벌이에 지지마라' 라는 테마로 지금 현실에 타협하며 살고 있는 나의 영혼에 조용하되 강하게 말해주는 메세지들이 있다.


'삶에는 어떤 흥분이 있어야 한다'

'내가 만일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간다면, 겨우 시키는 일을 하며 늙지는 않을 것이니'

'살아가면서 우리는 조금씩 무엇인가가 되어간다. 깊어질 수 있다면 무엇이 되어도 좋다'


'나는 식물처럼 고도의 전략을 강구해보기로 했다. "스스로 정정한 나무가 되어야 한다.사람들이 그 그늘에서 쉬고 그 나무를 부러워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나무의 열매를 가져다 심고 싶어할 것이다. 스스로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은 좋은 씨앗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훌륭한 하루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 날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시간이 쓰일 곳을 마음대로 배분하며 그 일의 가치가 빛나는 일을 하고 스스로의 삶을 즐겨라. 삶 자체가 유혹이 되게 하라."


그는 스스로 말하고 써내려간 메세지처럼 살아갔고 우리가 그렇게 살아가기를 원했다. 행동으로 귀감이 되는 모습으로 살았기에 지금껏 많은 제자들을 통해 계속 그의 가르침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쓰고 아름다운 영향력을 끼친 그를 직접 한번 만나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책으로나마 그의 조언에 따라 삶을 좀더 진지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져보아야겠다. 이 책을 시작으로 그의 다른 저서들을 읽어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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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논어에서 얻은 것 -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
사이토 다카시, 박성민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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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주로 공자가 제자들에게 들려준 말을 글로 옮긴 것이다. 또한 일방적으로 공자가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던진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일까 논어를 읽다보면 그 속에 담긴 공자나 제자들의 인간상과 그 상황이 생생하게 살아서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에 저자는 논어를 되풀이해서 읽으면 나 자신과 <논어>사이에 대화가 이루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스승과 제자의 대화를 들려주고 있지만 그 대화속에서 느껴지는 깨달음은 보편적인 깨달음이 되어 현재 우리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조언으로 새겨진다. 이러한 점이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논어를 읽는 이유일 것이다.

이전에도 논어에 대한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어려워서 이해를 하는 것은 어느정도 포기했었는데, 이 책은 논어를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저자의 해석이 덧붙여 있어 일기가 한결 쉬웠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스승'으로서의 논어에 대하여 많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그는 정말 좋은 스승이었던 것 같다. 개개인의 성격과 기질에 맞추어 같은 질문에도 다른 대답을 해주는 스승이었고,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있다면 선입견없이 환경과 과거는 묻지않고 제자로 들였다. 그러하기에 공자의 제자가 3000명이었다는 말까지 생겼구나 싶었다.

뒤쪽으로는 공자의 대표적인 제자들, 안회, 자로, 자공, 염유란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며 이들을 알고 논어를 읽을 때 훨씬 깊은 이해에 도다른다고 말하고 있다. 각각 다른 성격이지만 그에 맞는 가르침을 공자에게서 각각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이해하고 논어를 읽으면 논어를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갈 수록 더욱 보편적인 가르침으로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존경받는 논어. 내 생각의 중심이되어 삶이 흔들릴 때 나를 잡아주는 힘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혜가 필요할 때, 도전이 필요할 때, 위로가 필요할 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을 때 아마도 이 책을 꺼내보지 않을까 싶다. 한번읽고 두번읽고 세번읽을 때 다른 논어의 세계가 보인다는 논어를 나는 몇번이나 읽게 될지 과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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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품격 -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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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오늘날 훨씬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글을 쓰고 나누는 시대가 되었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블로그나 각종 SNS를 통하여 자신의 생각을 쉽게 나누고 소통하게 되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글을 쓰게 된 데에 비해서 잘 쓴 글을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않다.


오히려 좋은 문장은 조선 시대 문인들의 문장을 통해서 더 찾을 수 있었다. 허균, 이용휴,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이옥, 정약용 일곱사람들이 썼던 글들 중 일상적인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간 산문들을 엮어 낸 책이 '문장의 품격'이다.


이전의 글들에선 보지못했던 도시 취향의 삶과 의식, 여성과 평민 등 소외계층의 일상, 담배, 음식, 화훼의 기호품까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생동하는 모습을 담았다. 요즘의 많은 블로거들이 올리는 일기와도 비슷하여 저자는 이들을 지금의 '파워블로거'에 비교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선조들에게도 그들의 삶과 생각, 고민이 있었고 그것을 글을 통해 정리해나가려 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깊게 고민하지 않고 일상을 담은 글들도 쓰곤했구나 하는 '자연'스러운 글들이 있어서 재미가 있었다. 내 이름의 자(字)가 너무 흔해 명숙에서 무관으로 자를 바꾸기로 했다는 이력(?)을 담은 이덕무의 산문이나 너무 무료해서 문틈을 내다본 바깥, 시장의 풍경을 낱낱이 열거하여 써내려가다 문구멍을 막은 장사꾼의 짐봇따리에 '관찰'을 멈추었다는 이옥의 글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일기처럼 느껴져서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가벼운 문장속에 담긴 무게가 느껴지는 글들도 있어서 느껴지는 감정이 참으로 다채롭고 풍부했다.


"이 작은 방에서 몸을 돌려 앉으면 방위가 바뀌고 명암이 달라지지. 구도란 생각을 바꾸는 데 달린 법,

 생각이 바뀌면 그 뒤를 따르지 않을 것이 없지" - 55P 이용휴 '살구나무 아래의 집' 중에서 -


조선시대 그들이 오늘날 살아있었다면 어떤글들을 쓰고 계셨을까 괜히 궁금해진다. 그들이 보고 느낀 시선에 흥미가 간다. 저자의 말처럼 현재와의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공유하는 가치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 소소하고 개별적이고 작은것에 가치를 두었던 이 문인들의 글에 괜히 감탄이 나온다. 나의 문장력이 그들의 뒤를 조금이라도 따라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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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의 재발견 - 노력은 왜 우리를 배신하는가
안데르스 에릭슨.로버트 풀 지음, 강혜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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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친한 동생과  '1만시간의 법칙'이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일만시간의 법칙을 믿는다고 당장 눈앞에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결과는 얻어질 거라 말했고, 동생은 온전히 시간투자만으로는 원하는 결과에 다다를 수 없다며 머리를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말도 같은 맥락에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투자'가 좋은결과와 비례한다는 점을 내가 좀더 강조하는 편이었다.


이 책 <1만시간의 재발견>은 나와 동생의 대화를 논쟁으로 친다면 동생의 손을 들어주는 쪽에 있는 책이다. 시간보다는 '의식'이 더중요한, 시간을 투자하되 '의식적인 연습'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즉 연습의 질이 중요하다는 말인데 '성장이 가능한 연습'을 강조했다. 만족할만한 수준, 기계적으로 하는 수준에 도착하면 이후는 반복한다고 발전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때의 반복학습은 후퇴하지는 않을 뿐 나아가지는 않는다고 했다.


'의식적인 연습'을 위하여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하고 연습시에 집중하여야 하고 피드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컴포트 존'이라 부르는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를 경계하고  벗어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여야 한다고 했다. 2011년 발표된 맥과이어의 연구중 런던의 택시기사들이 지망생일때 뇌의 후위해마의 크기를 측정하고 4년 뒤 택시기사로 활동중일 때 측정한 해마의 크기는 유의미할 정도로 차이가있었다는 결과를 통해 인간의 뇌는 강도높은 훈련에 반응하고 성장하고 변화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쨌거나 절대적인 시간은 필요하다. 저자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비범한 능력을 개발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시간은 투자하면 분명코 진전을 이루게 될거라 말한다. 하지만 이후에 얼마나 더 나아지고 실력을 키울 것인지는 모두에게 동일한 것이 아닌 각자에게 달려있다고 하는 부분이 '의식적인 연습'을 얼마나 하는가를 중요하게 여기는 말로 들렸다.


이 의식적인 연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선생의 역할인 것 같다. 기본기를 쌓은 뒤에 한계를 도전하고 넘을 수 있도록 컨트롤 해주는 것. 즉 피드백을 반복해주며 아이의 한계점이 높아지도록 지속적으로 관찰해주고 개선시키는 것.  좋은 선생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책을 읽으며 다시 느끼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잘하든 못하든 붙잡고 놓지만 않으면 언젠가 무언가는 하고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안일했던 나의 음악공부 태도에 대해서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어쩌면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후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만족점에 도달하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무언가를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다면 반복만으론 될수없다는 것을 배웠다. '의식적'인 태도를 가지고 좀더 적극적, 도전적, 분석적으로 연습해나가야 할것이다. 소소하게 이루고픈 것들이 많은 나로서는 반복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좀더 열정적으로 임해볼 수 계기가 될 것 같다.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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