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의 세계사 - 1000개의 조각 1000가지 공감
차홍규 엮음, 김성진 아트디렉터, 이경아 감수 / 아이템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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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은 미술관, 박물관은 물론 오래된 도시의 랜드마크나 건축물의 주변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럼에도 미술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전통 회화 작품들에 비해 조각 작품들이 덜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나는 내 생각보다 더 많은 조각 작품들을 보아왔는데, 그 작품의 이야기나 조각가에 대해서는 조금 무심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조각의 세계사>라는 책을 읽으면서 조각과 조각가에 대해 조금 더 오랜 시간 응시하며 조각에 대한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1000개의 그림에 이어 1000개의 조각에 관한 책. 아이템하우스 출판사의 <1000개의 그림 1000개의 공감>이란 책을 즐겁게 읽었기에 같은 출판사에 비슷한 부제(1000개의 조각 1000가지 공감)를 가진, 마치 시리즈같이 느껴지는 <조각의 세계사>라는 책이 궁금했고 기대되었다. <조각의 세계사>는 시대별 예술 양식을 대표하는 조각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1부. 조각의 역사'와 조각가 별로 작품을 모아둔 '2부. 조각가 열전'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책 한 권에서 총 1000개의 조각 작품을 보여주고, 조각을 통한 세계사와 예술사를 함께 말하고자 하는 책이다.



조각을 볼 때 단순히 얼마나 현실과 닮았느냐에 감탄하곤 했는데, 고대 문명의 조각부터 시작하는 책의 순서를 따라 읽다 보니 점차 기술이 정교해지는 것도 조금은 눈치챌 수 있었고 그 외에도 다양한 감탄점을 하나하나 찾아내는 재미가 있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훼손된 상태의 작품들을 많이 보곤 하는데, 남아있는 현재 모습과 복원되어 모각한 모습을 함께 보여주는 경우도 신기하고 좋았다.


수많은 작품 중 국내의 전시회에서, 유럽의 몇몇 박물관에서 실제로 내가 보았던 작품들을 보면 반가웠고, 어느 시대의 조각가이던 그들이 남긴 멋진 작품들을 보면 신기해하고 감탄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1000개의 작품을 보여주는 책이니 최소 사진자료가 1000장 이상이라는 게 참 어마어마하다. 조각이라는 특성상 회화처럼 딱딱 사각형으로 떨어지는 사진이 아닌 경우도 많아 글과 사진의 배치를 다채롭게 사용한 것도 재미있다. 수집된 정보의 양은 어마어마한데, 글 하나하나의 길이가 길지 않고 배치가 자유롭다 보니 백과사전같이 고루한 느낌은 덜하고 이야깃거리는 한가득이라 술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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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어휘 지식 백과 : 인문 교양 편 - 어휘에서 어원으로, 어원에서 배경으로, 배경에서 교양으로 이어진 영어 어휘 지식 백과
이지연 지음 / 사람in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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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위한 공부 말고, 언어 그 자체로서 영어를 공부하거나 회화와 자기개발을 위한 영어 공부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어휘와 교양을 함께 배울 수 있어서 더 흥미롭고 더 유익한 책. 책은 7개의 챕터를 구분하여 성격 · 가치관/관계 · 정신/ 철학과 종교/삶과 죽음/예술/인간의 몸/자연과 우주를 각각 다루고 있는데, 세부 내용은 각 챕터가 시작할 때 마인드맵으로 주제가 뻗어나간 모양을 보여준다. 


먼저 이야기가 시작되고 그 본문에도 자연스럽게 영어 어휘들을 섞어두었다. 번역본과 원어본 원고를 섞어놓은 느낌도 들지만 사실 여느 영어 교재들에서도 본 적 있는 형태라 그리 낯설지는 않고, 문장이 길지도 않아서 읽기에 불편한 정도도 아니었다. 한두 문장 정도로 된 본문이 끝나면 정리된 어휘와 어원이 따라온다. 옆에 있는 QR코드를 따라가면 각 어휘의 원어민 발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백과사전의 형태를 모방했으니 취향에 따라 원하는 분야의 글을 먼저 찾아보아도 좋고, 인문 교양서적을 읽는다는 느낌으로 차근차근 처음부터 읽기에도 좋다. 눈여겨보면 본문에도 힌트가 들어있는 경우도 있는데, 어원이 정리된 부분에서는 대놓고 표시되어 있는 어원을 확인해 보는 것도 이 책을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라틴어 어원의 어휘들은 실제로 많기도 하고 많이 알려진 단어들도 몇몇 있는 반면, 그 외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그리스어, 히브리어, 힌두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다른 어원의 영어 어휘들을 발견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어휘의 발음과 학습은 확실히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그와 관련된 어원이나 지식을 습득하는 건 공부라기 보다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된다는 느낌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담으면서도 '공부한다'가 아니라 '책을 읽는다'라는 느낌으로 인문교양과 영어 어휘에 대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삽화와 사진들, 공백들도 적절히 활용되고 있어서 두께에 비해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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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카피 바이블 - 홀리고 유혹하고 사로잡는
김시래 지음 / 스몰빅인사이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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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쓰기에 대한 지침서 혹은 모범답안 해설지 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제목에 '바이블'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답게 -해라,-해야 한다는 식의 조언형 혹은 명령형 어미가 잔뜩 쓰인 글이 주를 이룬다. 1장에서 4장은 각 장의 제목이 전하는 요즘 카피의 포인트들을 조금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5장에서는 앞에서 다룬 내용을 압축해 놓은 듯한 '팔리는 카피'의 비법을 다시 한번 짚어주며 각 설명에 실제적인 예시를 잔뜩 보여준다. 각 장의 내용과 예시로 등장하는 카피들의 중복이 약간 있지만, 빠르게 읽히는 책이고 쭉쭉 읽어나갔을 때 저자가 강조하고픈 포인트가 무엇인지 파악하기가 쉬운 책이다. 실무자들이 보았을 때 현실적인 팁들이 많은 책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6장이 가장 흥미로웠다. 6장에서는 분야별로 기존 카피의 전략을 파악해 보고 구체적인 예시를 가져와 책에서 내내 강조한 포인트를 더 살려 카피를 변경, 다시 쓰기('실전! 카피라이팅. 이렇게 다시 쓰면 어떨까?)를 해본다. 책으로 읽다 보니 그 내용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져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기존 카피에 대한 빠른 파악과 새로운 대안을 순식간에 뚝딱뚝딱 내놓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전문가의 사고 회로를 엿보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 간결하게 압축된 문장이 좋다. 입을 막고 거리를 두며 소통하는 시대다.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상황은 이전보다 단순하고 쉬운 기호와 메시지를 선호하게 한다.

- 당신의 관점과 당신의 문장은 당신을 닮는다. 새로운 관점을 얻고 싶다면 인문학적인 시선을 먼저 공부해야만 한다.

(본문 중 40p, 46p)



짧고 굵게 필요한 비법과 조언들을 오밀조밀 잔뜩 모아놓은 책은 오랜만에 읽었다. 글쓰기라는 분야에 늘 관심을 두고 있고 올해는 작법서도 몇 권 접해보았는데, 카피라는 특정 분야의 글쓰기 책을 완독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카피라이터, 혹은 광고 분야의 전문가들의 글쓰기가 어떤 것인지 드러나는 특징들도 흥미로웠고, 카피도 결국 글쓰기라는 점에서 공감 가는 문장들도 꽤 많았다. 책 한 권을 읽었는데 일타강사의 1시간짜리 압축 강의를 듣고 나온 기분이 든다. 카피, 그리고 글쓰기의 공략법을 쉽고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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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탄 공예 - 돈이 되는 취미생활/덕업일치를 꿈꾸는 분들을 위한 실전 코칭
문가람 지음 / 지와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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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라탄 공예를 소개하거나 초보자들의 취미를 열어주는 책은 아니다. 라탄 공예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본문에 다루고 있지만 무언가 하나를 만드는 시작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알려주는 클래스의 느낌이 아니라 이미 라탄 공예를 접해본 사람들을 위한 팁을 주는 느낌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핵심 기법들을 다룬다. 라탄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 읽는다면 끄덕끄덕 공감하며 읽을 책, 라탄에 관심만 있는 초보자라면 라탄이 궁금해지도록 만드는 책인 것 같다.


1장에서는 라탄의 매력에 빠진 과정을, 2장에서는 취미를 수익화하는 다양한 방법과 관련된 본인의 경험과 팁을, 3장에서는 공방 창업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2장의 내용은 수공예를 취미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혹할 법한 이야기가 들어있고, 3장은 공방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읽으면 참고가 될 것 같다. 4장에서는 라탄 공예의 핵심적인 기법과 활용하기 좋은 기법 그리고 여러 팁들을 공유하고, 5장에서는 저자가 판매했던 다양한 상품들을 보여준다. 맨 처음 저자가 이야기한 라탄의 매력 중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 무궁무진해서 질리지 않는다'라고 언급한 내용이 떠오를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는데, 라탄 공예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5장을 먼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취미로 라탄 공예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책이 아니라, 취미로 라탄을 시작해 수익을 올리는 다양한 판매 경험을 거치고 공방을 차려 본업을 바꾼 저자의 솔직한 경험담이 담긴 책이다. 취미로 시작한 라탄의 매력에 빠지고, 배우고 만드는 것에 몰두하고, 차례차례 수익화 방안을 찾아 경험해 보는 일련의 과정이 잘 정돈된 글로 읽으니 마치 누가 짜놓은 자연스러운 흐름 같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무언가에 꽂히면 바로 실행하는 성격에, 가족의 사정으로 더욱 치열하고 진지하게 '직업'으로서 공방일에 몰두한 글쓴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은 공방을 열고 지금껏 유지하며 해온 많은 일들을 덤덤하고 꼼꼼하게 적어놓은 일지 같은 책이다. ​실제적인 꿀팁을 발견하기 좋은 책이라 취미의 수익화, 공방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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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의 자화상 - 미래를 개척하는 창의력을 가진 과학자 60인
헤를린데 쾰블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스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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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사진작가이자 인터뷰어인 헤를린데 쾰블이 자신의 본업을 발휘해 만들어놓은 책. 과학자들이 손바닥에 자신의 연구분야, 가치관 등을 담은 한 문장을 적어 얼굴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삶과 자신의 연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왼쪽 페이지를 가득 채운 사진과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 실린 과학자의 소개는 이름/현재 직장/수상 이력/국적이 전부이다. 인터뷰의 질문은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답하는 이들 각각에 맞춤형으로 주어진다. 질문 하나하나가 이미 인터뷰에 답하는 그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 그들의 대답을 능숙하게 끌어내는 것 같다. 인터뷰 영상이 담긴 QR코드도 함께 제공된다.


과학 분야의 책은 천문학, 식물학 등 관심 있는 특정 분야의 교양서 정도를 제외하면 정말 드물게 읽는 편이어서 처음 책의 크기와 두께를 보고 모르는 분야에 대해 호기심과 막막함이 동시에 들었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의 과학, 그리고 과학자들의 세계를 무겁지 않게 이야기하고 그들의 연구를 그들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하는 그 생생함이 낯설고도 재밌었다.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사실 책의 본문인 인터뷰는 걱정한 것만큼 아주 어렵지는 않았는데 과학자로서의 삶을 포함해 개인적 삶의 방식이나 무언가를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한 일상적인 질문도 많았고, 인터뷰어는 큰 상을 받거나 주력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서는 '쉽게' 설명해 줄 것을 강조한다. 그럼 과학자들은 간단하고 친절한 답변을 내어놓았다. 젊은이들이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미래의 과학 교육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과학이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지 과학과 미래에 관련된 질문도 많아서 전문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미래의 고민들과 생각들을 담담하게 풀어내주는 것이 좋았다.



이 책은 과학 분야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를 사용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이 가는 건 역시 사진이 아닐까. 손바닥을 얼굴 가까이에 붙이고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는 과학자들의 초상은 활기차고 장난기마저 엿보인다. 다들 손바닥에 무엇을 쓸지 한참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 손안에 든 글이나 그림이 무엇인지 한눈에 알아보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시선을 두었다는 것이고,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는 것이다. 과거의 수많은 중요한 과학적 발견들이 있겠지만, 그보다 바로 지금을 이끌어가는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볼만하다. 과학과 밀접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하고 똑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의 두께에 주눅 들지 말고 펼쳐보기를. 생각보다 쉽고 친근하게, 과학자이자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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