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 생각 : 살아간다는 건 뭘까 인생그림책 2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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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한 번쯤은 다 해봤던 질문들. 나에 대해, 내 주변에 대해, 점점 범위를 넓혀 세상 만물에 대해 던졌던 질문과 단편적인 생각들. 물음표를 붙여 한 번씩 더 돌아보게 만드는 문제들. 단순한 현상부터 감정, 그리고 점차 깊어져 철학적인 생각들까지 질문의 저변이 확대되고 축소되기를 반복하는 이 책은 참 신기하다.


'나는 커서 뭐가 될까?', '그 애가 날 좋아할까?' 처럼 어릴 때 궁금해했던 질문들,'나는 왜 늘 벽에 부딪히지?', '왜 언제나 봄날이 아닌거야?'처럼 실패와 절망을 겪어야만 나올 수 있는 질문들, '저 별을 딸 수 있을까?', '새들은 하늘을 나는 게 재밌을까?'처럼 조금은 몽상적인 질문들,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만 생각할 수 있다면, 행복할까?', '살아간다는 일의 의미는 뭘까?'처럼 세상과 삶에 대한 질문들까지 특별히 단계적으로 심화되는 것이 아니라 마구잡이로(정말 생각나는 대로 질문들을 적은 것처럼) 섞여 있다. 두서없는 질문들에 비해 그림들은 은근한 통일성이 있어 마치 그림을 먼저 시리즈로 그려놓고 그림을 보며 떠오르는 질문들을 적어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림에 비해 글밥이 적어서 그냥 '읽기만'한다면 정말 순식간에 완독할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질문에 답을 생각해보고, 입으로 말해보고, 글로 적어보며 읽는다면 적어도 하루 이틀로 완독하기는 힘든 책일 것 같다. 질문을 던져 생각을 하게 이끌어주는 책.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나이에 따라 조금 어려운 질문도 있겠지만 생각의 폭을 정말 넓혀줄 수 있을 것 같다. 질문에 답을 달아보면 책의 제목대로 '허튼 생각'이란 건 세상에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혹은 누구나 허튼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알려주는 걸까.


살다 보면 생각만큼 모든 일이 잘 풀리지는 않아서 누구나 벽에 부딪히고 가끔은 깊이 절망한다. 반대로 행복에 흠뻑 빠질 때 또한 있다. 희로애락 같은 감정의 기복은 보통 생각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데 그래서인지 정말 예쁜 그림과 함께 있는 질문인데도 감정에 관한 질문들은 더욱 서글퍼지고, 깊이 공감하며 울컥하는 질문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독서치료에 쓰기도 정말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이제 이 서평을 다 쓰고 나면 이 책의 모든 질문에 짧게나마 답을 달며 다시 한번 읽어보려 한다. 내게 가장 쉬운 질문, 힘들었던 질문이 뭔지를 찾아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자가 판단을 해보기에도 좋지 않을까. 하드커버에다 속지마저 단단한 책이니 내가 얼마든 다시 펼쳐도 튼튼하게 유지될 것 같은 점이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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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에게 웅진 모두의 그림책 30
전이수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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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에는 작가의 편지가 붙어있다. 자신의 보물 같은 하루하루를 글과 그림으로 담았다고, 이 책을 통해 각자의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해달라고. 목차의 각 파트가 'Letter' 라는 단위로 쓰인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 같다. 그림의 해설집 같기도 하고, 일기 같기도 하고, 혹은 누군가(독자, 엄마, 혹은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한 이 책의 글들은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아직 어린아이인 작가가 형제들과 뛰놀며 생각한 것, 평화스러운 나날의 감사함, 환경과 생물과 사람에 대한 관찰과 생각들, 스스로 하는 선한 다짐들, 그리고 엄마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편지글까지. ​


어젯밤엔 불을 끄고 자려고 누웠는데

반딧불이가 한 마리 들어와

우리의 별이 되어주었다.

나의 하루 시간은 늘 이렇게 행복하다.


(본문 중 '우리 집 2', 발췌​)


작가에게 가족은 굉장히 소중하고 커다란 존재인데, 씩씩하고 똑똑한 바로 아래 동생 우태와 아직 보살펴줘야 할 점이 더 많은 어린 동생들 유담이, 유정이가 등장하는 이야기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엄마에게 배운 점, '우리 엄마는 이런 사람이에요' 하는 자랑 섞인 글들을 보면 참 사랑스러웠다. 동생 우태의 이름은 작가의 이름만큼이나 잊히지 않을 것 같은데 Letter 4의 '강인함' 이라는 글에서 우태가 유정이를 위해 소리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고, 형인 이수가 보기에도 동생의 그런 모습이 멋지고 강인해 보였기에 이런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Letter 5. 들리지 않나요'에서의 다룬 글들도 인상적이었는데 사람들이 만들어낸 빛에 눈이 멀고 온난화로 얼음이 녹아버린 환경에 살고 있는 북극곰 이야기,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조각들로 배를 가득 채운 새들의 서러운 울음소리, 세계의 반은 굶주린다는 기아 상황과 빈곤문제, 노키즈존에 관한 경험담 등등 어른들도 필히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아이들의 시점으로 본 문제들의 심각성과 새로운 시각이 신선했다. ​

​​

각 파트가 나뉘는 페이지에 이수가 글을 쓰고, 기타를 치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들이 작은 사진으로 보여지는데, 그리는 그림의 사이즈가 제법 커서 조금 놀라웠다. 화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현직 예술가로서 커다란 그림을 그려내고 그림과 관련해서도 글을 쓰는 작가의 실제 모습은 나이에 걸맞는 순수해 보이는 모습이라 신기했다. 참고로 책 맨 뒤쪽 작가의 편지가 붙어있는 페이지의 옆 페이지에는 왼쪽 아래에 QR코드가 있어 이를 통해 작가의 작업 영상도 볼 수 있다.



운이 좋게도 정식 출간 전에 가제본으로 먼저 책을 받아 읽고 서평을 남기게 되어, 내게는 페이지의 묶음별로 몇 등분 분리되어 있는 책이 왔다. 책은 그림만 보면 이대로 낱장으로 간직하다 액자에 넣어두고 싶었고, 글 중심으로 보자면 글에 맞는 그림과의 순서를 어지럽히고 싶지 않아 하나로 묶어두고 싶었다. 아직도 제본을 따로 할까 그대로 둘까 고민 중이다. 글은 솔직하고, 인간으로서 성장해나가는 와중에 느끼는 조금은 복잡하고 무거운 마음과 생각이 와닿아서 좋았고, 가끔 나오는 시적인 문구들이 정말 예뻤다.


엄마가 빨리 건강해져서 나랑 한라산에 올라갈 수 있으면 좋겠어. 

그래서 난 오늘도 이렇게 기도해.

'엄마의 아픔이 꽃으로 변하게 해주세요.'

엄마, 오늘도 힘내줘서 고마워. 사랑해.


(본문 중 '엄마에게 2', 발췌)


그림들은 저마다 개성적이었지만, 표지로도 사용되었던 '위로 3'의 글과 함께 실린 그림, 그리고 바다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는 '떠오르는 꽃'이란 글과 함께 실린 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이 그림 역시 표지의 회색 배경 쪽으로 부분 사용되었다) 대부분 그림 하나당 한편의 글이 쓰여 있고 글 맨 위에 쓰인 제목은 글의 제목인지 그림의 제목인지, 혹은 둘 다인지도 모른다. 추상적인 그림과 정물화에 가까운 그림, 상징적인 그림들도 있었다. 몇몇 그림은 정말 작품 같았고 몇몇 그림은 초등학생 그림일기에 나올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도 있었다.





글에서도 느껴지듯 작가는 어린이로서, 예술가로서, 작가로서 점점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2008년생, 아직 초등학생인 나이에 이번에 출간된 <소중한 사람에게>까지 6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로서의 이력은 이미 대단하지만, 이 글을 읽는 어른들이라면 전이수작가의 엄마아빠, 혹은 이모삼촌 같은 마음으로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대견스럽고 훈훈하다고, 그 마음과 솜씨가 모두 예쁘다고, 그러니 부디 이대로만 자라주길.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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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2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2
데일 카네기 지음, 길문섭 그림 / 미르북컴퍼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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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의 고전이라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만화로 옮겨놓은 책<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총 2권으로 출간된 책으로 앞서 리뷰를 남긴 1권에 이어 2권도 따로 리뷰글을 남긴다. 2권에서 다루는 파트의 제목들을 옮겨 적자면 다음과 같다. 'PART 3. 상대방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 'PART 4. 리더가 되는 9가지 방법', 'PART 5. 기적을 낳은 편지들', 'PART 가정을 행복하게 만드는 7가지 방법'

가장 관심이 갔던 파트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이었다.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대답인 '네'를 몇 번 끌어내는 것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기 쉬워진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평소 아무렇지 않게 쓰던 비난조나 명령조의 말투를 부드럽게 바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이 방법들은 가까운 인간관계보다도 일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대할 때 실제적으로 써먹기 좋은 방법들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마지막 파트는 가정의 행복에 대한 원칙만 보면 긍정이 되는데, 예시들이 좀 예전 이야기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새삼 이 책이 쓰인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걸 실감하게 해줬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참고로 그 파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아버지는 잊어버린다>라는 제목의 W. 리빙스턴 라니드(본문 중 226p)의 책의 내용은 꽤 인상적이었다.

2권을 보면서는 원작에 비해 만화 버전의 장단점을 조금 더 크게 느꼈던 것 같다. 책의 조언대로 장단점을 말할 때 장점을 먼저 말하자면, 책을 읽기 전 기대처럼 만화로 그려져있어서 접근성이나 가독성이 좋다는 것은 장점인 것 같다. 책을 읽을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면 만화 버전의 이 책을 읽으면 (만화책치고 글 양이 많은 편이지만) 아무래도 더 적은 시간으로 같은 내용을 완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각 파트의 내용이 딱히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파트의 제목을 보고 필요에 따라 1권 혹은 2권만을 선택해서 읽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만화이다 보니 가끔 마음에 드는 짤을 발견할 수도 있다. 설명 조의 글을 만화로 옮기다 보니 그림의 액션이 많지 않은데 그래서인지 감정이나 성패를 과장된 표정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제법 있어서 그림체나 웃음 코드가 맞는 사람이라면 제법 재밌게 이 책을 읽지 않을까.




반면 단점은 아무래도 원작의 표현을 100퍼센트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에 책의 전개나 여러 사례들을 풀어놓는 데 있어서 유연성과 설득력이 조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책에 함께 붙어있는 홍보용 띠지에는 원작의 본문 글을 그대로 적어놓았다. 나는 표지와 뒤표지, 책날개, 띠지 등에 쓰인 글들을 본문보다 먼저 읽어보는 편인데, 띠지에 기록된 그 문구 역시 먼저 읽고 책을 읽었다. 띠지 속 문구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만화 속에서 그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원글을 알고 봐서인지 모르겠으나 전체 문장이 너무 생뚱맞게 잘려 있어서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가 크게 눈치채지 못했을 뿐 ​만화이니만큼 생략된 부분이 있겠구나 하고 크게 느꼈다. 이런 문장 원문의 디테일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원작을 읽는 걸 추천하겠다.

원작에서는 이 책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1권과 마찬가지로 2권에서도 작가는 마지막에 늘 당부한다. 책을 읽었으니 이제 실천에 옮기라고,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꼭 성공하라고. 확실히 한번 쓱 읽는 것만으로 조언을 얻고, 그걸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혹은 주변의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건 무리한 바람일지도 모른다. 자기계발서는 기타 다른 장르에 비해 그 책의 내용을 실천에 옮기는데 더 깊은 의의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단 한 번 이 책을 읽은 나는 어느 부분을 기억하고 어느 부분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



(1-2권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컷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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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1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1
데일 카네기 지음, 길문섭 그림 / 미르북컴퍼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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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은 책으로 나오기 전 작가이자 교수인 '데일 카네기'의 강연으로도 유명했고, 책으로 출간된 이후로도 꾸준히 사랑받아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한다. 워낙 큰 사랑을 받아온 자기계발서 분야의 스테디셀러이지만 얼마 전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라는 TV프로그램을 통해 또 한 번 소개되면서 다시금 그 인기가 높아졌다. <만화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글로 쓰인 원작을 토대로 만화로 다시 그려진 책으로 핵심적인 내용은 유지하되 직접 말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여러 인물들을 등장시켜 보여주면서 조금 더 쉽고 생동감 있게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자기계발서를 거의 읽지 않는다. 유명하다는 자기계발서들을 몇몇 읽어보았지만 별다른 감흥을 받지 못했고, 그저 뻔한 이야기 같았고, 그리 도움이 된다고 느끼지도 못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인간관계에 대해서만은 사람이 살면서 내내 골치를 썩히는 부분이기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어디서든 조언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라,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대놓고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을 다룬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다. 거기에다 만화로 그려졌다니 자기계발서에 익숙지 않는 나 같은 독자라도 조금 더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인간관계론>은 데일 카네기가 실제로 강연했던 내용에 자신과 역사적 인물들의 경험 그리고 강연을 듣고 난 뒤 변화를 겪은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을 총망라해 만든 책이라고 한다. 만화 버전의 이 책은 총 2권으로 출간되었고, 내용은 크게 총 6파트로 나뉘는데 1권에서는 'PART 1. 인간관계의 3가지 기본 원칙', 'PART 2.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6가지 비결'의 내용까지가 담겨있다. 그리고 책의 초반 책이 만들어진 경위와 당부사항도 따로 그려져 있다. '이 책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한 9가지 제언'이라는 제목까지 달려있는 당부사항은 짧게 요약하자면 이 책을 가까이에 두고 반복해서 읽고, 기억하고, 실천에 옮기고, 옮긴 것을 기록하라는 내용이다. 자신을 변화시키고 획기적인 인간관계의 개선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언대로 시행해 보는 것도 적극적인 책의 활용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인간관계의 비법이 궁금하다면 단순히 목차를 읽어보면 된다. 저자가 연구하고 축적한 데이터로 만들어낸 여러 가지 법칙이나 원칙, 비결 등은 목차에 대놓고 쓰일 만큼 간단히 한 줄로 요약이 된다. 그리고 그 한 줄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 작가는 여러 가지 실제 사례들을 모았다. 그 사례 속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들(정치인, 문인, 성공한 기업가들 등등)이 등장하기도 하고, 하나하나 실명으로 거론되지만 누군지는 잘 모를 작가의 주변인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규칙으로 이런 성공사례들이 이만큼이나 있는데 못 믿겠어? 하는 자신감이랄까. 단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자신의 비결을 외치는 저자가 이 만화책에서는 주인공이자 서술자로 늘 등장한다.


난 사례에 등장하는 문인들의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웠는데, 아무래도 유명하면서 내가 작가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라 더 재미있게 느껴진 것 같다. 사람들에겐 '위대한 인물이 되고 싶은 욕망' 즉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늘 있기 때문에 그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방법으로 '솔직하고 진지하게 칭찬을 건네라'라는 인간관계의 법칙에 대해 설명할 때 내가 아는 문인들의 이름이 나온다. 실제 인물들뿐 아니라 책 속의 내용으로 사례를 들기도 하는데 언급되는 책들마다 꽤 관심이 갔다.



<인간관계론>은 데일 카네기가 실제로 강연했던 내용에 자신과 역사적 인물들의 경험 그리고 강연을 듣고 난 뒤 변화를 겪은 여러 사람들의 경험담을 총망라해 만든 책이라고 한다. 만화 버전의 이 책은 총 2권으로 출간되었고, 내용은 크게 총 6파트로 나뉘는데 1권에서는 'PART 1. 인간관계의 3가지 기본 원칙', 'PART 2.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6가지 비결'의 내용까지가 담겨있다. 그리고 책의 초반 책이 만들어진 경위와 당부사항도 따로 그려져 있다. '이 책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한 9가지 제언'이라는 제목까지 달려있는 당부사항은 짧게 요약하자면 이 책을 가까이에 두고 반복해서 읽고, 기억하고, 실천에 옮기고, 옮긴 것을 기록하라는 내용이다. 자신을 변화시키고 획기적인 인간관계의 개선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제언대로 시행해 보는 것도 적극적인 책의 활용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인간관계의 비법이 궁금하다면 단순히 목차를 읽어보면 된다. 저자가 연구하고 축적한 데이터로 만들어낸 여러 가지 법칙이나 원칙, 비결 등은 목차에 대놓고 쓰일 만큼 간단히 한 줄로 요약이 된다. 그리고 그 한 줄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 작가는 여러 가지 실제 사례들을 모았다. 그 사례 속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들(정치인, 문인, 성공한 기업가들 등등)이 등장하기도 하고, 하나하나 실명으로 거론되지만 누군지는 잘 모를 작가의 주변인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런 규칙으로 이런 성공사례들이 이만큼이나 있는데 못 믿겠어? 하는 자신감이랄까. 단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자신의 비결을 외치는 저자가 이 만화책에서는 주인공이자 서술자로 늘 등장한다.

난 사례에 등장하는 문인들의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웠는데, 아무래도 유명하면서 내가 작가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이라 더 재미있게 느껴진 것 같다. 사람들에겐 '위대한 인물이 되고 싶은 욕망' 즉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늘 있기 때문에 그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방법으로 '솔직하고 진지하게 칭찬을 건네라'라는 인간관계의 법칙에 대해 설명할 때 내가 아는 문인들의 이름이 나온다. 실제 인물들뿐 아니라 책 속의 내용으로 사례를 들기도 하는데 언급되는 책들마다 꽤 관심이 갔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한 위인들의 흥미로운 사례들이 있다. ( 중략 ) 프랑스의 빅토르 위고는 파리 시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꾸려는 야심을 품기도 했으며, 셰익스피어의 경우 자기 가문이 사용할 수 있는 문장을 받아 자신의 이름에 영광을 더했다.

본문 중 55p



1권의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게 만들려면 미소 짓고(원칙 2), 상대방의 이름을 소중히 여기고 기억하라(원칙 3) 이 두 가지였다. 이 두 가지를 포함해서 인간관계의 모든 법칙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이 두 가지는 여러 원칙들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노력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늘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원칙대로 사람을 대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꼭 호감을 얻어야 할 사람들, 내가 오래 보고 자주 만나야 할 사람들, 그리고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겐 최소한의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게 아닐까,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 역시 그 정도의 노력을 하고 있는 걸까,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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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고양이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마치다 나오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살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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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빤히 바라보는 고양이가 있다. 경계하는 눈초리도 아니고 무언가 기대하는 표정으로 얌전히 당신을 바라보고만 있다. 목걸이도 없고, 털은 깨끗하지만 딱히 집고양이는 아닌 것 같아서 당신은 그 얌전한 고양이를 뭐라 부를지 잠시 생각한다. 내 경우에는 "고양이다"라고 말하곤 막연히 반가워할 것 같다. 그러면 그 고양이는 실망한 듯 등을 돌리고 떠나갈지도 모르겠다.

책 속의 고양이는 제목대로 '이름 없는 고양이'다. 어릴 때는 '아기 고양이', 커서는 '고양이'라 불렸다. 그래서 늘 자신의 이름을 갖고 싶어 했다. 온 동네를 돌아다녀도 각자의 이름을 가진 고양이들이 많아서 그들이 이름을 가졌다는 걸 은근 부러워했다. 고양이가 아닌 강아지와 꽃마저도 이름이 있는데 아무도 이름을 지어주지 않아서 자신만 이름 없이 살고 있다. 길고양이, 더러운 고양이, 훠이, 저리 가 등등 사람들이 자신을 보면 하는 말들이 이름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서 더욱 안쓰러웠다.

이름있는 동네 고양이들을 슬쩍 돌아보며 자신의 이름을 갖고 싶어 하는 이름 없는 고양이의 심정이 담긴 이 책은 길고양이의 사연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자신을 이름으로 불러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외로운 존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며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를 떠올린 사람이 꽤 많지 않을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라는 시의 구절처럼 누군가에게 호명된다는 건 곧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의 고양이는 그 호명될 이름조차 없어서 더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 동물을 키울 때 맨 처음 하는 일은 아마도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다. 책 속 동네 고양이들처럼 씩씩하게 건강하게 살라고, 털색이 사자를 닮아서 등등 의미와 애정을 담아 이름을 짓고 그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준다. 이름은 곧 관계의 시작을 말한다.





책 표지 안쪽에는 많은 고양이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뒤표지 안쪽은 같은 그림에 각자의 이름이 더해져 있다. 책에 등장하는 고양이들도 있어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그 고양이를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이 책을 읽을 때면 이 고양이들의 이름을 붙여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림이 굉장히 예쁘고, 의미 있는 내용도 담겨 있어서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사랑스러운 고양이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책, 길냥이를 비롯한 이름 없는 고양이들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책, 이름과 관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언젠가는 고양이가 지구를 정복할 것이라는 우스갯말이 있을 만큼 고양이는 사람을 홀리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동물이다. 많은 고양이들이 그들을 소중히 여겨줄 누군가를 만나 마음껏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그 매력 더 뿜어낼 수 있길. 책 뒤표지에 웹툰 <탐묘인간>의 작가 SOON이 남긴 추천사처럼, '세상의 많은 길냥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가지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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