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좋은 엄마 학원 ㅣ 반달문고 11
김녹두 지음, 김용연 그림 / 문학동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엄마 (초4. 이영채)
엄마는 나를 보자마자 항상 잔소리를 한다.
“숙제는 했어? 엄마가 놀지 말고 숙제하랬지?”
내가 말할 틈도 없이 계속 말씀하신다. 숙제 다 하고 놀았을 때도 말이다. 그리고 다정이 엄마처럼 의견이 안 맞을 때가 있다.
“이 학원에 한 번 다녀볼래?”
“아니요. 저 지금만으로도 많으니까 조금 있다가 해요.”
등등 많은 의견이 맞지 않는다. 또 다정이처럼 친구와 비교하는 게 싫다.
“네 친구는 공부를 잘 하잖아. 너도 좀 잘해봐라.”
항상 그런다. 난 친구와 좋아하는 게 다르고 소질이 사람마다 다른데 그러신다. 그렇다고 치면 친구엄마와 우리엄마가 비교된다. 어떤 점을 말하려 하면 항상 이러신다.
“네 친구 엄마랑 엄마가 같니?”
나도 엄마를 좋은 엄마학원에 보내고 싶다. 날 보자마자 잔소리하는 게 싫다. 잔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만 잔뜩 쌓여서 어디에 날려야 할지 모른다. 언니는 그 잔소리 스트레스를 나한테 푼다. 난 동생이 없어서 어디에 날려야 하는지 모른다. 만약 스트레스를 언니한테 푼다면 나만 더 혼날 것이다. 그래서 아무도 없을 때 베개를 가지고 때린다. 아니면 혼자 운다. 그러면 무언가 마음이 통쾌해진다.
좋은 엄마 학원이 아니라 좋은 언니학원도 있었으면 좋겠다. 언니와 같이 있으면 되게 귀찮아진다. 언니 심부름도 해야 하고 언니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 좋은 언니 학원에 보내면 화도 안 낼것 같고 나한테 심부름도 안 시킬 것 같다. 하지만 그 학원이 안 좋은 곳일 수도 있으니까 꼭 보내겠다는 것은 아니다.
엄마가 내가 다니고 싶은 학원에만 보내면 좋겠다. 엄마가 제발 잔소리를 안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