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투자 - 하버드 최고의 수면법
다나카 카나타 지음, 장은정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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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이 중요하다'라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동의하지만, 잠을 잘 자는 것이 배워야 하고 함양해야 할 능력이라는 주장에는 과연 어떨까. 후자의 주장이 와닿지 않는다면 이 책에서 쓰이는 '수면력'이나 '수면 교육'이라는 단어를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고들 흔히 말하는데 저자는 수면은 '절약'이 아닌 '투자'해야 할 대상(58p)이라고 강조한다. ​

 


일단 나의 수면 패턴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주말에 몰아자는 등 오래 자는 게 해결법이 아니라는 것과 '수면 부족 상태는 술 취한 상태나 마찬가지'라고 콕 집어주자 이 책을 읽고자 하는 의욕이 상승했다. 핵심 문장에 형광펜으로 칠한 것처럼 강조 표시가 되어 있고 간결한 문장과 다양한 도표가 포함된 본문은 망설임 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해준다. 책에서 말하는 수면 투자는 단순히 '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낮에 하는 모든 활동이 수면을 위한 투자가 되며, 식사(된장국 레시피까지 있다)와 운동, 뇌사 용법까지 관련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양하고 바람직한 활동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면 부족이 가져오는 장단기적 부작용들을 알려주고, 자신에게 잘못된 수면습관이 있는지 등을 체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수면시간을 조사해 봤을 때 8시간을 웃도는 대부분의 나라들과 달리 7시간대로 떨어지는 두 나라가 바로 한국과 일본이다. 그리고 사람이 일주일 동안 6시간씩 수면할 경우 뇌기능이 하룻밤을 꼬박 새운 상태와 같은 수준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기억에 남는다. 부족하거나 잘못된 수면법이 지속될 경우 미치는 악영향을 생각하면 좋은 수면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게 된다. 어렵지 않지만 잘 실천하지 못하는 바른생활 표본과도 비슷한 수면 투자법을 집대성해놓은 책. 쉽게 읽히니 단숨에 읽어가며 내 몸과 생활을 위한 진정한 수면 투자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수면의 질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투자를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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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해시태그 - 혐오와 차별을 없애는 운동
정연숙 지음, 오영은 그림 / 풀빛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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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다양한 해시태그를 쉽게 볼 수 있는 요즘, 작은 '#'은 단순한 검색 기능을 넘어서 함께 연대하고, 혐오와 차별을 없애는 힘을 모을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저자는 실제로 세상을 움직이는 해시태그 운동의 사례를 본문에서 소설처럼 각색하여 들려주고, '# 한걸음 더 생각 넓히기'라는 코너를 통해 조금 더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들을 알려준다.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 덕분에 챌린지 등 워낙 유명해 알고 있던 것도 있었고, BugsR4girls나 PinkShirtDay 등 처음 알게 되어 생소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해시태그의 메시지는 센스 있는 작명 덕분에 그 의미가 대부분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편이라 내용을 들여다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이 책을 보면 정말 다양한 해시태그 운동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는데, 해시태그 운동을 참여하거나 시작하는 것이 '쉽다'라는 게 주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나 SNS를 하고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참여를 호소하면 그 해시태그 운동에 얼마나 진심인지는 몰라도 참여하는 순간 그 의미에 대해서는 알게 되고 그 주변에도 순식간에 전파된다. 접근성과 강한 전파력은 해시태그 운동의 큰 강점이다.





여럿이서 한목소리를 내는 것, 사회를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꿔보자는 것이 사회운동의 취지라고 알고 있다. 해시태그 운동은 '더 좋은 방향'에 대해 여럿이 동의하고 있음을 즉각적이고 가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회운동과 방향에 대해, 해시태그 운동의 방법과 실제 사례에 대해 이 책은 소설 형식과 삽화를 더해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쉽게 풀어낸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폭넓은 독자들이 반길만한 좋은 책. 인권, 사회운동, 아이들의 교양분야의 책을 찾고 있다면 꼭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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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 마블 1 - 비정상 시공그래픽노블
G. 윌로우 윌슨 지음, 애드리언 알포나 그림, 이규원 옮김 / 시공사(만화)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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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지?

- 지금요? 아름답고 멋진 사람. 나쁜 놈들을 혼내주며, 훨씬 덜 복잡하게 사는 사람요. 당신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차이가 있다면 저는 전통적이면서도 차별적인 의상을 입고, 커다란 통굽 신발로 악당들의 엉덩이를 걷어차겠죠.

(본문 중)



마블이 그려낸 영히어로가 궁금했다. 10대 소녀, 까만 피부, 무슬림에 이민자 가족 등 캐릭터 설정에서부터 지금까지의 마블 히어로들과 차이점이 두드러지는 주인공이 영웅으로서 어떤 서사와 매력을 가지고 있을지 절로 기대가 된다. 6월 초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드라마화된 작품이 공개되기도 해서 더욱 이런저런 소식을 듣게 되어 관심이 쏠리는 것도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평소 마블 시리즈를 책보다는 영화로 접한 경우가 더 많아 책으로 읽는 마블은 어떨지 궁금했던 것도 있다.


캡틴 마블을 좋아하는 소녀 카밀라는 어느 날 안개에 휩싸여 캡틴 마블을 비롯한 히어로들과 대화를 나누고 초능력을 얻게 된다. 카밀라의 능력은 신체의 부분이나 일부를 변형(크기, 모양) 시키는 것인데 아예 다른 타인으로 변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술에 취해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려다 얼결에 처음 능력을 사용한 카밀라는 캡틴 마블과 유사한 모습으로 변한다. 금발에 긴 부츠, 레오타드차림으로 변한 카밀라는 그 능력에 대해 만족하기는커녕 당혹감과 불편을 느낀다. 타인이 되는 일은 즐겁다기보단 지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원래부터 뛰어난 사람은 없어. 하다 보면 좋아지는 거야. (본문 중)



그 후 카밀라는 자신에게 능력이 주어진 이유는 무엇이고, 그 능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며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첫 번째 활약에서 미즈 마블이라는 호칭과 유명세를 얻게 되는데 첫 등장과는 달리 점점 달라지는 겉모습의 변화를 포착하는 것도 재미있다. 뒤로 갈수록 카밀라가 능력을 쓰는 모습이나 겉모습이 한결 편해 보인다는 것도 느껴진다. 누군가를 그대로 따라 하거나 누군가가 되고 싶다는 꿈보다는 더 자신다운 모습을 찾아 점점 성장하는 미즈 마블. 1권에서는 미즈 마블의 탄생과 적응기였으니, 앞으로 펼쳐진 성장 스토리도 더욱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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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으로 살다 - 짧지만 강렬하게 살다 간 위대한 예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이야기
케이트 브라이언 지음, 김성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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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예술성과 화제성을 인정받아 작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부와 명예를 갖게 된 예술가가 얼마나 될까. 죽음 이후 그들의 작품이 주목받고 가격이 크게 오르고 예술성을 인정받은 소위 '요절한 천재화가'라는 타이틀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이 높이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로 그들의 이른 죽음이 거론될 수 있는 걸까. <불꽃으로 살다>의 저자 케이트 브라이언은 30명의 요절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묶어 책으로 내면서, 서문에서 '그들이 젊어서 죽은 것과 그들을 위대하게 만든 것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탐색해 보고자' 했다고 말한다. 


30명의 예술가들 이야기는 당연하지만 정말 제각각이었다. 한 예술가의 삶과 죽음을 낭만화하거나 신화화 한 경우가 있는 반면, 죽음 이후로 그들의 작품을 알리고자 노력한 어떤 이들이 있기에 지금의 위대함을 인정 받은 경우도 있다. 죽음 이후 그들이 남긴 작품 해석에 있어 어떤 프레임을 씌우기도 하고, 그 해석을 거부하는 유족들의 이야기도 있었다. 드물지만 키스 해링처럼 자신의 짧은 생을 예견하고 더욱 작품 활동에 매진한 예술가도 있었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뜬 이도 있었다. 짧았던 예술 활동 시간 안에 수천 점 이상의 작품을 남긴 사람도, 반대로 아주 적은 수의 작품만을 남긴 이도 있다. '요절한 천재 예술가'라는 한 줄로 요약하기엔 그들의 너무도 개별적인 삶을 살았고, 하나같이 위대하지만 개성적인 작품들을 남겼다. 





라파엘로, 고흐, 에곤 실레, 키스 해링 등등 누구나 알법한 유명한 예술가들만 이 책에 실린 것은 아니다.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은 활동했던 시기는 물론 그들이 활동한 분야도 다양해서 내가 잘 모르는 예술가들을 소개받는 재미도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시기를 살았던 라파엘로가 있고, 1980년대 세상을 떠난 바스키아 등의 인물도 있고, 책의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바살러뮤 빌이 죽은 해는 2019년으로 바로 3년 전이다. 그림 작품을 남긴 화가들뿐 아니라 사진, 영상, 행위예술, 벽화, 팝아트 등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책에 실린 일러스트도 인상적이었다. 각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린 일러스트는 본문이 시작되기 전 왼쪽 페이지에 가득하게 그려져 있는데, 작가의 초상의 배경으로 그들의 대표작들이나 시그니처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예술가들의 실제 작품은 본문 중간에 한두 장 정도 실린 게 전부여서, 그 아쉬움을 살짝 달래준다고 해야 할까. ​책을 읽는 내내 예술가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들의 생의 시간은 비록 빠르게 끝이 났지만, 그들의 작품은 여전히 남아 여러 사람들에게 그들의 이름과 삶과 죽음 그리고 예술을 알리고 기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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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곰
전이수.전우태 지음 / 서울셀렉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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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제주섬에 갑작스레 나타난 빙하. 사람들은 순식간에 몰려들어 그 빙하를 관찰하고, 안을 탐험하고, 인증샷을 찍고, 심지어 얼음을 깎아 빙수를 만들어 판매한다. 그림책은 제주에 나타난 빙산을 한 톨도 남김없이 이용해먹으려는 못난 사람들의 모습과, 빙하와 함께 제주로 떠내려온 북극곰이 주인공 이수와 만나는 이야기를 함께 다룬다.

빙하를 구경하며 빙수를 사 먹은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 수많은 사람 중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 하나, "나 하나쯤 어때?" 하며 뻔뻔한 발언을 하는 사람도 하나,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침묵. 그 결과는 바로 옆 페이지에 그려져 있듯 쓰레기통을 넘어 엉망이 된 해안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림은 단순하고 색도 다양하게 쓰여 알록달록 매우 귀여운데, 이기적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아프게도 꼬집어준다.




한편 북극곰은 자신을 잡으려는 사람들을 피하다 이수의 집까지 오게 된다. 이수는 겁을 먹어 멀리 달아나는데 도착한 곳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새들,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박힌 거북들이가 있는 쓰레기로 뒤덮인 해안가였다. 희한하게도 그곳에선 모든 동물들이 말을 하고, 저마다 자신이 어떤 환경에 처했는지를 이야기한다. 머리에 검정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채 힘들어하는 북극곰도 그 자리에 나타나 오해를 푼다.


굉장히 충격적이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인간이 만들어놓은 환경오염에 다치고 피해를 입는 동물들의 모습들. 까만 기름을 뒤집어쓴 새들,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거북이, 비닐봉지에 발이나 입이 묶인 동물들의 뉴스는 물론 환경오염을 다룬 책들이 넘쳐나는데 환경오염이나 더 나은 미래에 대해 관심이 많은 작가에게 그러한 정보들이 큰 영향을 미친 걸지도 모르겠다.




이수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제주를 떠난 곰은 집을 찾을 수 있을까.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 등으로 빙하가 녹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안다. '나 하나쯤 어때?' 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점차 환경을 망가뜨리는 동안 북극곰은 사라져가는 집을 찾지 못해 영영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책 속의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현실의 어른들과 매우 비슷한데, 하나같이 고민할 것과 보아야 할 것을 잘못 고르고 있다. 제주에 나타난 빙하를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할 게 아니라, 빙하가 제주까지 떠내려온 이유와 그로 인해 피해 받을 존재들을 고민해야 한다. 빙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게 아니라 그 주변에 더러워진 해안과 고통받는 동물들에게 시선을 돌려야 한다.


자기만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그림과 솔직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림책 작가 전이수의 새로운 그림책. 이번 책은 그의 동생 우태도 함께 만들었다. 그림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것도, 책의 말미 '우태와 이수가 함께 만든 그림책'이라 서명처럼 남겨놓은 문장도 귀여운 포인트. 두 어린 작가님의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도 응원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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