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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9
너대니얼 호손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평점 :
'주홍글자' 하면 치욕과 고난의 상징 아래 허덕이는 어느 처절한 여인의 이야기 정도 생각하며 책을 들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틀에 박힌 내용은 아니었다. 간음의 상대가 심문에 참여했던 명망있는 목사라는 점, 남편의 음험한 복수,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랑하는 목사와 도피를 꿈꾸었다는 점, 목사가 처형대 앞에서 스스로 죄를 폭로한 결말 등이 새로웠다.
역자의 말을 빌리면 파격이 많았다. 남성 위주의 사회가 송두리째 바뀌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여성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페미니즘의 선구적인 내용이 있고, 치욕의 상징이었던 주홍글자가 찬미 능력 등의 긍적적 이미지로 전환되는 해체주의적 관점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만연체에 작가가 변사마냥 끼어드는 통에 읽기가 수월치 않았다. 작가의 생각이, 의지가 책을 이끌어가는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