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단백질 이야기 - 식인풍습과 광우병, 영원히 잠들지 못하는 저주받은 가족
D. T. 맥스 지음, 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6학년 아이가 쓴 일기다.





딸아이의 일기를 보며 막연한 불안감으로 무엇보다도 쇠고기를 입에 대려고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학교급식에서는 수입산 쇠고기를 쓰지 않는다고 공문을 보냈는데도 아이들이 급식 먹을 때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 불안함의 진원인 단백질 프리온과 광우병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게 하는 인간의 탐욕
인간의 욕심에 선을 긋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한 재앙이 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질병의 역사를 짚어 따라가 본다면 항상 그 곁에는 사람이 있지않았는가!
이 책을 읽다 보면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을 찾아내는 데만도 수십 년이 걸렸음을 알 수 있다.
생명을 가지는 바이러스도 아니고 발병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수수께끼 병원체
프리온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이나 불확실한 근심을 확산시키는 게 아니라 다큐멘터리처럼
있는 그대로를 적어나가고 있다.
오랜 세월 살아있는 생명체만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프리온이라는
무생물 단백질을 통해 일어나는 질병을 알아내는 데에는 지난한 세월이 걸렸다.
또 그 사실을 밝히는데 수많은 과학자의 연구가 있었고….
지금까지의 지식을 뒤엎는 무생물 병원체-단백질로만 구성된 프리온의 정체를 한 단계씩 밟아나가는 연구과정은 어려운 조각의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 느낌이다.

책을 읽은 동기가 광우병에 대한 불안이었던 만큼 ‘소들의 묵시록’이라는 제목의
영국의 광우병을 언급한 부분이 가장 눈에 띄었다.
책 속에 현재 엄마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문장이 있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병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영국정부관리자들이 계속 의심하고 혼란스러워하면서도 공식적으로는
'사람은 절대로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천명해 온
그들의 거짓말을 보니 우리 정부도 다르지 않다는 의심이 마구 든다.
이미 그 위험을 알고 대처하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버리기 때문에 무서운 게 아닐까!
영국정부가 그 원인 발견과 효과적인 예방책을 수립하는 8년동안 20만 마리의 감염소와
60~160만 마리 소가 식용으로 이미 팔려나갔었다.
광우병을 의심하고 걱정하는 국민들 앞에 정부의 변명 패턴이 너무 똑같다.
전혀 걱정할 거 없다는 투다.
영국총리는 자신의 딸에게 햄버거를 먹여가며 국민들을 안심시키지 않았는가!
읽기 전 막연한 불안감이었다면 이 책을 읽은 나는 근거 있는 걱정을 하게 된다.
스크래피에 걸린 양들을 구매자가 눈치채기 전에 팔아 치웠듯 광우병에 걸린 소가
우리 소비자의 식탁에 언제 올라올지 모를 일이다.

변형 단백질의 첫번째 재앙은 양의 스크래피
양고기를 더 얻고자 하는 욕심에 동종교배(직계자손 및 손자들과 다시 교배)로 탄생한
살찐 양은 80 여 년전보다 평균몸무게가 무려 20kg이상 불어난 그야말로 거대괴물양,
동물성 사료를 통해 동종포식의 야만행위를 가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젖소의 우유생산량,
마침내 사람에게도 전염된 광우병으로 가장 치명적인 인간 광우병 도래
200 여년 동안 FFI질병으로 죽어간 이탈리아 가족이 여러가지 병(정신병, 알코올 중독, 알츠하이머)으로 언급되었던 것은 그만큼 이 병의 원인을 알아내기가 어려웠음을 말해준다.
이 책의 상당부분 오랫동안 가족을 괴롭혔던 저주받은 가족의 병과 가족사를 따라가 보고 있다.
18세기 양들을 죽을 때까지 긁게 만드는 스크래피가 19세기 초 더 이상 동종교배를 하지 않음으로써
사라졌듯이 인간이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것에서 손을 뗀다면 다시 제자리로 찾아갈 것이다.
또 그러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비록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가 흐름을 방해하긴 했지만 광우병-프리온에 대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단백질 변형이 일으키는 병을 앓고 있는 작가가 단백질 변형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에
프리온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치료에 관한 실마리를 찾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단백질의 이상변형으로 인해 치명적가족성불면증(FFT)이라 불리는 병으로 200여년동안 가족을 잃었던
이탈리아 가족들의 모임에 작가는 참석했다.
오랫동안 고통 받은 이 가족도 이 변형 단백질에 관한 시초가 다른 질병들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가져본다.
작가의 희망처럼 의학의 발전은 이렇게 질병의 원인을 알아가는 작은 발걸음부터 시작되는 것이리라.

가정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주부라서 더 걱정스런 맘이고 궁금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아직 프리온에 대한 연구는 진행 중이라 우리가 궁금해했던 물음에 대한 정확한 답이나 ]
아! 이거다 싶은 정보를 알 수는 없었다.
단지 우리보다 앞서 광우병 사태를 경험한 영국의 사례 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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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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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듯 순수한 완득이의 매력에 빠져드는 책 아직 못 읽었다면 빨리 읽기를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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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경청 - 좋은 친구를 사귀는 힘 ㅣ 어린이 자기계발동화 8
정진 지음, 김지혁 그림, 박현찬.조신영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책오자마자 빠져드는 아이들~ 다른사람의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게 되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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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ㅣ 카르페디엠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윤정주 그림 / 양철북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책은 처음 접했다. 뒤늦게 알게 된 아쉬움이 큰 만큼 소중한 책을 알게 된 기쁨도 함께 느낀 책이었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책을 손에 들고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선생님이 아닌 나의 선생님을 가만히 떠올려 보았다. 그것도 까마득한 어릴 적(국민학교^^) 선생님들을......
나랑 이름 한 글자 다르다며 유독 귀여워해주시고 칭찬 아끼지 않은 선생님부터 네가 숙제  안 해 와서 더 실망했다며 다른 아이들보다 두 배로 더 혼내신 선생님, 1950년 6월 25일이 생신이셨던 그래서 고아의 아픔을 고스란히 갖고 계셨던 하지만 아이들에게 너무나 다정하셨던 선생님은 나에게 미술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셔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셨었다. 후에 그 선생님은 장애아들을 위한 특수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훌륭하다고는 못해도 실망스럽지 않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그리운 선생님들을 떠올려보며 선생님의 삶과 가르침을 되새겨보게 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책에서도 그립고 따뜻한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여리고 여린 고다니 선생님을 만났다. 그 선생님을 울게 한 데쓰조는 쓰레기 처리장의 대책 없는 아이이다. 그깟 파리 때문에 선생님을 때리고 개구리를 죽이는 잔인한 짓을 서슴치 않는...... 하지만 그렇게 보는 시선은 얼마나 비뚤어진 것이었는지 책을 읽으며 깨닫게 된다. 그랬다! 바쿠 할아버지의 말씀처럼 데쓰조는 어엿한 사람의 자식이다. 우리가 그동안보려 하지 않았을 뿐.....
지금도 임대아파트니 비닐촌이니 달동네니 하며 삶의 경계선을 긋듯 한쪽으로 비켜버리고 보는 우리네 삐딱한 선입견이 있기에 먼 과거이야기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산으로 데려가면 곤충을 강으로 데려가면 물고기를 길렀을 거라는 데쓰조 할아버지의 말씀은 데쓰조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쉬파리는 알을 낳지 않고 몸 안에서 부화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아낸 데쓰조
그리고 햄 공장의 파리 미스터리를 마치 형사 콜롬보처럼 멋지게 해결한 데쓰조
데쓰조의 연구는 아이나 어른이나 열정을 가지고 집중하면 무엇이든 못해낼게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고다니 선생님 말대로 인간이 열정을 쏟은 것에는 사람의 지능이 한없이 뻗어나간다는 생각에 공감하면서......
고다니 선생님이 처음에 아다치 선생님에게 아이들의 글쓰기를 보여주었을 때 데쓰조한테 보물이 잔뜩 쌓여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는데 과연 데쓰조는 숨겨진 보석이였다.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고다니 선생님의 눈에 마치 감추어진 보석이 드러나듯 환하게 빛을 발하는 처리장의 아이들 또 진심으로 데쓰조의 친구가 된 반 아이들
아이들이 한 달간 마니코의 진정한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그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은 결국 우리 어른이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는 자만심을 산산이 깨뜨린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배우고 있음을......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낸 정답 “마니코가 좋아지니까 귀찮게 해도 귀엽기만 하다.” 는 준이치의 귀여운 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짓게 한다.
어디에서고 자기 자식의 조금의 불편함을 참아내지 못하는 부모는 일본에서건 우리나라에서건 여지없이 존재한다. 마니코 때문에 수업방해를 받는다며 우르르 교장실로 몰려온 이기적인 학부모들 나는 엄마로서 이기적이지 않은 부모님 편에 설 수 있었을까 반성해본다.


‘어제는 웃었지만 오늘은 웃는다’ 학부모들의 격려에 힘을 내는 고다니 선생님의 혼잣말처럼 이 책은 정말 나를 울고 웃긴다.
고다니 선생님 집이 도둑맞았을 때 오밀조밀 들고 온 저금통을 내밀며 “선생님, 밥은 먹을 수 있어? 힘들면 이 돈으로 쌀 사.” 하는 아이들의 다정한 위로에 나까지도 울컥해진다.
단식하는 아다치 선생님에게 주먹밥을 내미는 이사오 “이런 거 먹으면 단식 투쟁이 안 돼.” 라는 말에 “잠자코 있음 모르잖아.” 너무나 순수한 아이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들의 몇 마디가 아름다운 미사여구보다 더 가슴을 적신다.
천방지축 마니코를 따라다니며 엉덩이가 너덜너덜해진 아이들과 칭찬을 받고 흐물흐물해진 아이들의 표정을 떠올리며 내 표정도 함께 흐물거린다. 고물장사 나갔을 때 마냥 당당할 것 같던 남자선생님들의 한없는 소심함에 장난스런 웃음도 지으면서.......
책을 읽기시작하면서 약간의 난감함을 느낀 게 사실이다. 파리 키우는 아이라니 게다가 선생님께 반말하는 아이들
우리 어릴 적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너무 오래된 책 아냐 하는 걱정이 스물스물 들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책을 들고 울고 웃는 나를 보며 “왜요? 왜요?” 묻는 아이들에게 “이 책 꼭 읽어봐.”하고 열렬히 권하고 있다.

책을 덮고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교실을 그려본다. 고다니 선생님처럼 아침 일찍 아이들의 일기에 답글을 정성스레 달아주시고 글쓰는 비법을 알려주겠다며 아이들을 단박에 사로잡는 아다치 선생님처럼 장난끼 듬뿍 묻은 아이들의 친구 같은 모습이 그려진다.
아이들은 정말 유리처럼 투명하다. 자기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대해주면 기꺼이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준다. “으”라는 거의 신음에 가까운 소리밖에 낼 줄 모르던 데쓰조
고다니 선생님이 닮고 싶어 하던 사이다이 절의 선재동자의 부드러움과 바쿠 할아버지의 따뜻함을 어느새 갖춘 고다니 선생님
그 선생님과 다정스레 손을 잡고 걸어가는 데쓰조를 보며 아이들의 희망과 미래를 엿본다.
데쓰조의 무심함을 말할 때 고다니 선생님은 살아있는 건 분명한데 학교에서의 데쓰조는 식물인간 같다고.....학원으로 전전하는 요즘 아이들의 삶이 무감각한 데쓰조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읽으며 [나는 이런 선생님이 좋아요] 라고 아이들이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6학년이 된 후 유독 밝아진 아이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처음 담임선생님이 발표되고 나서 아이는 난감한 얼굴이었다. 첨으로 남자선생님이야 하면서.....그것도 아주 괴짜 선생님! 확실히 그 선생님은 괴짜 선생님이셨다. 시골에서만 9년을 근무하셨다는 선생님은 첫날 학부모에게 보낸 글에서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 쪽지를 보내셨다. 그 바람처럼 요즘 그 반 아이들은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놀토에는 기꺼이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박물관으로 함께 가주시고 사회시간이면 빠지지 않고 들려주시는 옛날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학원과 학교를 오가면 숨 돌릴 틈 없이 힘든 요즘 아이들 답답하겠다며 운동장에 수시로 데리고 가서 축구하고 철봉하며 함께 땀에 흠뻑 절어계시는......토요일에 아이들과 함께 양푼비빔밥에 쓱쓱 비벼 먹는 맛난 점심시간까지......

그래서 아이 교실을 3無교실이라고 한단다. 공부하라는 잔소리 없고 숙제 전혀 없고 짜증나는 일 없는.....
초등학교 마지막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해 주실 선생님을 만난 아이는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읽으면서 책 속 아다치 선생님과 아주 닮았네~하는 생각을 문득해본다.
아이들은 이런 선생님을 좋아한다. 분명히!
아이 선생님의 당부처럼 아이들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 다른 어느 곳도 아닌 학교에서 집에서 이 대한민국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맘껏 할 수 있도록 “공부해” 라는 3음절로 된 감옥에 갇히지 않도록 주변의 자연 속 조그만 생물의 소중함도 알아가는 그런 넉넉한 아이들로 자랐으면 싶다. 그런 아이들의 손에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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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장난 -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ㅣ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이경화 지음 / 대교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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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움보다 더 무서운 게 무관심
그리고 누군가에게 잊혀지는 거라고 했다.
그래서 누군가 한 사람 다가와 주기만 한다면 두들겨 맞아도 좋다는
준서의 말은 더욱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아이가 클수록 학교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친구가 아이의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춘기가 되면 부모들은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린다.
혹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나 않는지 말 못할 고민을 하고 있지나 않은지……

모든 것은 사소한 장난에서 시작했다.
사소한 장난 사소한 오해가 얼마나 치명적인 일을 초래했는지......
항상 1등을 하는 혜진이를 살짝 곯려줌으로써 아이들로부터 약간의 이목을 집중하고자 했던 강민,
학교 짱인 강민과 어울리고 싶던 체구도 작고 여린 준서는 자신의 마음과는 별개로 같은 반
혜진을 괴롭히는데 앞장서는데 다수의 무언의 지지자가 동참하면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끝간 데 없이 질주하는 혜진에 대한 반 아이들의 괴롭힘
사랑하는 사람들은 쉽게 공통점을 찾고, 미워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건 차이점만 찾는다는 말처럼
‘재는 우리랑 달라’ ‘왕따 당하는 얘들은 다 이유가 있어.’
이렇게 우리랑 달라서 왕따 당한다고 다수의 동참자들은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왕따 당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에게 유령이다. 마치 투명인간처럼…...
왕따의 가해자였던 준서가 또 다른 왕따가 되면서 왕따의 치명적인 아픔이 그대로 느껴지는 말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철저한 외로움,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나? 왜? 대체 왜?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소리 없는 항변에서
‘맞서 봤자 변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사실을 밝혀 봤자 변하는 건 아무 것도 없어’ 라고 체념하고
‘내일은 또 달라지겠지’ 가느다란 희망을 품어보는 준서
왕따는 주모하는 한 사람이 있어서 발단이 됐을지 몰라도 많은 다수가 무언의 동의를
했기 때문에 이루어진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강민의 한마디는 소심하게 다수에 묻혀있는 비겁한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폭력은 무의식 중에 교육된다고 한다. 어린 시절 괴롭힘을 당했던 강민이가 자신이 받은 고통을
그대로 다른 아이에게 전가시키는 모습이 무섭게 느껴진다.
가면을 쓰고 그 폭력성을 맘껏 발휘하는 레슬링 시합에서 눈속임과 반칙을 일삼는 케리가
정정당당한 경기를 하는 빅 마운틴을 짓밟는 장면에서 비뚤어진 우리 사회상의 단면을 엿보는 듯하다.
다른 레슬러들이 침묵할 때 용감하게 반칙에 대항하지만 결과는…..
왕따를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왕따를 강요하는 강민을 향해 죽을 힘을 다해 “싫어”라고 말하는 준서는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빅 마운틴의 길을 선택했다.

시끄러울 정도로 조잘대며 수다 보따리를 풀어내던 아이들이 점점 묻는 말만 시큰둥 대답하는
변화된 모습에 부모들은 답답함과 단절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바쁜 생활을 핑계로 아이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있지나 않는지……
왕따를 당하는 혜진이도 준서도 선생님께도 부모님께도 말 못하고 혼자서만 아파하는 걸 보니
정작 옆에 있으면서도 힘이 되고 도움이 되어주는 어른이 되지 못할까 걱정스러워진다.
책을 읽고 아이와 조심스레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너희 반에 만약 왕따를 당하는 혜진이 같은 친구가 있다면 넌 어떡할 것 같아?” 아이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멀찍이 거리를 두는 성원이처럼 가해자, 피해자 어느 쪽에도 서지 않고 싶단다.
‘만약 네가 왕따를 당한다면……’
어른도 대답 못하는 어려운 질문을 던지니 아이는 대답을 못한다.
만약이라는 단서를 붙였는데도 사뭇 가슴이 답답하고 아파온다.
왕따에 대한 해답이 어렴풋하게 책에 씌여져 있다. 담임이 말한 올림픽 제전의 정신을 언급하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자를 패배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이미 이겼기 때문이다.’
내면의 분노를 남 탓으로 돌리지 말고 그 해답을 스스로 자신에게서 찾아보라는 작가의 말도
다시금 새겨두어야겠다.
설마 이럴까 싶은 학교의 모습이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생생해서 무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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