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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무서워! -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2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0월
평점 :
'작은 고슴도치. 모험의 날!'이라는 부제가 붙으면 딱일 것 같은 하루의 이야기. 아침에 일어난 작은 고슴도치는 큰 고슴도치가 보이지 않아 온 집안을 확인하고 컴컴한 지하실로까지 발걸음을 옮긴다. '하나도 안 무서워!'하는 용기를 내는 주문 같은 말을 내뱉지만 사실 무서운 건 무서운 거지. 무사히 큰 고슴도치를 만난 작은 고슴도치는 무서웠냐는 질문에 또 고개를 저으며 허세를 부린다. 하지만 소풍을 떠난 두 고슴도치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자꾸만 마주치고, 무사히 벗어나고, 주위의 걱정을 받는다. 작은 고슴도치는 그럴 때마다 무섭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고 만다.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는 부모 자식 간도 아니고, 형제자매도 아니고, 하다못해 성인과 아이라는 식으로도 관계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그동안의 이야기를 통해서, 큰 고슴도치는 다정다감한 성격이고 작은 고슴도치는 새로운 것 또는 아름다운 것에 쉬이 관심을 빼앗기는 성향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이번 책에서는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주변은 다른 동물들은 작은 고슴도치를 먼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은 고슴도치는 이렇게 아직 자라는 중이거나 누구에게나 큰 애정을 받는 존재처럼 그려지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면서도 무섭지 않다고 애써 말하는 작은 고슴도치보다 무서운 걸 무섭다고 말하는 큰 고슴도치가 더 어른스러워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듯. 1권에 이어 잠이 든 작은 고슴도치를 챙기는 것도 큰 고슴도치의 몫이다. 눈을 감은 작은 고슴도치의 모습을 보며 '어디서 본 그림인데?'하며 반가이 1권을 떠올린 사람이 나뿐은 아닐 것 같다.

자라나는(?) 작은 고슴도치는 여러 모험을 거치면서 배우는 존재이기도 하다. 자신의 무서움을 인정하는 법을 배워가는 작은 고슴도치의 하루는 참 길었을 것 같다. 작은 고슴도치는 점점 자라서 언젠가 큰 고슴도치가 될까? 그리고 작은 고슴도치를 곁에 두고 챙겨주는 다정다감한 성격이 될까? 마음대로 상상해 본다. 이 책은 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의 이야기 두 번째 책인데, 세 번째 책도 부디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