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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외로움 없는 삼십대 모임
유성원 지음 / 난다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몇년전부터 퀴어문화라고 칭하여진 이벤트나 행사 혹은 동성애를 소재로한 소설 혹은 에세이 들이 유행처럼 번져나가는듯 보인다.새롭게 생겨나는 문화라는 모양도 있겠지.그보다는 전부터 잠재해 있던 것들이 사회적인 흐름속에 이제는 이들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것이 표면상 드러나기 시작하는것일지도 모른다
유교적인 사상이나 관습이 아직은 사회전반에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이 금기시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일지도 모를,혐오적인 생각들이 많을지도 모를,남자와 섹스하고 싶어하는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이리 적나라하게 내보였을때 읽는 행위가 불편할수도 있는 이들이 있을것이라는, 사회의 반응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을 ,이런 내밀한 것들을 이리 글로 풀어낼 생각을 하고 실제 이런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엄청한 고민을 하였을 분들의 마음과 용기.그 깊이와 넓이를 감히 상상조차 할수 없다
이 책에 앞서 출간된 볼끼책방 <아무도 만나지 않고 무엇도 하지 않으면서 2014~2016> 의 내용에 그 이후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때 무지개빛을 생각나게 하는 표지가 참 예쁘구나 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어느 한페이지를 열었다가 순간 얼른 책을 덮었다.몇 줄 읽지 않아 눈에 띄게 된 있는 그대로의 날 것들의 표현에 멈짓 겁이 났다.2014년도부터 성에 대해,본인의 성정체성에 대해,남자와의 섹스에 대해 ,그로 인한 외로움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일기처럼 써내려간 글을 모아 만든 책.이 책을 끝까지 읽을수 있을까하는 걱정반, 이 남자는 어떤 인생을 산 것일까 하는 궁금함.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맞을까 하는 의문등을 가득 안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
.어렵게 씌여진 글들은 아니나 읽기가 수월하지는 않았다.일단 생소한 단어들이 많아 네이버를 뒤적여 그 단어의 (바텀,탑,노콘.HIV,크루징문화 등) 뜻을 찾아야 할만큼 나는 이 세계에 무지하다는 걸 알았다.어렴풋이 주어들은 것들,혹은 사람들이 모르고 하는 여러가지 말들로 생긴 편견들이 막연하게 두리뭉실 형체도 없는 것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남긴다.정상과 비정상 ,이성애자는 건강인, 동성애자는 비건강인으로 분류해 보는 이분법적인 사고와 남자와 성관계를 하는 남자를 일종의 병으로 바라보는 사고는 이들에게 삶의 존재 가치가 흔들리게 하는 것들로 알게 모르게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폭력을 아주 선한 얼굴로 하고 있는 무리중에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이 책 한권으로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기는 어려울수 있다 아니 사실 이해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도 보른다.그렇지만 있는 그대로를 내보이는 이의 모습을 온전히 알고자 마음을 열어본다.누군가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싶을수도 있을 만큼 행위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들과 생각들로 써진 이글들이 읽는 동안 불편할수도 있다.성에 대해 타인의 다른 취향이 받아들이기 힘들수도 있다.제각각 같은 삶을 살수 없는 인생이기에 이런 삶도 있구나 ,나와 다른 타인의 삶에 대해 가감없이 받아들일수 있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외롭다'라고 말하면 정말 외로운것 같다.하지만 외로운 게 아니라 누가 보고 싶은 것이다.그럼에도 '외로운 것'같다.말해진 것만이 내 감정 같다.사실이 아닌데도 앞으로 자살하고 싶을때마다 자살하고 싶지 않다고 고쳐 써야지 .외롭다고 말하고 싶을 때에도 외롭고 싶지 않다고 고쳐써야지 (P.30)
말할수 없는 일이면 하지도 말아야 한다.알 필요가 없고 그래도 된다는 이유로 폭력적일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략) 인생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정말 알고 싶고 그 '어떻게' 에 대해 말할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인생 뭔지 알수 없는 중에서 혼자 노력했지만 그건 정말 어리둥절 속의 노력이었다(P.219)
자살하는 순간을 생각하면 마음이 울리며 감동한다.아직도 이 만큼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에 (P.228)
'누가 시민을 규정하고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주는가 .성소수자 혹은 장애인에게는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없다고 말하면서 이성애자들에게는 결혼하라고 아이를 낳으라는 정부'.'이 공간에 입장해도 되는 사람과 안되는 사람을 규정하는 시민권이 확장되는 과정 ', (P.273)
남자랑 하고 싶어하는 남자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왜 특정한 집단의 사람들이 그만 사는걸 선택하는지 알 것 같다.무엇이든 지속되는건 없고 끝난다는 사실이 가르쳐 주는것.희망하고 소망하는게 있다면 좋겠지.살아 있는 데에는 도움이 될 테니까. (P.348)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