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의 자화상 - 미래를 개척하는 창의력을 가진 과학자 60인
헤를린데 쾰블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스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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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사진작가이자 인터뷰어인 헤를린데 쾰블이 자신의 본업을 발휘해 만들어놓은 책. 과학자들이 손바닥에 자신의 연구분야, 가치관 등을 담은 한 문장을 적어 얼굴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삶과 자신의 연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왼쪽 페이지를 가득 채운 사진과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 실린 과학자의 소개는 이름/현재 직장/수상 이력/국적이 전부이다. 인터뷰의 질문은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답하는 이들 각각에 맞춤형으로 주어진다. 질문 하나하나가 이미 인터뷰에 답하는 그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 그들의 대답을 능숙하게 끌어내는 것 같다. 인터뷰 영상이 담긴 QR코드도 함께 제공된다.


과학 분야의 책은 천문학, 식물학 등 관심 있는 특정 분야의 교양서 정도를 제외하면 정말 드물게 읽는 편이어서 처음 책의 크기와 두께를 보고 모르는 분야에 대해 호기심과 막막함이 동시에 들었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의 과학, 그리고 과학자들의 세계를 무겁지 않게 이야기하고 그들의 연구를 그들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하는 그 생생함이 낯설고도 재밌었다.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사실 책의 본문인 인터뷰는 걱정한 것만큼 아주 어렵지는 않았는데 과학자로서의 삶을 포함해 개인적 삶의 방식이나 무언가를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한 일상적인 질문도 많았고, 인터뷰어는 큰 상을 받거나 주력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서는 '쉽게' 설명해 줄 것을 강조한다. 그럼 과학자들은 간단하고 친절한 답변을 내어놓았다. 젊은이들이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미래의 과학 교육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과학이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지 과학과 미래에 관련된 질문도 많아서 전문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미래의 고민들과 생각들을 담담하게 풀어내주는 것이 좋았다.



이 책은 과학 분야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를 사용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이 가는 건 역시 사진이 아닐까. 손바닥을 얼굴 가까이에 붙이고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는 과학자들의 초상은 활기차고 장난기마저 엿보인다. 다들 손바닥에 무엇을 쓸지 한참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 손안에 든 글이나 그림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아보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시선을 두었다는 것이고,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는 것이다. 과거의 수많은 중요한 과학적 발견들이 있겠지만, 그보다 바로 지금을 이끌어가는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볼만하다. 과학과 밀접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하고 똑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의 두께에 주눅 들지 말고 펼쳐보기를. 생각보다 쉽고 친근하게, 과학자이자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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