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피 바이블 - 홀리고 유혹하고 사로잡는
김시래 지음 / 스몰빅인사이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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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쓰기에 대한 지침서 혹은 모범답안 해설지 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제목에 '바이블'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답게 -해라,-해야 한다는 식의 조언형 혹은 명령형 어미가 잔뜩 쓰인 글이 주를 이룬다. 1장에서 4장은 각 장의 제목이 전하는 요즘 카피의 포인트들을 조금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5장에서는 앞에서 다룬 내용을 압축해 놓은 듯한 '팔리는 카피'의 비법을 다시 한번 짚어주며 각 설명에 실제적인 예시를 잔뜩 보여준다. 각 장의 내용과 예시로 등장하는 카피들의 중복이 약간 있지만, 빠르게 읽히는 책이고 쭉쭉 읽어나갔을 때 저자가 강조하고픈 포인트가 무엇인지 파악하기가 쉬운 책이다. 실무자들이 보았을 때 현실적인 팁들이 많은 책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6장이 가장 흥미로웠다. 6장에서는 분야별로 기존 카피의 전략을 파악해 보고 구체적인 예시를 가져와 책에서 내내 강조한 포인트를 더 살려 카피를 변경, 다시 쓰기('실전! 카피라이팅. 이렇게 다시 쓰면 어떨까?)를 해본다. 책으로 읽다 보니 그 내용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져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기존 카피에 대한 빠른 파악과 새로운 대안을 순식간에 뚝딱뚝딱 내놓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전문가의 사고 회로를 엿보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 간결하게 압축된 문장이 좋다. 입을 막고 거리를 두며 소통하는 시대다.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상황은 이전보다 단순하고 쉬운 기호와 메시지를 선호하게 한다.

- 당신의 관점과 당신의 문장은 당신을 닮는다. 새로운 관점을 얻고 싶다면 인문학적인 시선을 먼저 공부해야만 한다.

(본문 중 40p, 46p)



짧고 굵게 필요한 비법과 조언들을 오밀조밀 잔뜩 모아놓은 책은 오랜만에 읽었다. 글쓰기라는 분야에 늘 관심을 두고 있고 올해는 작법서도 몇 권 접해보았는데, 카피라는 특정 분야의 글쓰기 책을 완독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카피라이터, 혹은 광고 분야의 전문가들의 글쓰기가 어떤 것인지 드러나는 특징들도 흥미로웠고, 카피도 결국 글쓰기라는 점에서 공감 가는 문장들도 꽤 많았다. 책 한 권을 읽었는데 일타강사의 1시간짜리 압축 강의를 듣고 나온 기분이 든다. 카피, 그리고 글쓰기의 공략법을 쉽고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유용한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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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탄 공예 - 돈이 되는 취미생활/덕업일치를 꿈꾸는 분들을 위한 실전 코칭
문가람 지음 / 지와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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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라탄 공예를 소개하거나 초보자들의 취미를 열어주는 책은 아니다. 라탄 공예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본문에 다루고 있지만 무언가 하나를 만드는 시작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알려주는 클래스의 느낌이 아니라 이미 라탄 공예를 접해본 사람들을 위한 팁을 주는 느낌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핵심 기법들을 다룬다. 라탄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 읽는다면 끄덕끄덕 공감하며 읽을 책, 라탄에 관심만 있는 초보자라면 라탄이 궁금해지도록 만드는 책인 것 같다.


1장에서는 라탄의 매력에 빠진 과정을, 2장에서는 취미를 수익화하는 다양한 방법과 관련된 본인의 경험과 팁을, 3장에서는 공방 창업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2장의 내용은 수공예를 취미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혹할 법한 이야기가 들어있고, 3장은 공방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읽으면 참고가 될 것 같다. 4장에서는 라탄 공예의 핵심적인 기법과 활용하기 좋은 기법 그리고 여러 팁들을 공유하고, 5장에서는 저자가 판매했던 다양한 상품들을 보여준다. 맨 처음 저자가 이야기한 라탄의 매력 중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 무궁무진해서 질리지 않는다'라고 언급한 내용이 떠오를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는데, 라탄 공예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5장을 먼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취미로 라탄 공예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책이 아니라, 취미로 라탄을 시작해 수익을 올리는 다양한 판매 경험을 거치고 공방을 차려 본업을 바꾼 저자의 솔직한 경험담이 담긴 책이다. 취미로 시작한 라탄의 매력에 빠지고, 배우고 만드는 것에 몰두하고, 차례차례 수익화 방안을 찾아 경험해 보는 일련의 과정이 잘 정돈된 글로 읽으니 마치 누가 짜놓은 자연스러운 흐름 같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무언가에 꽂히면 바로 실행하는 성격에, 가족의 사정으로 더욱 치열하고 진지하게 '직업'으로서 공방일에 몰두한 글쓴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공방을 열고 지금껏 유지하며 해온 많은 일들을 덤덤하고 꼼꼼하게 적어놓은 일지 같은 책이다. ​실제적인 꿀팁을 발견하기 좋은 책이라 취미의 수익화, 공방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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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의 자화상 - 미래를 개척하는 창의력을 가진 과학자 60인
헤를린데 쾰블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스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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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사진작가이자 인터뷰어인 헤를린데 쾰블이 자신의 본업을 발휘해 만들어놓은 책. 과학자들이 손바닥에 자신의 연구분야, 가치관 등을 담은 한 문장을 적어 얼굴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삶과 자신의 연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왼쪽 페이지를 가득 채운 사진과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 실린 과학자의 소개는 이름/현재 직장/수상 이력/국적이 전부이다. 인터뷰의 질문은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답하는 이들 각각에 맞춤형으로 주어진다. 질문 하나하나가 이미 인터뷰에 답하는 그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 그들의 대답을 능숙하게 끌어내는 것 같다. 인터뷰 영상이 담긴 QR코드도 함께 제공된다.


과학 분야의 책은 천문학, 식물학 등 관심 있는 특정 분야의 교양서 정도를 제외하면 정말 드물게 읽는 편이어서 처음 책의 크기와 두께를 보고 모르는 분야에 대해 호기심과 막막함이 동시에 들었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의 과학, 그리고 과학자들의 세계를 무겁지 않게 이야기하고 그들의 연구를 그들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하는 그 생생함이 낯설고도 재밌었다.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사실 책의 본문인 인터뷰는 걱정한 것만큼 아주 어렵지는 않았는데 과학자로서의 삶을 포함해 개인적 삶의 방식이나 무언가를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한 일상적인 질문도 많았고, 인터뷰어는 큰 상을 받거나 주력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서는 '쉽게' 설명해 줄 것을 강조한다. 그럼 과학자들은 간단하고 친절한 답변을 내어놓았다. 젊은이들이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미래의 과학 교육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과학이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지 과학과 미래에 관련된 질문도 많아서 전문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미래의 고민들과 생각들을 담담하게 풀어내주는 것이 좋았다.



이 책은 과학 분야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를 사용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이 가는 건 역시 사진이 아닐까. 손바닥을 얼굴 가까이에 붙이고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는 과학자들의 초상은 활기차고 장난기마저 엿보인다. 다들 손바닥에 무엇을 쓸지 한참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 손안에 든 글이나 그림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아보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시선을 두었다는 것이고,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는 것이다. 과거의 수많은 중요한 과학적 발견들이 있겠지만, 그보다 바로 지금을 이끌어가는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볼만하다. 과학과 밀접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하고 똑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의 두께에 주눅 들지 말고 펼쳐보기를. 생각보다 쉽고 친근하게, 과학자이자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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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무서워! -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2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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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슴도치. 모험의 날!'이라는 부제가 붙으면 딱일 것 같은 하루의 이야기. 아침에 일어난 작은 고슴도치는 큰 고슴도치가 보이지 않아 온 집안을 확인하고 컴컴한 지하실로까지 발걸음을 옮긴다. '하나도 안 무서워!'하는 용기를 내는 주문 같은 말을 내뱉지만 사실 무서운 건 무서운 거지. 무사히 큰 고슴도치를 만난 작은 고슴도치는 무서웠냐는 질문에 또 고개를 저으며 허세를 부린다. 하지만 소풍을 떠난 두 고슴도치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자꾸만 마주치고, 무사히 벗어나고, 주위의 걱정을 받는다. 작은 고슴도치는 그럴 때마다 무섭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고 만다.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는 부모 자식 간도 아니고, 형제자매도 아니고, 하다못해 성인과 아이라는 식으로도 관계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그동안의 이야기를 통해서, 큰 고슴도치는 다정다감한 성격이고 작은 고슴도치는 새로운 것 또는 아름다운 것에 쉬이 관심을 빼앗기는 성향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이번 책에서는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주변은 다른 동물들은 작은 고슴도치를 먼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은 고슴도치는 이렇게 아직 자라는 중이거나 누구에게나 큰 애정을 받는 존재처럼 그려지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면서도 무섭지 않다고 애써 말하는 작은 고슴도치보다 무서운 걸 무섭다고 말하는 큰 고슴도치가 더 어른스러워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듯. 1권에 이어 잠이 든 작은 고슴도치를 챙기는 것도 큰 고슴도치의 몫이다. 눈을 감은 작은 고슴도치의 모습을 보며 '어디서 본 그림인데?'하며 반가이 1권을 떠올린 사람이 나뿐은 아닐 것 같다.



자라나는(?) 작은 고슴도치는 여러 모험을 거치면서 배우는 존재이기도 하다. 자신의 무서움을 인정하는 법을 배워가는 작은 고슴도치의 하루는 참 길었을 것 같다. 작은 고슴도치는 점점 자라서 언젠가 큰 고슴도치가 될까? 그리고 작은 고슴도치를 곁에 두고 챙겨주는 다정다감한 성격이 될까? 마음대로 상상해 본다. 이 책은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의 이야기 두 번째 책인데, 세 번째 책도 부디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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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
황헌만 지음 / 소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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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동쪽(강원도 지역)에서 발원한 한강과 북녘에서 내려오는 임진강이 합류하는 지점인 교하, 두 강이 만나기 직전 마지막 지류가 바로 공릉천이라고 한다. 교하들판을 가로지는 공릉천 하류를 지역주민들은 교하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교하강 일대의 거대한 습지를 배경으로 2008년부터 15년간 사진을 찍었다. 지역 농부들의 삶의 터전이자 남북을 자유로이 오가는 수많은 새들이 만찬을 즐기는 생태계의 보고. 이곳의 아름다움과 변화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사진집이 바로 이 책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이다. 

새들의 이름과 설명을 보는 재미가 있고, 얼핏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을 다룬 조류 도감 같기도 하다. 종류가 다른 새들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도 왠지 정겹다. 여러 새들의 특징을 간략히 설명해 주는데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이라 그런지 괜히 눈에 익은 새들을 찾아보게 된다. 새들의 여름 깃과 겨울 깃의 색이 달라지는 것처럼 번식기에도 털이나 피부색이 변하는 경우도 있는데, 쇠백로에 대한 설명 중 '쇠백로가 사랑하게 되면 눈 주위와 다리가 자주색으로 변한다'(85p) 라고 표현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가끔 이렇게 지극히 인간적인 시점에서 서술된 표현들이 나오는 게 재밌었다. 다른 예로는 '새끼를 돌보느라 몰골이 말이 아닌 어미새'(89p). (참고로, 평소엔 얌전한 올백머리 같은 외형이다.) 



저자는 자신이 사진을 찍기 시작할 즘만 해도 새들과 사람들이 가까운 사이였음을 미리 말해주었는데, 농부가 써래질을 하면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먹이를 찾는 황로와 백로, 모내기로 농부들이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때 배경인 양 태연하게 그 주변을 차지하고 먹이를 잡는 새들의 사진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새들의 사진 위주이지만, 습지주변 생태계에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도 가끔씩 등장하는데, 이름도 귀여운(?) 말똥게와 펄콩게, 멸종 위기 동물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이름을 알린 삵, 고라니 등이 있다.




다양한 새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그저 감상하기엔 멸종 위기종이라는 설명이 붙은 새들이 참 많아서 안타까웠다. 거기에 교하들판에 도로가 나면서 개발이 시작되고, 공사현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새들의 모습, 그 뒤로 그 종류의 새들을 다시 볼 수 없었다는 해설 등을 보면 더더욱 그랬다. 아직까지 많은 종류의 철새, 나그네 새들이 교하강 주변의 습지를 찾고 텃새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들이 그곳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쭉 그럴 수 있을까. 이곳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라고 저자는 질문을 던지며 책을 끝낸다. 그 질문에 이곳이 변하지 않기를, 수많은 동물들의 터전으로 생태계의 보고로 계속 남아있어주길 원하는 바람이 느껴져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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