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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6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이름은 많이 들었고, 그가 쓴 작품을 책으로만 몇 번 만났다. 이번에 읽은 <상자 속의 양>도 국내에 6월 10일 개봉한 영화의 시나리오북으로 나는 또 그가 만든 영화보다 글로서 먼저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가 아이와 똑같이 생긴 AI 휴머노이드를 데려오는 이야기. 이 시나리오 속 굵은 줄거리처럼 소중한 사람의 상실을 AI 기술과 휴머노이드를 통해 극복하거나 애도하거나 혹은 회피하는 이야기는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실제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이러한 기능과 서비스는 고레에다 감독의 예상처럼 아주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사라진 아이와 똑같은 외모를 한 휴머노이드는 충전을 해줘야 하고, 물에 닿지 못하는 등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 켄스케와 오토네가 어린 왕자를 읽어줄 때 '상자 속의 양'을 알아본 어린 왕자와는 달리, 카케루는 상자는 '상자'라는 정보 값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이처럼 아이의 빈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데려온 휴머노이드는 정보를 넣은 만큼은 기존의 '카케루'와 닮았지만 결코 같은 존재가 될 수 없다. 켄스케와 오토네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카게루를 다른 존재로 인식하면서 점차 실제 자신들의 아이였던 '카케루'를 애도하고 보내줄 수 있게 된다.
주요 줄거리는 위의 내용과 같지만, 카케루처럼 누군가의 아이를 대신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를 돕는 미지의 존재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또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과거를 덧입혀 만들어진 휴머노이드에게 '너희는 인간의 과거가 아니다. 미래다'(본문중 66p) 라고 말하며 그들이 인간을 떠나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휴머노이드 카케루가 주위의 여러 인물들을 만나며 성장해가는 모습과 그 안에서도 우리가 '유전'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주 양육자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는 과정도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
이 책은 영화 스틸컷으로 시작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본문으로 하는데 그 뒤에 '특별 수록'된 포인트가 있다. 영화의 인공인 오토네와 켄스케를 인터뷰한 듯한 느낌의 설정자료, 그림 콘티, 그리고 고레에다 감독의 후기 겸 영화제작 일지 같은 이야기까지 총 세 가지의 부록이 있다. 시나리오 뒤에 실린 부분은 선물 같아서, 그냥 영화를 보러 갔는데 깜짝 시사회였던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구성적으로도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