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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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부터 하루키가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 뿐 아니라 이런저런 글에서 자주 언급하기도 하고 워낙 유명한 소설이기도 해서 꼭 읽어야지 했었다. 처음에 잡은 책이 영화 스틸 컷과 어울어진 번역본이었는데, 그때 느낌은 그저그런 불륜이야기구나 하는 정도였다.
이번엔 왜 제목 개츠비 앞에 '위대한'이란 말이 붙었을까 궁금해하면서 읽었다.
'위대한' 말에는 중의적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우선 개츠비의 순수한 사랑과 뜨거운 열정에 대한 수사로 읽힌다. 화자 닉의 말처럼 그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합쳐도 안될 만큼. 동시에 그는 어리석다. 개츠비가 전인생을 건 데이지는 연약한 자신이 기대고 포장할 대상을 찾아 끊임없이 흔들리는, 도회적이고 위선투성이의 허상인 것이다. 자신의 딸에게 여자는 이쁘고 머리나쁜 게 최고야 가르칠 만큼.
그의 때묻지 않은 사랑이 열정이 터프한 현실과 -톰 뷰캐넌이라든가 파티 때 파리처럼 들끓다가 장례식에는 보이지 않은 사람들 같은- 부딪쳐 비극적 종말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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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에릭 바나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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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에릭 바나, 다니엘 크레이그...

1972년 뭔헨 올림픽. 팔레스타인 무장극우단체 검은 9월단은 올림픽 선수촌을 밤에 급습, 이스라엘 선수단 2명을 사살하고 9명을 인질극을 벌이며 팔레스타인 정치사범의 사면을 요구하다 결국 모두 죽이는 끔찍한 만행이 벌어진다.
실제 일어난 이 사건을 배경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당시 이스라엘 여총리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천명하며 사건의 배후로 짐작되는 팔레스타인들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하고 전문 암살단을 조직한다. 리더(주인공)를 비롯하여 급조된 다섯 명은 첩보 영화에서처럼 능숙한 킬러라기 보다 어딘가 어설프다.
아니나 다를까 폭탄의 강약을 잘못 조절한다든가 실수로 민간인을 죽인다든가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인간적이고 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복수가 거듭될수록 팔레스타인 쪽 테러도 계속 발생하고 요원들도 당한다. 죄책감과 회의에 빠져든 주인공은 이제 자신이 당할 차례라 여기며 불안감에 떤다.
피를 부르는 복수가 옳은 것인가 하는 묵직한 주제를 잘 표현했다. 과연 스필버그 답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해묵은 분쟁을 '중립적인 시각에서 표현했다' 평하기에는 다분히 현실을 왜곡한 측면이 있다. 팔레스타인 테러가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의 무차별한 공습에 비해 세발의 피라는 걸 뻔히 아는 마당에, 그리고 팔레스타인, 더 넓게 이슬람 세계라 해도 스필버그 같은 유태인 감독이 없다는 점만 봐도 불공정한 게임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다음은 영화 속 명대사.
모사드 고급관리가 주인공에게 고국으로 돌아와 다시 활동하라 권유할 때,
"우리가 죽이면 더 악랄한 녀석으로 대체되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손톱은 깎아줘야 하는 거야" (무시무시하다)
독일인으로 위장한 주인공이 PLO 청년과 만나,
"너희 선조들의 그 척박한 땅 황무지를 그렇게도 갖고 싶나?"
"너흰 몰라. 대대손손 우린 기다릴거야.  집은 모든 것이야"
전화로 갓난 아기 딸에게,
"잘 기억해둬. 이게 아빠의 목소리야"(자신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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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일반판
나카에 이사무 감독, 진혜림 외 출연 / 마블엔터테인먼트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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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나카에 이사무. 출연 다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이런 식의 사랑 영화는 별루다. 등장 인물들이 오로지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해 존재한다거나, 존재감이 전혀 없거나, 우스꽝스러울 만큼 전형적인 경우. 특히 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남녀에게는 더 심하다. 배려도 없고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남자의 공들인 복제화를 찢어버리고 권총 자살한 여교수 정도만이 개성이 있어 보인다.
밀라노 성당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으면 됐지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건  뭔지 모르겠다.
진혜림은 그저 예쁜 인형을 보는 정도고 금성무를 닮은 남주의 매력과 멋진 음악만 기억에 남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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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전설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에드워드 즈윅 감독, 브래드 피트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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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에드워드 즈윅. 출연 브래드 피트, 안소니 홉킨스, 에이단 퀸, 줄리아 오몬드, 헨리 토마스...

인디언 학살에 반대하여 퇴역한 대령은 아들 셋과 평화롭게 목장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막내 아들의 약혼녀가 등장하면서 전원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로 바뀌기 시작한다. 막내가 전쟁 중 전사하게 되자, 첫째는 동생의 약혼녀에게 사랑 고백을 하지만 그녀는 둘째 트리스탄과 빗나간 사랑에 빠지게 된다.
몬태나 주 대자연의 풍광과 젊은 시절 꽃미남 브래트 피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을 회색곰의 정기를 받아 태어나서인지 트리스탄는 거칠긴 하지만 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주위의 사람 모두가 그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덕분에 안소니 홉킨스를 비롯한 쟁쟁한 배우들이 조연이 되어 버렸다. 단칼(one stab)이라 불리는 원로 인디언의 담담한 독백과 ost가 인상적인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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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의 부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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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손에 길들이던 개가 북극 클론다이크 골드러시의 광풍 시대에 휩슬려 갖은 고생 끝에 늑대개의 전설이 되는 일대기. 알래스카 유콘강의 대자연과 수천년 내려오는 늑대의 야성에 응답하는 과정이 신비롭다. 내용이야 전형적인 틀에 벗어나지 않지만 자연주의 문학이 주는 감동은 묵직하다. 힘있고 사실적인 문체가 주인공 벅의 시점과 전지적 시점이 절묘하게 얽혀있다.
<불을 지피다>는 북극 평원을 지나다 혹한에 죽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어는점 107도(섭씨 -77도)라니 상상할 수 조차 없다. 그곳 선험자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혼자 길을 나서다 낭패를 당한 남자. 대자연 앞 인간의 부질없는 자만심을 보는 것 같다. 마지막까지 불을 지피려는 몸부림이 처절하게 묘사되어 있다.

- 자연과의 교감이 중요한 이유는 야성이 문명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달을 보고 길게 우는 늑대의 울음 소리는 어딘지 슬프다. 우리에게서 멀어졌지만 여전히 곁에 있는 울음 소리요, 문명이 결코 떼어 버릴 수 없는 야성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옮긴이 권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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