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언제나 강조되며 국민 위에 군림해왔지만,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보호하는 국가는 빈곤한, 그보다는 사기업이 피고용자-개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국가 없는 국가주의라는) 모순적인사태는, 이 난해한 사태의 한 가지 예에 불과하다. 사실상 독점재벌이 전 국민을 고객으로 환원해 그 삶과 정신의 세세한 구석까지지배하고 있는데도, 그 피지배의 당사자들은 재벌을 지배자로 인식하기는커녕 명예로운 한국의 대명사로 호출하는 데 망설임이없는데, 이러한 사태도 받아들이기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언제어디서라도 단일민족이라는 데 감격하고 서로를 감싸줄 것같이 동일한 코드에 (이를테면 박지성, 김연아 등 민족영웅코드) 마음이움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는 서로를 지나치게 냉대하는 (보복운전을 생각해보라) 공동체 제로 사회의 현상이라는 점에서 기이하기 짝이 없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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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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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외에는 그 무엇도 내가 작가가 되는 길을가로막을 수 없다. (…) 글쓰기가 왜 중요할까? 그 주된 이유는 이기주의에서 나오는 것 같다. 나는 작가라는 페르소나를 갖고 싶을 뿐, 꼭 써야 할 말이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안 될 건 또 뭔가? 자존감을 약간만 쌓으면 - 이 일기가 기정사실화하듯 - 꼭 써야 할 말이 있다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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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남은 아버지의 일부는 머나먼 장소를 향한 강렬하고도 끊임없는 동경, 해답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소망이었다. -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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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부여한 인간의 신체적인 욕구를 초월한 과잉 욕망은 그 자체로 이미 질병이며 악이다. 그러한 욕망은 이미 인간의 생리와 감성을 초월한 불건전한 관념과 공상의 영역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욕구와 감각의 결여야말로 악의 본성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악의 힘에 조종당하는 인간은 공허하며 제 안에 허무가 깃들게 하는 것이다.
국민의 비참함과 희생을 돌아보지 못하고 그저 한결같이 자신의 욕망만을 고집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그저 무無, empty 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배후에서 대통령을 조종했다는 용의자의종일관 자기변호에만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한 나라의 정치를 흔들어놓은 장본인이 이다지도 왜소하고 또 진부하며 ‘무‘와 같다니……. 한국 사회는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한숨이 나올 정도로 진부한 악에 지배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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