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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종이 작업실 - Welcome to the Paper Workroom
박종이(박혜윤) 지음 / 지콜론북 / 2023년 10월
평점 :
'종이를 재료로 하는 예술 분야' 페이퍼 아트는 이제 그리 낯선 단어는 아니지만, 아트가 들어가서인지 그리 쉬워 보이는 단어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어릴 때 한 번쯤 해본 종이접기를 떠올리면 친밀도가 확 올라가는 기분. 누구나 종이를 만지고 접고 자르는 경험은 있을 텐데, 그 작업을 직접 하는 재미는 왜 금방 잊어버린 건지 모르겠다. 종이접기를 포함한 페이퍼 아트는 꽤 다양한 영역으로 세분할 수 있고 단순 놀이를 넘어 예술의 한 영역으로 인테리어, 교육, 영상 등등 다양한 분야와도 협업하여 그 영역을 점차 늘리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종이로 만든 다양한 소품을 소개한다. 풍경, 화병 등 일상 소품부터 종이 과일, 종이꽃, 그리고 조금 더 손이 가고 그만큼 더 화려한 리스나 화관까지. 완성작의 사진과 함께 난이도, 전개도가 실린 페이지, 사용한 종이의 종류와 색상, 그 외 작업할 때 필요한 재료를 한 페이지에 담아 한눈에 보여주고, 만드는 법을 절차별로 소개한다. 책의 맨 뒤에는 책에서 소개하는 모든 작품의 전개도(뒷면 색지 포함)가 실려있는데, 지콜론북 홈페이지 등 별도로 다운받을 방법이 있으니 아까워할 필요 없이 주어진 재료로 책의 작품들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챕터 1에서는 난이도가 낮고 기본 구형을 연습하기에 좋은 풍경이나 화병 등이 목록에 있고, 챕터 2 '종이 작업실 텃밭'에는 토마토, 가지, 버섯 등 정말 텃밭에서 키울법한 과일과 농작물(가지, 버섯 등)들이 목록에 들어가 있다. 살짝 각이 진 구석과 특유의 종이 질감에서 조형물 티가 나지만 완성작을 보면 꽤 귀엽고 발랄한 장난감 같아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론 페이퍼 플라워를 좋아하기에 '종이 작업실 뒤뜰'이라는 제목으로 구성된 챕터 3에 가장 먼저 눈이 갔다. 작품을 만드는 난이도는 별 3개로 표시되어 있는데 어려워 보이지만 의외로 난이도 2개짜리인 장미를 만들어보고 싶다. 마지막 챕터 4는 앞서 배운 작품들을 활용해 화관, 리스, 브로치 등 액세서리나 인테리어 소품을 만든다. 12월이 다가오는 만큼 크리스마스 리스에 관심이 갔는데 전개도를 보니 꽤 사이즈가 크고 품이 많이 들어가는 작품인 것 같다.
내 경우에 손으로 하는 다양한 공예들을 워낙 좋아하고, 페이퍼플라워에도 관심이 있다 보니 책에서 소개하는 기본 도구는 도트봉을 빼면 거의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 아트 나이프와 커팅 매트, 도트봉 등을 빼면 가위, 칼, 자, 풀, 핀셋 등 대부분 집에 하나씩은 있을 재료들(혹은 문방구나 다*소 방문 시 모두 구입 가능한 것들)이라 그리 큰 준비가 필요한 것 같진 않다.
페이퍼 아트의 진입장벽은 장비 도구들보다는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과 주재료인 종이를 구입하는 것(어떤 종류를 어느 정도 사야 하는지 등)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웰컴 투 종이작업실>처럼 바로 잘라 사용할 수 있는 전개도가 포함된 책은 이 진입장벽을 바로 무너뜨린다. 친절하게 소개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주고, 이 분야를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까지 한 번에 제공해 준다. 페이퍼 아트에 관심만 있던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직접 해보도록 권하고 싶은 책. 만드는 작품의 테마가 다양한 편이고, 입문자에게도 난이도가 높지 않은 작품들이 많아 더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