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룡에게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다 - 지금도 살아 있는 공룡의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마루야마 다카시 지음, 서수지 옮김, 이융남 감수, 마쓰다 유카 만화 / 레몬한스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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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물어보니 나는 어릴 때부터 공룡을 좋아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공룡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정말 드물지 않을까. 물론 지금도 누군가 내게 '공룡 좋아해?'라고 묻는다면 '좋아해!'하고 바로 대답할 수 있다. 그럼 '공룡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하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하자면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다양한 공룡들의 이름을 완벽하게 외운다거나 남들은 잘 모르는 공룡들의 TMI는커녕 기본 정보도 그리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모든 공룡에게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다>을 읽고 난 후 느낀 점은,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두 번째 질문을 받아도 당황하지 않고 몇 가지 재미있는 대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티라노사우루스가 새끼일 때 털이 복슬복슬하다'거나 '모든 새는 공룡이야' 이 정도?

어릴 때의 나는 아마 공룡의 거대함과 강한 모습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의 인기 서열을 따라 평범하게 티라노사우스를 제일 좋아했다. 그런데 티라노사우루스에게 털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어봤다. 충격이었다.(그 외에도 털이나 깃털을 가진 공룡들이 꽤 있었다고 한다.) '새는 공룡이다'라는 이야기는 공룡의 의미를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이야기인데, 공룡은 '트리케라톱스와 유럽에 분포하는 집참새의 가장 가까운 공통 조상에서 탄생한 모든 자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본문 중 25p) 고 한다. 이 밖에도 몰랐는데 알고나니 정말 재미있는 공룡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있는 책이었다.





초반에는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공룡에 간략한 도감, 분류, 살았던 시기를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본격적인 본문은 만화 한 페이지 + 글 한 페이지로 구성된다. 본문 이전의 정보에서도 '대강 분류! 공룡그룹' 이나 '대충 이때쯤! 공룡이 살던 시대' 등의 왠지 웃기고 어설픈 제목들을 사용하고, 본문 속 네 컷 만화들은 여러 공룡들을 주인공으로 장난스럽고 유머러스하게 그려져있다. 그 옆에 글로 쓰인 본문은 딱딱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내용만은 충실하게 사실적이고 다채로운 공룡 정보가 담겨있다.

저자는 맺음말을 통해 '이제야' 공룡에 관해 알고 싶어진 늦깎이 공룡 마니아 독자를 위해 이 글을 썼다고 했고, 특별 엄선한 50여 종의 소수 정예 공룡들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을 보면 이 책이 쉽고 재미있게 쓰이긴 했지만 딱히 아이들만을 위해 만들어진 책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박력 있고 실물과 비슷하게 복원된 멋진 모습의 공룡보다는 만화라서 조금 더 친숙하고 약간은 희화화된 공룡(만화 속 공룡들은 가끔 잘난 척하기도 하고 멍청하기도 하다ㅋㅋ)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책을 읽으면 데이트로 공룡 특별전을 가게 된다면 무심한 듯 친절하게 공룡 상식을 말해주는 등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하고 어필하는데, 책을 처음 폈을 때는 누가 데이트하러 공룡 특별전을 가지? 라며 픽 웃어버렸는데, 책을 덮고 나니 공룡 특별전이 있다면 가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공룡 덕심을 깨워주고 길러준 책이랄까. 순수하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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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을 위한 시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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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라 그들의 노래보다 가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작가. 그러고 보니 첫 번째로 다루고 있는 노래의 제목이자 이 책의 제목에도 '시'가 등장하는 건 우연이 아닐 듯싶다. 얼마 전 나온 신간에서 유라와의 협업에 이어 BTS의 노랫말을 가지고 책을 내시는 걸 보고, 신작 출간에 대한 욕심 혹은 부지런함이 많은 작가라는 생각도 들었으나, 젊은 세대와의 교류를 즐기는 건 한결같은 성향이라고도 생각했다. 예를 들어 이번 책에서 자꾸만 호명되는 '예원이'는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라는 책을 함께했던 김예원 작가인 듯한데, 두 사람이 함께 한 책은 시인이 40년간 집필해온 시에 당시 25살이었던 김예원 작가가 일기처럼 쓴 글을 함께 엮어 만들어진 책이었다고 한다.

노래 산문이라는 표현 자체가 낯설긴 했지만, 책의 구성은 가사집과 감상문, 그리고 일러스트가 더해진 것이었다. 일부러 목차를 보고 순서대로 노래 리스트를 만들어 해당곡을 들으면서 이 책을 읽었다. 새삼 좋았던 가사도 발견하고, 이전부터 좋아했던 노래들도 다시 듣고 보는 게 참 좋았다. 어릴 때는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프린트해서 나만의 가사집을 만든 적도 있었는데, 그때 기억이 나면서 가사를 보며 노래를 부르거나 노랫말을 책처럼 읽는다는 게 즐거운 일이라는 걸 오랜만에 다시 느낀 것 같다.

시인의 감상문은 정말 노랫말에 집중해서, 그 안의 주인공이나 서사를 찾고 자신의 해석이나 해설을 더한다. 서사나 표현 자체에 순수하게 감탄하기도 하고, 그 내용과 비슷한 시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BTS라는 그룹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의 교류에 대한 이야기도 적지 않게 등장한다. 시인의 글들은 산문이지만 입말체(구어체)로 쓰여있어서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한데, 받는 대상은 아마도 독자이겠지만 그 대표 인물(?)로 자주 호명되는 이름은 어김없이 '예원이'다.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설명도 없이 자꾸만 부르는 "예원아"가 조금 신경 쓰였다. 타인에게 쓴 편지를 잘못 받아 읽는 느낌이라 몰입이 좀 깨지는 감도 없지 않았다. 본문 곳곳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그분에 대한 힌트나 이 책을 내는 과정에서 그분의 역할 등이 조금씩 드러나서 익숙해지기는 하는데 초반에는 도대체 예원이가 누군데? 하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자꾸만 떠올랐다.

예원아, BTS 가사집, 의외로 재밌고

정서적 깊이가 있고 생각할 게 많더구나.

읽으면 읽을수록 읽고 싶은 노랫말이야.

아니, 노랫말 이전에 시야​.

어쩌나! 노래가, 노랫말이,

이렇게 애상적이고,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가슴 저미도록 아파도 좋은 건지.

잠시 나는 어리둥절 눈을 감아 봐. ​

(본문 중 111p - 'Reflection' / 137p - '봄날' )

BTS의 노래는 나도 즐겨듣는 편인데 영어 가사로 된 노래들도 좋지만, 역시 한글 가사에 더 쉽게 몰입하고 공감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최근 아이돌은 그 그룹만의 세계관과 판타지 등을 갖는 경우가 흔하고, BTS의 신인시절까지 빠삭하게 알고 있는 팬들에겐 팬들만이 알고 있는 가사의 해석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아미가 아닌 아이돌을 잘 모르는 그냥 시인이자 작가가 바라본 가사에 대한 해석과 감상이 주를 이어서 팬들이 보기에 틀린 해석이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경우 노래 자체는 많이 알고 있지만, 시인의 입장에 더 가깝다고 느껴서 그냥 곡 자체의 감상, 가사에 대한 감탄 등이 난무하는 이 글이 부담 없이 읽기에 좋았다.

특히 <봄날>은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나태주 시인도 극찬을 아끼지 않아서 그에 공감하며 읽었다. 그리고 재미있던 본문 중 하나는 <친구>라는 노래에 쓰인 글인데 'Hello my alien / 우린 서로의 mystery / 그래서 더 특별한 걸까' 라는 노랫말에 '야, 이 외계인아. 미스터리처럼 말 안 통하는 친구야. 그래서 더 특별하고 좋았다는 거야.(280p)' 라는 통번역을 남겨주신 것ㅋㅋ 정말 생생하고 진심이 담긴 감상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본문 곳곳에 배치된 일러스트는 노래나 가사, 글에 초점을 맞추고 그려진 건 아닌 듯한데 어김없이 7명의 소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들이 많아서 자연스레 BTS 멤버들을 떠올리게 했다. 겉표지를 벗기면 드러나는 표지도 보라색, 본문에 실린 가사의 글자색도 보라색이라 책 곳곳에 BTS의 상징들을 넣으려고 한 노력들이 보였다. 좋은 노랫말을 감상하고, 그에 대한 조금은 독특한 감상문을 함께 나누고, 귀여운 그림도 볼 수 있었던 책. 읽다 보면 노래 부르게 만드는 책. 그리고 노래가 듣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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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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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에는 얼어붙은 호수가 나온다. 주인공 호정은 어렸을 때부터 호수 위에 발을 들이는 걸 무서워했다. 꽁꽁 얼어붙은 수면 아래 무엇이 있을 줄 알고, 하는 마음에 겁을 냈다. 하지만 호수에는 늘 겨울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무엇이 있을지 모를 호수 한가운데에는 점점 균열이 생기고, 따스한 봄이 오면 결국 모두 녹아내린다.

가족과 사랑과 우정과 상처들이 어지러이 얽힌 호정이의 마음처럼 꼭꼭 숨기다 이내 펑 하고 터져 나올 무언가가 호수 밑엔 분명히 있었을지도 모른다. 호정은 그 무엇에 대한 정확한 표현은 알지 못하더라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어서, 오히려 그런 것에 더 예민한 아이여서 알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장자리를 걷는 것도 아니고 호수 깊이, 도무지 바닥을 알 수 없는 호수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가는 마음은 뭘까? 포근하게 보이는 눈 밭 아래에 대체 뭐가 있을 줄 알고. (본문 중 16p)



잔소리쟁이 아빠, 그런 아빠를 말리고 호정의 편을 드는 엄마, 귀여운 동생 진주, 그리고 까칠한 고등학생 호정까지 네 식구는 현재 겉으로는 제법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호정이 태어나며 운동을 했던 호정의 부모님은 꿈을 포기하게 되고, 사기를 당하면서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는다. 어린 호정은 할머니 댁에서 그 시기를 보내게 되는데 부모의 부재, 할머니의 애정, 고모와 삼촌의 불평 또는 안쓰러운 시선 등에 둘러싸인 생활은 호정의 마음에 여러 번 상처를 남긴다.

학교생활은 친구 나래와 나래의 남자친구 보람이와 함께 할 때가 많은데 이들의 점심시간에 전학생 은기가 함께하게 된다. 호정은 은기와의 만남에서 은기 역시 자신과 같이 질문만으로도 상처가 되는 그런 기억이 있는 아이인 걸 알게 된다. 은기와 가까워질수록 그런 질문을 하게 되면 미움받게 되거나 멀어지게 될까 봐 쉽사리 서로에 대한 질문을 주고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 대한 호감을 키워가고 함께 흔들릴지언정 겨우 손을 마주 잡는 사이가 된다.

  사람은 왜 자기한테 일어난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 제 마음의 일을 어째서 자신이 모를까. 그건 제 안에만 담긴 거라서 남들은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인데.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면 끝내야 아무도 모를 일인데.

​  우리는 그저 손을 잡고 있었고 온통 흔들리고 있었다.
손이란 참 힘이 세구나. 그저 조금 힘을 주었을 뿐인데 마음이 전해지는구나. 따스해지는구나.
(본문 중 146p, 160p)





호정이 겪은 그 흔들림들은 단순히 사춘기 때문이라기보다 그전에 쌓인 트라우마와 상처와 우울들이 사춘기라는 예민한 시기와 겹쳐 터져버린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은기와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이가 될 뻔했는데 그 모든 것이 무너진 게 본인 탓이라는 자책이 더해져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말로는 은기를 탓하면서도 진심으로는 본인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호정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순간적으로 울컥울컥 올라오는 불편한 감정들을 평소처럼 삼키지 못하고 소중한 친구들에게 쏟아내 점차 고립되는 모습도 슬펐다. 은기가 겪은 일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고, 그 일의 소문이 학교에서 퍼진 것도 은기와 그 주변의 아이들에겐 분명 동요할 만한 일었다. 그럼에도 아이들 중엔 가볍게 떠드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었다. 말을 삼가고 누군가를 걱정하는 아이들 또한 있었다. 사춘기의 아이들은 저마다 아프기 마련인데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특히나 크고 드문 일을 겪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중에서도 가장 고요히, 누구도 볼 수 없는 내면에서의 큰 흔들림을 겪어낸 호정에게 몰입하며 읽었다. 그 흔들림이 무너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처들을 녹여내기 위한 것이라 굳게 믿어본다. 시작과 끝에 나오는 호수의 비유와 기억에 대한 글귀들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 호정이와 은기의 봄이 어서 오기를.





※ 창비 출판사의 블라인드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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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미술과 아트테크 - 메타버스 세상의 첫 번째 도전
이규원 지음 / 북스토리지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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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시작되는 첫 페이지에 익숙한 뱅크시의 작품이 불타고 있었다. 실제 뱅크시의 작품을 사들인 블록체인 기업에서 이 작품을 NFT화 한 후 불태우는 영상을 올린 것이다. 이 블록체인 기업이 작품을 불태운 이유는 ' NFT와 실물이 둘 다 존재한다면 작품의 가치는 실물에 종속(16p) '되기 때문에 실물을 없애며 실물의 가치를 NFT에 옮겨오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NFT화 한 뱅크시의 작품은 큰 금액(한화로 약 4억 3천만 원)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퍼포먼스 영상과 이어진 경매 그리고 인터뷰까지, NFT 미술과 아트테크에 대한 엄청난 홍보이자 그들이 가진 NFT 미술작품의 가치를 높이려는 기획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블록체인, 가상화폐, 메타버스, NFT 등등의 말은 심심치 않게 들려오지만 솔직히 이름만 아는 정도라 책에서 이야기하는 NFT 미술과 아트테크의 열풍에 대해서는 잘 실감이 가지 않았다. 책 초반에 등장하는 몇몇 흥미로운 사건(?)들과 낙찰되는 금액을 보며 놀랍기는 했다. 그러나 낙찰금액들이 모두 가상화폐의 단위여서(실제 금액으로 환산한 것도 함께 보이긴 하지만) 짝꿍처럼 등장하는 가상화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나 같은 사람에겐 마찬가지로 잘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 같다.


저자는 NFT 거래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국내외 플랫폼들이 계속 나올 것이지만 아직은 혼란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곧 안정기가 올 것이라는 추측도 덧붙인다. 아트테크에 대해서는 미술작품을 통한 재테크라는 의미로 그 과정은 낯설지 않았으나 기본 전제가 'NFT 미술작품'을 '가상화폐'로 사고파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낯설었다.



이 책은 앞으로 NFT 미술이 더욱 확장되고 일반화될 것이며 그만큼 NFT 미술을 이용한 아트테크의 가능성에 매우 긍정적인 전망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책의 내용으로 아트테크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알려준다. 간접적으로는 NFT, 메타버스 등의 기본적인 의미부터 NFT 거래 플랫폼의 소개, 유명한 옥션과 아트페어 등 미술시장에 대한 정보를, 직접적으로는 가장 많은 작품 수를 보유하고 있는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에서 작품을 사고 리세일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이쪽 분야에 완전히 문외한인 사람으로서 이 책을 보았을 때 다양한 정보(아마도 기본적인?)가 많이 들어 있는 점은 좋았다. 책의 분량이 많지 않고 NFT 미술과 아트테크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서, NFT 미술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초보자들에게 부담 없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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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파는 소년 - 청소년 성장소설 십대들의 힐링캠프, 소망 십대들의 힐링캠프 39
김수정 지음 / 행복한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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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목 얼핏 점집같아 보이기도 하는 수상한 가게가 있다. 가게의 직원은 정우와 민성, 두 명이 전부, 이 가게에서 취급하는 것은 술이나 미래 등이 아닌 '감정'이다. <감정을 파는 소년>이라는 제목에 맞게 사람에게 감정을 추출하고 주입하는 일은 미성년자로 보이는 민성의 몫이다. 가게 사장인 정우는 이러한 일을 맡아하는 민성을 엔지니어라 부른다. 제목을 보자 꿈에서 느낀 감정을 병에 담아 꿈의 값으로 받는다는 어떤 책의 설정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는 꿈이 아닌 현실의 일이었고 감정을 돈으로 사거나 팔고 있다는게 다르지만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설정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감정을 파는 '소년' 민성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했다.





목차를 보면 어떤 감정을 사고 파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는데 사랑과 증오, 열등감, 슬픔은 그러려니 했는데 행복을 팔겠다는 사람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어떤 감정때문에 힘들다'는 마음에는 쉽게 이해가 가면서도, 그 감정을 쉽게 팔아버리는 등장인물들의 선택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정우는 감정을 사고파는 일이 고객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를 바라지만, 민성은 어떤 감정을 하나를 덜거나 더하는 인물들의 삶이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고 부작용을 겪는 것 또한 당연하다 이야기한다. 하지만 동시에 추출한 감정을 제대로 보관하고 다룰 수 있도록 섬세하게 관리한다.

"우리가 쓸모없는 감정을 매입해줬으니 앞으로는 잘 살겠지?"

손님이 돌아간 바테이블을 마른행주로 닦던 정우가 혼잣말인 양 민성에게 물었다. 아마도 정우는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세상에 쓸모없는 감정이 어디 있어. 여자는 어떤 형태로든 부작용을 겪게 될 거야. 어쩌면 벌써 소중한 무언가를 놓쳤을 수도 있고."

- 사랑은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따뜻하게, 증오는 캔에 담아서 차갑게, 열등감은 나무 그릇에 미지근하게, 슬픔만 머그에 담아 실온보다 조금 따뜻하게.


(본문 중 29p, 141-2p)



정우와 민성의 가게를 찾는 저마다의 사연을 읽는 건 재미있었는데, 막상 주인공의 이야기나 능력을 갖게 된 사연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웠다. 민성이 정우의 가게에 찾아온 이유는 드러났으나 어째서 함께 지내고 있고, 감정을 사고팔게 되었는지의 중간과정이 많이 생략된 느낌. 정우의 누나인 연우가 얽혀있긴 하지만 심지어 정우는 민성이가 감정을 사고파는 이유(라기보다 목적)도 몰랐다. 그저 '감정을 사고 파는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겠지' 하고 태평하게 받아들인다는 해석이 맞을지 모르지만, 그런 해석조차 애매할 정도로 정우의 캐릭터가 드러난 장면이 적었고 그만큼 민성이와의 관계성도 조금 약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인 민성의 사연이 가장 궁금했기에 이런 점들이 더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의미심장한 결말과 감정을 사고판다는 설정 자체가 독자에게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들어주는 점은 정말 좋았다. 나라면 어떤 감정을 사고 싶고 어떤 감정을 팔고 싶을까. 내 감정을 도려내어 남에게 팔거나 반대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사서 내가 받아들이면 내 인생은 그 이전과 어떻게 달라질까. 불가능한 설정이지만 사실은 가능하다 하더라도, 타인의 감정을 개입시키는 것보다 내 감정을 잘 키우고 다독이는 게 더 나은 것 아닐까. 청소년 시리즈의 책으로 나온만큼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감정을 쉽게 사고팔지 않기를, 소중히 여기기를, 여러 감정을 섞어 녹이고 이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를,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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