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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 한마리

몸집도 큰게 어찌나 재빠르게 잘 숨어 다니며 쓰레기봉지를 물어뜯어대는지..

낮에는 어디서 무얼하는지 모르지만 밤에는 사람만 지나가면 차 밑으로 숨기 바빴던 녀석..

한달동안 그냥 차를 세워놓았더니 내 차밑을 집으로 여겼었나보다..

타이어 펑크난걸 수리하려고 어제 아침에 차를 빼고보니 이녀석이 깊이 잠들어 있었다.

아니..아주 영원히 잠이 든것이다..꼭 편안히 자는것처럼..

사실 아침부터 고양이가 죽어있는걸 보니 영 안좋았는데 출장갔다가 일찍 퇴근해서 집앞에와보니 아무도 치우지 않은채 그대로 있구나.. 동네사람들이 지나가다가 깜짝깜짝 놀라고 하길래  흙과 수건을 덮어주고 구청에 전화하니 금방 작업차가 와서 고양이를 실어간다..

아까 덮어주었던 흙을 치우다 보니 이녀석이 물어다 놓은 뼈다귀며 휴지조각이며 쓰레기들이 왠지 쓰레기로만 보이지 않았다.  유품들처럼....

이녀석도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나르던... 누군가의 어미였을지도 모르는데..

요즘은 개나 고양이도 팔자(!)가 좋으면 왕자나 공주 취급을 받고 편안히 살수 있는 세상인데..

이녀석은 지독하게 운이 없었던 걸까...

가을날 차가운 땅에서 유명을 달리한 고양이를 추모한다..

부디 잘가거라..편안한 곳으로..


2004. 10. 5.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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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흘동안 병원에 있으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서 안타깝게 울고 웃는 많은 분들을 보았다.

 더이상 해줄게 없어서 미안하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애써 담담해 하시던 아주머니..

 깨끗하게 나았다는 소식에 환호하던 옆자리 정이씨..(남은 치료 잘 이겨내시고 퇴원하시기 기도할 

 께요..)

 깨끗이 밀어버린 수많은 어린 친구들의 머리..

 다른 밝고 즐거운 곳에 쓰임 받아야 할 귀한 이름들이 병실문 옆에 붙어 있어 안타까움을 더 했다.

 다행스럽게 어머니는 치료 잘 받으시고 퇴원하셨지만 아픔을 겪고 계신 많은 가족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기쁨이 있으셨으면 좋겠다.


 2005. 2. 7. 어머니의 병실에서..



 - 암병동, 윤준경 詩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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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짱 2024-09-25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블로그에 썼던 일기입니다.
졍형외과 암병동이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너나 없이 다리 한쪽은 깁스를 한 어린 친구들..
머리를 박박 민 그야말로 동자승들이
삼삼오오 병동 복도에 모여 한탄과 걱정이 섞인 자못 심각한 회담(?)들을 하던 모습이 아직 생생합니다.
˝ㅇㅇ이는 지난번에 ㅇㅇ약을 썼는데 효과가 있다더라.. △ △이는 상태가 어떻더라..˝
어린 친구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날들이었을텐데.. 그와중에도 십대 특유의 밝은 에너지는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 들 모두 그 후 건강하게 회복되었기를 바랍니다.



 

     봄밤 / 이면우

 

  늦은 밤 아이가 현관 자물통을 거듭 확인한다
  가져갈 게 없으니 우리집엔 도둑이 오지 않는다고 말해주자
  아이 눈 동그래지며, 엄마가 계시잖아요 한다
  그래 그렇구나, 하는 데까지 삼 초쯤 뒤 아이 엄마를 보니
  얼굴에 붉은 꽃, 소리없이 지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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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思

춘사

 

晩灣谷塵嗔

만만곡진진

 

凍潼果頭伸

동동과두신

 

竊節折愁心

절절절수심

 

愍悶何余振

민민하여진

 

待歸把酒忍

대귀파주인

* 과두=올챙이를 가리키는 한자어 "과두"를 다른음으로 썼습니다 


늦은저녁 굽이치는 계곡에 먼지만 일어나네

얼었던 강물에 올챙이가 기지개를 켜고

계절을 빼앗기고 꺾인 마음은 수심이 가득하구나

나는 어느제나 떨치고 일어날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네

돌아가 잔을 높이들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은 우리 참고 또 참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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