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하고 힙한 영국 - 아주 오래 산 사람에게만 보이는 영국의 매력, 한국출판학회 선정 2022 올해의 책
권석하 지음 / 유아이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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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로서의 영국 말고, 진짜 영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과거부터 차곡차곡 쌓여 지금까지도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여러 전통과 문화적 특성, 최근에 있었던 여러 가지 변화와 몇몇 사건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1장에서는 영국 왕실 이야기를, 2장에서는 영국과 한국을 이어주는 스타들(손흥민, BTS 등)과 한식, 그리고 영국 내의 한인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3장에서는 영국의 생활문화 그러니까 결혼식과 장례식, 휴가를 보내는 법, 취향 등 생활 밀접형 문화를 이야기하고, 4장에서는 영국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 마지막 5장에서는 제목 그대로 '지금의 영국인을 만든 영국인'들을 소개한다.



영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는 말 못 하지만 두 번 정도 방문한 적이 있고 기타 몇 가지 이유로 내적 친근감은 잔뜩 가지고 있던 터라 그 나라에 대해 이런저런 면모를 알게 되어 좋았다. 각 장에서는 크게 분야를 나누어 이야기하지만, 그 분야 내에서 다룰 수 있는 내용의 범위도 상당히 넓은지라 글이 다소 산만해질 수도 있었는데, 본문의 길이를 짧게 끊어가면서 진행이 되어서 부담이 되지 않았고, 새로운 이슈를 다루어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부분을 앞으로 배치해서 책의 전체 구성을 참 잘 짰다고 생각했다.


영국 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것들 중 가장 사랑받은 군주인 여왕 릴리벳을 시작으로 영국 왕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뒤로 영국에서 사랑받는 한국의 스타를 다루는 부분에서도 그들이 사랑받는 이유를 영국의 문화적 배경을 중심으로 설명해 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폭넓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한결같이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그들의 삶과 문화가 가진 핫하고 힙한 매력들에 대해 열렬히 소개해 주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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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 따분한 일상을 유쾌하게 바꿔줄 다이어리 북
레슬리 마샹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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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하나씩 나의 답을 적어놓고, 많이 지치거나 누군가의 다독임이 필요할 때 다시 펼쳐서 읽으면 힐링 될 것 같은 책이다. 도입부를 비롯한 본문의 어체가 무척 상냥하고 '당신을 응원하고 있습니다'라는 뉘앙스가 가득하다. 3일 가끔은 4일에 하나씩 질문을 주고, 그 아래 답을 남길 날짜와 공백이 있다. 질문은 오른쪽 페이지에 있고 왼쪽 페이지는 질문을 던지기 전 대화하듯 풀어놓은 서두의 글이 있다. 12월 1일, 겨울부터 시작되는 다이어리로 봄, 여름을 거쳐 가을 11월 말일로 기록하는 페이지가 끝난다.



1월 1일의 질문과 서평을 남기는 오늘, 10월 22일의 질문. 질문지 왼편에 있는 글에는 계절과 함께 '~한 하루'라는 식으로 그날의 제목이 달려있다. 어릴 때 학교 숙제로 일기를 쓸 때면 그날의 '행동'을 돌아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 하나를 끌어와 '~했던 날'(예를 들어 수박 먹은 날, 친구랑 싸운 날 등등) 하고 제목을 붙이던 게 생각났다. 이 다이어리는 그때와는 반대의 순서를 따른다. '오늘 또 무언가를 기어코 해낸 하루',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하루' 등 근사한 제목이 먼저 붙어있고(간혹 근사하지 않은 하루도 있다. 예를 들어 '나를 호되게 혼내는 하루' 등), 그에 연관된 질문을 따라 읽고 그날의 내 '생각'을 기록한다. 


어른이 돼서는 이렇게 나의 행동이 아니라 마음과 생각에 대해 일기를 쓰는 게 필요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책의 서문에는 같은 질문에도 날이 바뀌면 답일 달라질 수 있으니 하루에 하나씩만 일기를 쓰라고 권한다. <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는 기록하는 하루하루에 내 생각과 마음이 반짝일 수 있도록, 잘 닦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이어리 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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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도 초능력이 필요해
민제이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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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가현, 주임 나정, 과장 다영, 대표 라희. 네 명의 이야기는 너무나 생생한데 초능력이 등장하고, 초능력은 있어도 히어로는커녕 어쩐지 짠 내 폴폴 나는 평범한 회사원들의 나날이 그려져있다. 개인적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주임, 과장, 대표의 이야기보다 경험한 바 있는 신입사원의 이야기에 더욱 감정이입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하지만 회사원으로서 공공의 적이 있어서인가, 회사 내에서 쌓이는 울분과 진상들을 마주하며 차마 입 밖으로는 못 뱉어도 속마음으로 하는 표현들이 공감이 팍팍 되고 속이 시원해지는데, 주인공이 바뀌어도 한결같이 모든 인물의 찰진 입말이 정말 매력적이다. 중간중간 나오는 회사에 대한 명언(?)들도 많이 배워갈수 있다.





이들이 우연히 가지게 된 능력들은 영웅이 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컨트롤 가능한 것들도 아니다. 단 세 번만 할 수 있는 시간 이동, 정신줄 놓을 정도로 피곤할 때만 발현되는 순간 이동, 직원들과 있을 때만 실행되는 독심술, 구독자를 현금화할 수 있는 수상쩍은 자금줄. 초능력이 발휘되기 위한 전제부터가 짠하다.(특히 순간 이동) 그럼에도 이 초능력이 부럽다고 하면 실례일까... 



여러 가지 조건이 딸린 만큼 일반적으로 초능력이 생긴다면-하고 상상해 보았을 때 떠오를만한 행동들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외성과 개성과 재미를 모두 잡고 있다. 단편집이지만 회사원과 초능력이라는 공통점만으로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단편이라 하나하나의 이야기 진행은 호쾌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소설집은 꽤 오랜만에 읽었는데, 단편 하나하나가 모두 재미있는 만족스러운 책은 더 오랜만인 것 같다. 정말 재미있게, 순식간에 읽은 책. 작가의 또 다른 책이 이 책처럼 텀블벅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책날개에 있었는데 출간되면 꼭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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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전경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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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폭우, 폭설 등의 갑작스러운 천재지변 등으로 길을 헤매다 도착하게 되는 여관 미아키스. 등장인물들은 여관에서 머무는 동안 아름답고 매혹적인 검은 머리칼의 미인 오너와 저마다 개성적인 직원들, 그리고 호숫가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사연, 그들이 여관 괘종시계에서 보게 되는 각기 다른 장식물들과 오너가 들려주는 고양이 이야기, 그리고 소녀와의 만남이라는 기본 구조가 반복되고 그 흐름이 만들어내는 으스스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무척 매력적이다. 


특히 오너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세계 곳곳에서 전해지는 고양이 관련 신화, 설화, 전설 등을 포괄하는 데 비교적 잘 알려진 '장화 신은 고양이' 이야기부터 아일랜드의 고양이 요정, 아이와 여인을 보호하는 인도 여신이 타고 다니는 고양이 이야기 등 낯설지만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라는 책의 제목에서 직감할 수 있듯이 여관의 오너와 직원들의 정체는 고양이로 추정되는데, 오너와 신이 함께 불러들여 그 여관에서 '수련'하고 있다는 직원들은 여관을 찾는 손님들에게 자신들의 정체를 굳이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신화 속 고양이들인지, 어떤 사연과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는 콕 집어 알려주기보단 은근하게 유추하도록 이야기를 짜놓아서 각 캐릭터를 이야기와 매치하고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일관적으로 관통하는 큰 줄기는 하나의 뉴스로, 보호자 없는 차 안에서 열사병에 걸려 사망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여관에 방문한 손님들은 저마다 뉴스를 접한 시기를 언급하여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데, 뉴스가 발생한 시기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새롭게 밝혀진 부분이 더해지거나 뉴스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는 점도 흥미롭다. 



고양이 여관이라는 제목에 끌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양이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기대했다면, 그와는 결이 다른 신화 속 잔혹하고 사나운 고양이의 매력에 큰 반전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무섭지만, 그보다 더 못난 인간들의 냉혹한 심판자이자 구원자가 되는 초월적인 존재로 그려지는 고양이를 읽어볼 수 있는 책,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는 ​신화 속 고양이 이야기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엮어낸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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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도서관 다봄 어린이 문학 쏙 3
앨런 그라츠 지음, 장한라 옮김 / 다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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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는 여러 생각과 대답을 술술 만들어내면서도 에이미 앤은 늘 그 대답을 줄이고 줄여 간단하게 대꾸하거나 말을 꿀꺽 삼키고 만다. 집에서는 늘 동생들에게 공간과 고요를 침범당하기 일쑤라 학교 도서관에 남아 좋아하는 책을 읽고 또 읽는 것이 유일한 낙인데 어느 날 그 책이 사라져버렸다. 에이미 앤이 가장 좋아하는 <클라디아의 비밀>을 포함한 몇몇 도서들이 아이들에게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대출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에이미 앤은 사서인 존스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책들의 대출 금지 처사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서인 존스 선생님의 부탁으로 함께 참석하게 된 이사회 회의에서 끝내 아무런 발언을 하지 못한다. 도서관에서 더 이상 대출할 수 없는 책을 한 권 두 권 친구들과 서로 교환해 빌려보다 사물함 속에 비밀 도서관(비사도!)을 운영하게 된다.




비사도의 운영 규모가 점점 커지는 과정, 일의 발단이 된 부적절한 책을 골라내어 재검토 신청을 한 스펜서 부인과의 대결구도, 스펜서 부인의 아들 트레이와 에이미 앤과의 미묘한 관계(적인가? 친구인가?), 개성적인 아이들이 힘을 모아 도서관의 책들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기발하고 똑똑한 노력들, 에이미 앤이 속으로 삼켰던 말을 입 밖으로 주저 없이 해낼 수 있기까지의 성장과정 등등 성장소설로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요소가 참 많았다. 금지된 도서들이 실제 존재하는 책이고, 실제로도 미국 도서관에서 항의를 받거나 서가에서 없앴던 책들이라는 점도 놀랍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등장인물이 한 명도 빠짐없이 매력적일 수 있는지가 참 놀라웠는데, 주인공 에이미 앤과 그의 친구들은 물론이고 존스 선생님과 깜짝 등장한 캡틴 언더팬츠의 작가 데이브 필키도 좋았다. 존스 선생님은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포기하지 않고 우직하게 공정한 방법으로 풀어내고자 노력하는 좋은 어른이어서 참 멋졌다. 


하고 싶던 말들을 하나둘 입 밖으로 꺼내면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걸 알게 되고, 그에 심장이 뛰는 걸 느끼는 에이미 앤의 성장 스토리는 감동적이다. 가끔은 문제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속으로 수많은 생각과 대답을 해오던 아이였기에 말문이 트인 그 순간에 내 속이 다 시원해진 느낌. 소소할지 몰라도 평소 우리가 속으로 삼키고 마는 몇 가지 부당함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종국에는 아이들이 혼자가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 매우 유쾌하게 그려져있어 더욱 좋았다. 이야기로서도 푹 빠져 읽을 만큼 재미있는 책인데다가, 개인적으로는 경험한 후에야 어렵게 어렵게 배우고 알게 된 부분들이 이야기의 흐름 속에 등장인물들의 대사 속에 알차게 들어가 있어서 '내가 어릴 때 이런 책을 읽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책. 그래서 더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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