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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서는 하나의 사건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주인공인 하쿠로는 일본의 소도시의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를 하고 있다. 동생의 아내라고 하는 가에데라는 여자로부터 걸려오는 한통의 전화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오래 전 연락이 끊긴 동생 아키토의 행방불명 소식을 접한 후 아키토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와 16년전 외갓집 욕실에서 죽은 어머니 데이코. 사고사로 마무리가 됐지만 여러가지 의문점을 남긴 채로 남아 있는 이 죽음을 의문을 다시 수면에 올려 아키토의 실종과 데이코의 죽음이 하나의 연결선에서 만나게 된다
가난한 화가였던 아버지의 죽음, 재벌급의 부를 가지고 있는 집안의 야스하루와 재혼한 어머니, 뇌괴학 분야의 연구를 하던 야스하루의 동물 대상 실험을 목격한 하루코는 그를 새아버지로 인정하지 않고 독립하여 수의사의 길을 택해 생활한다. 이 장면을 목격한 이후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는 그가 목격한 동물실험은 수의사라는 직업을 택하는 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 수의사의 직업을 가진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과 동물들을 보며 동물에 애착을 보이는 하쿠로로 인해 동물들의 여러가지 증상과 처방들을 보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과 과학과 의학이라는 인류를 위한 일이라는 이름을 걸고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가지 실험들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볼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는듯 하다
선천성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이야기 또한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것 중의 하나인데 뇌종양으로 정신 착란을 자주 일으키던 하루코의 아버지 가즈키요를 치료하게 된 야스하루. 뇌의 전기 자극에 의한 통증완화와 의식의 각성에 대해 연구하던 야스하루에게 이 환자는 인간을 대상으로 시도를 해 볼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고 치료를 원하는 환자 가족으로 인해 가즈키요의 뇌에 전기 자극을 줌으로서 병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 시키고 정신 착란을 일으키지 않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 치료가 잘 되어 회복이 되어 가는 도중에 가즈키요에게 일어나는 변화, 갑자기 기이한 도형들이 눈에서 머릿속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들을 겪게 되는데 이 형상을 화가인 가즈기요는 그림으로 표현해 내기에 이르는데 지금까지 그가 그려온 그림과는 판이하게 다른 그림을 그리게 된다 결국은 그 그림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결국 완성하지 못한 이 그림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런데 이 그림을 평생을 걸쳐 찾는 사람이 있다.그가 그리다 만 <관서의 망>이라는 이 그림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걸까
우리가 예전에 영화로 보았던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은 선천성 서번트 증후군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수 있는데 일반적인 평범함에는 여러가지 부족한 점을 보이나 특정 한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 , 치료를 위해서 평범한 인간의 뇌에 전기 자극을 줌으로 인해 후천성 서번트 증후군의 증상이 발생 하게 되면서 유례 없는 의학적 발견을 하게 된 거라 기대한 야스하루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되나 하루코의 아버지 가즈기요가 사망함으로서 연구는 진행되지 못하고 멈추게 된다. 그러던 그가 연구에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동물의 뇌에 실험을 하면서까지 밝혀내고자 하던 그가 어느 날 모든 연구를 중단하고 모든 자료를 은폐하고 연구 자체를 비밀에 부치기에 이른다
이제 그는 죽음을 앞두고 있어 의사소통이 불가한 상태. 그러나 그가 감춰 둔 자료를 추적하는 사람과 16년전 사고사로 마무리된 어머니의 죽음, 동생의 아내와 함께 실종된 동생을 찾아 고군분투 하는 과정에서 가에데에게 생기는 호감에 도덕과 윤리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하쿠로, 몰락해 가는 재벌 집안의 유산을 가지고 벌어지는 재산싸움을 보는 것은 부수적인 재미라고 볼수 있다. 이런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각각 크기가 다른 톱니바퀴가 맞물리지 않은듯 하면서도 묘하게 연결되어 지며 하나의 분화구로 모이는 과정을 보는 이들로 하여 카타르시스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한다.
천재가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불행한 천재를 만들어 내기보다
행복한 범재가 좀 더 많아 지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추리소설에서 자신의 이름만으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낸 타고난 이야기꾼 히가시노 게이고의 2017년도 작품인 위험한 비너스. 이공계 출신의 추리 소설가 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그가,첨단과학과 의학을 절묘하게 배치하여 구성을 탄탄하게 하였고 각각의 인물들에 특색을 살려 맛깔진 이야기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데 올해 일본에서 영상화도 진행이 된다고 하니 반가움이 든다. 일드가 가지는 특유의 분위기가 이 이야기의 재미를 어떻게 끌어낼지 비교하며 보는 것 또한 여러 재미중에 하나일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