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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ㅣ 뉴온 5
윤슬 지음,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평점 :

갈림길
글. 윤슬 | 그림. 양양
웅진주니어 | 2023.7.12.
'갈림길' 이라는 제목과
표지가 주는 몽환적인 분위기에
어떤 느낌의 책일지
꼭 읽고 싶은 마음이 든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
만나보았어요!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세 편의 단편 동화 모음집으로
등장하는 세 명의 주인공들은
조금은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갈림길]
무언가 숨기고 싶은 사연이 있는 듯한
친구 유나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아연이의 이야기.
[긴 하루]
알콜 중독 요양 병원에 있는
솔이 아빠 병문안 길을 따라나선
미래의 이야기.
[잠이 오지 않는 밤]
갑작스럽게 찾아온
엄마와 이혼한 새 아빠의 딸 소라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은하의 이야기.

아연이, 미래, 은하는 조금씩 다른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 속에,
마치 '갈림길'에 서 있는 듯한,
상대에게 손을 내밀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어요.
작가의 실감나는 묘사 덕분에
마치 실제 장면을 보는 듯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았어요.

글 중간 중간 삽화는
뭉게뭉게 구름이 번져나가는 듯한
느낌으로 친구와 친구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계가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색감과 그림체가 잘 어우러져 보였어요.
---책 속의 문장---
유나가 여태 했던 말들이 신경 쓰여서,
검고 깊은 저수지를 오래 들여다보던 모습이
자꾸 어른거려서 그냥 돌아설 수가 없었다.
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유나에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갔다.
딱 한 걸음 옮긴 것뿐인데
우리 사이의 거리는 아주 가까워졌다.
(p.41, [갈림길] 중에서)

솔이의 뒷모습을 보며 걷는 건 이상했다.
목이 간지럽기도 하고
어딘가를 세게 긁고 싶기도 했다.
솔이가 좀 전처럼 매서운 표정일지,
화가 난 표정일지, 울 것 같은 표정일지
궁금했다.
나는 더 참지 못하고
솔이의 옆으로 가 나란히 걸었다.
내 행동이 어이없게 느껴졌는지
솔이가 픽 웃어 버렸다.
(p.65, [긴 하루] 중에서)

잔뜩 주눅 들어 쭈그리고 앉아 있는
소라를 보는 내내 속이 터져 죽을 것 같았다.
'네 잘못도 아니잖아.
네가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
그 말을 어떻게든 꼭 해 주고 싶었다.
(p.103-104, [잠이 오지 않는 밤] 중에서)
각자의 갈림길에 서 있던 주인공들은
자기만의 방식대로 손을 내밀어 봅니다.
모른 척 할 수 있지만
외면하지 않는 모습은 대견하기까지 해요.
등장인물들은
가족이 있으나 편안하지 않거나,
엄마가 없거나, 아빠가 없거나,
혹은 부모없이 조부모와 살아가는 등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어요.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른들의 크고 작은 결정들로
슬퍼하거나 괴로워하게 되요.
어쨌든 현실은 살아내야 하는 것이니까
불안하고 힘든 마음은
공격적인 행동과 가시돋친 말로
쏟아내는 모습 등 글을 읽는 내내
아이들의 모습과 감정에 울컥하고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작가는 주인공들을
어른보다 나은 따뜻한 희망을 건네주는
사람으로 그려냈어요.
어른들이 만들어 낸
슬프고 괴로운 상황일지라도
누군가 옆에서 작은 위로를 건네주고
손 잡아주는 그런 희망이요.
책장을 덮을 무렵,
마음이 따스해지고 몽글몽글해져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어요.
단편이지만 스토리도 탄탄하고,
인물의 감정선도 잘 표현되어 있어
몰입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갈림길'
우리 친구들과 읽어보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_덧_
저희 집 천둥벌거숭이
아직은 감성이 꼬꼬마인 초등 고학년
남자아이들은...
다소 공감이 부족한 듯 보였어요.
"그래서 어쨌다는거야?"
그런 느낌을 보였다는 건
아직 이 감성을 이해하기는 어리다는 거 겠죠.
조금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6학년 이상,
청소년들에게 추천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