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가슴을 후벼파는 대사 한마디가 있다 - 우리가 사랑한 드라마 명대사 필사집
정덕현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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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개인적으로는 영상으로서의 드라마보다 책으로의 드라마가 더 익숙하다. 나에게 드라마는 광고나 짧은 영상으로 우연히 보는 것이 거의 전부지만, 누군가의 인생 드라마들은 여기저기 알려지기 마련이고 그렇게 궁금한 드라마가 생기면 영상보다 대본집이 출간되었는지를 먼저 찾아봤다. 누군가 일 년에 몇 개쯤의 드라마를 주파할 동안 나는 일 년에 몇 권쯤 드라마의 대본집을 읽어왔다.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k-드라마의 명대사와 명장면을 보여주는 이 책이 나에겐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누구에게나 가슴을 후벼파는 대사 한마디가 있다> 제목마저도 감정을 듬뿍 담아 만든 듯한 드라마 명대사 필사집. 필사에 편리한 180도 완전히 펼쳐지는 제본은 기본, 필사 페이지 왼쪽에는 연노랑 배경에 명대사와 함께 해당 드라마의 극본, 연출을 맡은 이들의 이름과 상영 연도 정보가 간략히 쓰여있고 오른쪽에는 필사를 위해 흰색 줄 노트 형식으로 비워져있다. 그리고 필사 페이지 뒤쪽으론 저자가 남긴 에세이 겸 명대사에 대한 감상 및 코멘트로 1~2페이지 분량의 본문이 이어진다.

처음엔 단순 필사집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뒤에 따라붙은 짧은 글도 꽤 인상적이었다. 드라마를 본 사람에겐 그 드라마를 기억하며 자신이 느꼈던 감동과 장면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고,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에겐 나름대로 드라마에 대한 정보와 함께 타인의 감상을 더해 몇 줄의 대사를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평소 자신의 인생 드라마가 있다면 그 드라마가 등장하길 바라며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맛도 느껴볼 수 있다. 필사를 좋아하는 사람,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 둘 중 하나에만 속하는 독자라도 망설이지 않고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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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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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이름은 많이 들었고, 그가 쓴 작품을 책으로만 몇 번 만났다. 이번에 읽은 <상자 속의 양>도 국내에 6월 10일 개봉한 영화의 시나리오북으로 나는 또 그가 만든 영화보다 글로서 먼저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가 아이와 똑같이 생긴 AI 휴머노이드를 데려오는 이야기. 이 시나리오 속 굵은 줄거리처럼 소중한 사람의 상실을 AI 기술과 휴머노이드를 통해 극복하거나 애도하거나 혹은 회피하는 이야기는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실제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이러한 기능과 서비스는 고레에다 감독의 예상처럼 아주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사라진 아이와 똑같은 외모를 한 휴머노이드는 충전을 해줘야 하고, 물에 닿지 못하는 등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 켄스케와 오토네가 어린 왕자를 읽어줄 때 '상자 속의 양'을 알아본 어린 왕자와는 달리, 카케루는 상자는 '상자'라는 정보 값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이처럼 아이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데려온 휴머노이드는 정보를 넣은 만큼은 기존의 '카케루'와 닮았지만 결코 같은 존재가 될 수 없다. 켄스케와 오토네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카게루를 다른 존재로 인식하면서 점차 실제 자신들의 아이였던 '카케루'를 애도하고 보내줄 수 있게 된다.

주요 줄거리는 위의 내용과 같지만, 카케루처럼 누군가의 아이를 대신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를 돕는 미지의 존재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과거를 덧입혀 만들어진 휴머노이드에게 '너희는 인간의 과거가 아니다. 미래다'(본문중 66p) 라고 말하며 그들이 인간을 떠나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휴머노이드 카케루가 주위의 여러 인물들을 만나며 성장해가는 모습과 그 안에서도 우리가 '유전'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주 양육자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는 과정도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


이 책은 영화 스틸컷으로 시작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본문으로 하는데 그 뒤에 '특별 수록'된 포인트가 있다. 영화의 인공인 오토네와 켄스케를 인터뷰한 듯한 느낌의 설정자료, 그림 콘티, 그리고 고레에다 감독의 후기 겸 영화제작 일지 같은 이야기까지 총 세 가지의 부록이 있다. 시나리오 뒤에 실린 부분은 선물 같아서, 그냥 영화를 보러 갔는데 깜짝 시사회였던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구성적으로도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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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책방 도감 이야기가 있는 디테일 도감
마사키 데쓰야 지음, 백운숙 옮김 / 윌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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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측 스케치로 바라본 일본의 책방들. 실측된 공간으로서 바라보는 서점은 참 묘하다. 크기와 그 속의 구성이 더 와닿을 뿐 아니라 서점 주인이 구석구석 채워놓은 여러 가지 포인트를 알아차리게 해준다. 서점의 역사나 주인의 운영 철학 등이 거창하게 소개되진 않지만, 읽는 이에게 마음이 끌릴만한 구석을 자꾸만 보여준다.




이 책에 소개된 책방 대부분은 정말 작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책방과 도서관들을 소개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작은 공간은 공중전화 부스를 이용해 만들어진 '유즈드 북 박스'로 사방 80c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규모가 작아서인지 무인 또는 북카페를 겸한 서점으로 운영되는 곳도 꽤 있었고, 아이디어 공간 혹은 외관이나 출입문 등에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는 곳도 많았다.

외관과 출입문에 포인트가 있는 곳들은 서점을 마치 주변과 동떨어진 세계처럼 만들기도 하는데, 묘하지만 매력적인 책의 세계로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은 서점 주인들의 마음이 담긴 것 같아 방문객으로서는 그 문을 열 때 특유의 설렘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하기도 했다. 단순 도면으로는 그저 대부분 단순 사각형의 공간일 뿐인데, 작게는 12~15제곱미터(4, 5평 남짓)의 공간에 저마다의 테마와 취향과 신조로 책을 채워 넣고 사람이 드나들면서 만들어진 서점은 제각기 다 다른 매력을 지닌다.



서점의 이름과 외관, 그리고 실측된 수치를 포함한 도면으로 소개하는 책. 책방 이전에 어떤 공간들이었는지, 책방 안에 사용된 독특한 가구나 서가는 무엇인지는 알려주어도 책방의 운영시간, 책방 이름의 유래 등 세부사항은 본문에서 알려주지는 않는 조금 묘한 책방 도감.(참고로 2021~22년의 실측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며, 책에서는 앞서말한 최신 영업정보 등은 서점의 홈페이지로 확인바라며 책에 수록된 QR을 통해 주소 확인이 가능하다고 일러두고 있다. 책의 맨뒤 '공간정보' 페이지에서도 서점의 주소 및 전화번호 정보를 제공한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인상적인 곳들이 많아서 일본에 가면 하나씩 찾아가 직접 그 공간 안에 들어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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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귀 뚫기
집영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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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한국어처럼 들린다는 아들의 말에 부러워 매일같이 영어 보고 듣기를 하다 보니 '영어 귀 뚫기'를 경험했다는 저자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책. 전반적으로 본인 혹은 자녀의 영어 공부를 위해 노력했던 익숙한 여러 가지 수단(tl*스쿨, 잠수네, EBS, 밴드, 카페 등등)을 포함해서 본인과 가족들의 이야기(주로 구체적 학습경험담)가 많이 나오는 편이라 에세이처럼 가볍게 읽어보기에도 괜찮았다.




저자는 '귀 뚫기' 즉, '영어를 모국어(한국어)처럼 듣기'가 가능해진다면 언어능력 상승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귀 뚫기는 순식간에 해낼 수 있는 필살 법이 아니라, 아이들이 모국어를 배우듯이 듣기에 시간을 들여서 그 발음과 문장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다. 꾸준히 시간을 들여야 하기에 시작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로 시작하는 것이 좋고, 듣기의 수단으로는 여러 장점을 가진 팟캐스트를 추천한다. 이 외에도 저자 본인의 학습 경험담을 바탕으로 귀 뚫기에 필요한 구체적인 과정과 방법을 공유하고, 귀 뚫기의 장점을 알려주고, 주의 사항과 질의응답 같은 제목들을 목차에 넣어 꼼꼼하게 안내한다.

​학교나 학원에서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했지만 회화를 비롯한 영어실력이 크게 늘지 않아 고민인 사람, 해외여행에 가서 배운 영어를 써먹기 위해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대답을 알아듣지 못해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경험담에 공감하며 이 책을 읽을 것 같다. 이미 여러 가지 영어 공부법이 많은 세상이지만 시험이 아닌 '언어'로서의 영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 단순 듣기부터 시작하는 '영어 귀 뚫기'도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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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마흔이 되고 싶어 -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오즈 마리코 지음, 양수현 옮김 / 시원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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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많고 자꾸만 과거를 돌아보게 되는 '9'가 들어가는 나이를 지나, 마흔을 '0'이 들어가는 나이 즉 시작의 나이라고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저자 오즈 마리코의 설렘이 느껴지는 책. 마흔의 테마를 정해보자는 마음가짐부터, '언젠가'하고 싶었던(혹은 사고 싶었던) 것들을 '지금이 그때다!' 하는 맘으로 실행(또는 구매) 해버리는 행동력까지 나이 먹는 것을 자신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까, 본받고 싶은 모습들이다.



이사, 집 꾸미기, 쇼핑, 친구들과의 대화 등등의 일상과 여행에 있어서 마흔이라 달라진 점이 있는지를 짚어주기도 하고, 이러한 생활 전반의 기본이 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기분 좋은 마흔'의 생활을 꿈꾸고 실행하고 만끽하는 주인공의 얼굴에는 늘 홍조가 그려져 있는데 얼마나 만끽하고 있는 건지 부러울 따름ㅋㅋ


대부분의 사람이 나이 먹을수록 자신에 대해 더 알게 되고 가진 것이 더 많아질 텐데도 왜 우리는 자신의 나이에서 쉽게 행복해지지 못할까. 책의 내용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마흔이라는 이유로 움츠러들고 멈춰있기보다는, 도전해 보고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을 겁내지 않는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 젊을 때 오히려 완벽주의 성향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이제는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때도 있다는 걸 알아가는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오즈 마리코였다. 술술 읽히는 만화이자 일상 에세이, 오즈 마리코의 유쾌하고 행복한 마흔의 일상을 보면서 언젠가 성큼 다가올 나의 마흔도 상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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