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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두 얼굴 -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
최광현 지음 / 부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 마음의 '안전거리'를 지키기 가장 어려운 대상이 가족이라고 하더군요.
사랑하면서도 넘치는 기대로 상처를 주고, 그것도 가장 가슴 깊숙이 대못을 박는다고...
가족이 준 상처가 남이 준 상처보다 훨씬 아프고 오래 간다는 걸, 가족의 두 얼굴을 통해
그 어두운 민낯까지 만날 수 있었던 책입니다.
독일과 우리나라에서 가족 치료사로 활동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생생한 사례를 통해
내가 나고 자라면서 경험한 가족에 대한 아픔이 현재의 우리가족에서 되풀이 되는
불행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걸 확인시켜 줍니다. 그리고 그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직면하고 자신의 감정의 실체를 제대로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상처는 때로 내가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잠재되어 있다는 걸
예전에 확인한 기억이 있습니다. 독서토론 수업에서 어릴 적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흔에 늦둥이로 저를 낳은 엄마가 늘 푸념처럼 하시던 말씀"너를 안 낳았어야 하는데..."을
떠올리며 펑펑 울고 말았거든요. 엄마와 이야기 나눌 때는 "그럼 낳지 말지"라고 농담처럼
웃어넘겼던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마음 속 응어리로 남아있었다는 걸 그날 알게 되었어요.
가난한 살림에 아이 네 명도 버거운데 뒤늦게 들어선 막내가 힘드셨던 엄마가 혼잣말처럼
넋두리 하셨던 걸 어린 저는 반복해서 듣다보니 그게 상처가 되었던 듯....
어릴 땐 엄마가 아니라 할머니 아니냐는 친구들의 말도 듣기 싫었지만 그렇게 가족간의
상처는 때로는 습관처럼 내뱉는 말이 쌓이고 쌓여 앙금처럼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내 안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성숙해줘야만 서로에게 힘이 되는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가정은 단지 서로를 보듬어 주는 최후의 보루이자 따뜻한 둥지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언젠가 둥지를 떠나 세상을 향해 날개짓 할 힘을 길러 주는 곳 역시 우리의 가정이다.
그리고 그런 관계가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