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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 ㅣ 나의 대학 사용법
이범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평점 :
유럽의 대입 시험들
프랑스 바칼로레이아 철학 공통 필수
“진리는 경험을 통해 확증될 수 있는가?”
“우리는 욕망을 해방시켜야 하는가, 아니면 욕망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하는가?”
독일 수학 문제
(기상 측정 데이터를 세 개의 그래프를 통해 보여 준 뒤) 다음 상관 계수 0.974, 0.911, 0.126이 각 어느 그래프에 해당하는지 연결하고 그 이유를 쓰시오. 그리고 다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쓰시오.
“기온은 일조 시간과 강수량에 영향을 받지만 놀랍게도 계절과는 상관이 없다.”
스웨덴 국어 문제
파편화된 사회보다 하나로 뭉친 공동체를 위해서 총리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총리에게 보낼 서한문을 작성하라. 공동체 형성을 도모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왜 자신의 프로젝트가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논하라.
조선 광해군 시대 기출 문제
공납을 장차 토산품 대신 쌀로 바꾸어 내도록 하자는 의견에 대하여 논하라.
조선 중종 때의 기출 문제
요즘 일본인들이 울릉도 주변 우리 백성들의 어로 활동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우리 입장을 설명해도 들을 생각이 없다. 변방을 편안히 하고 나라를 안정시킬 방도를 강구해 자세히 나타내도록 하라
만약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런 시험 문제를 낸다면?
아마 부모님들은 폭탄을 들고 교육부에 찾아갈 지도 모르겠죠?
왜? 학교에선 절대 이런 문제에 답할 수 있는 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들이 모이는 곳 서울대에 간 학생들도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선 높고 높으신 교수님들 말씀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작성해야 좋은 점수를 받는 다죠?
쓸데없는 내 생각 따윈 절대 하면 안 돼! 오직 선생님들의 출제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똑같은 아바타가 되어야 점수를 잘 받을 있고, 그래야만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학점을 얻어 대기업 정규직으로 취업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온갖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다란 물음표가 가득했던 책
책을 읽으며 계속 한 숨만 나왔던 책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은 계속해서 금수저를 물려주고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은 계속해서 흙수저를 물려주어야만 하는
희망이 없는 마이너스 현실!
그러니 누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까?
그러던 중 가장 눈을 번쩍 뜨이게 했던 부분은 일본이 시행한 ‘차지차가법’
일본 가게들이 수십 년씩 한자리에 자리를 잡고, 대를 이어 가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
“임대차 기간을 무려 30년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도 매우 강하게 억제하는데, ‘애석하게도’ 일제 강점기에 일본 본토에서만 시행하기 시작했고 식민지인 조선에는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일본 특유의 가업을 엄청 중요시하는 문화도 한 몫을 차지했겠지만, 그 문화를 뒷받침 해주는 제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요?
서로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는 자발적인 개인들의 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부가 너무 큰 괴물이 되었다면, 작은 미물들은 도저히 혼자서는 괴물을 상대할 수가 없겠죠. 그럴 때 괴물을 제어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장치와 제도가 뒷받침 해줘야지만 서로 공존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금 국가권력은 왕조 봉건시대가 아니기에 국가를 움직이고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을 우리가 뽑을 수 있다는 것은 절대 절망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마침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어떤 사람이 대다수인 을들의 이익을 대변할 정책을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생각해야겠죠. 그러면 다시 첫 이야기로 돌아가 오직 출제자의 의도만 정확히 파악해서 모두가 정답으로 딱 한 번호만 맞춰야 하는 획일적, 출제자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야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다양한 생각들을 말할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의견을 이해하고 수용하여 다양한 문제 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는 학생들 위주교육으로 바뀐다면 좀 더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사람사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이런 여러 가지 질문과 생각들 그리고 대안 제시까지
청년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고 고민해야 할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질문과 한숨만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마지막부분에선 작가님의 대안이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이 제안에 반대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당신의 대안을 내놓으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우리나라 교육정책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고 질문한다면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올 수 있겠죠. 모든 문제는 고민하지 않고, 질문하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기,
모두 함께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