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 생각 : 살아간다는 건 뭘까 인생그림책 2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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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한 번쯤은 다 해봤던 질문들. 나에 대해, 내 주변에 대해, 점점 범위를 넓혀 세상 만물에 대해 던졌던 질문과 단편적인 생각들. 물음표를 붙여 한 번씩 더 돌아보게 만드는 문제들. 단순한 현상부터 감정, 그리고 점차 깊어져 철학적인 생각들까지 질문의 저변이 확대되고 축소되기를 반복하는 이 책은 참 신기하다.


'나는 커서 뭐가 될까?', '그 애가 날 좋아할까?' 처럼 어릴 때 궁금해했던 질문들,'나는 왜 늘 벽에 부딪히지?', '왜 언제나 봄날이 아닌거야?'처럼 실패와 절망을 겪어야만 나올 수 있는 질문들, '저 별을 딸 수 있을까?', '새들은 하늘을 나는 게 재밌을까?'처럼 조금은 몽상적인 질문들,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만 생각할 수 있다면, 행복할까?', '살아간다는 일의 의미는 뭘까?'처럼 세상과 삶에 대한 질문들까지 특별히 단계적으로 심화되는 것이 아니라 마구잡이로(정말 생각나는 대로 질문들을 적은 것처럼) 섞여 있다. 두서없는 질문들에 비해 그림들은 은근한 통일성이 있어 마치 그림을 먼저 시리즈로 그려놓고 그림을 보며 떠오르는 질문들을 적어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림에 비해 글밥이 적어서 그냥 '읽기만'한다면 정말 순식간에 완독할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질문에 답을 생각해보고, 입으로 말해보고, 글로 적어보며 읽는다면 적어도 하루 이틀로 완독하기는 힘든 책일 것 같다. 질문을 던져 생각을 하게 이끌어주는 책.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나이에 따라 조금 어려운 질문도 있겠지만 생각의 폭을 정말 넓혀줄 수 있을 것 같다. 질문에 답을 달아보면 책의 제목대로 '허튼 생각'이란 건 세상에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혹은 누구나 허튼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알려주는 걸까.


살다 보면 생각만큼 모든 일이 잘 풀리지는 않아서 누구나 벽에 부딪히고 가끔은 깊이 절망한다. 반대로 행복에 흠뻑 빠질 때 또한 있다. 희로애락 같은 감정의 기복은 보통 생각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데 그래서인지 정말 예쁜 그림과 함께 있는 질문인데도 감정에 관한 질문들은 더욱 서글퍼지고, 깊이 공감하며 울컥하는 질문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독서치료에 쓰기도 정말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이제 이 서평을 다 쓰고 나면 이 책의 모든 질문에 짧게나마 답을 달며 다시 한번 읽어보려 한다. 내게 가장 쉬운 질문, 힘들었던 질문이 뭔지를 찾아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자가 판단을 해보기에도 좋지 않을까. 하드커버에다 속지마저 단단한 책이니 내가 얼마든 다시 펼쳐도 튼튼하게 유지될 것 같은 점이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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