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땐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나를 지나간 사람, 내가 경험한 시간, 감내한 감정 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 173p, <풍경의 쓸모>
의도를 넘어서는 표현들, 동기와 상관없는 결과들, 원문에서 달아나는 번역들이 삶에 신비를 더한다. 생존이라는 이국의 단어가 사랑이라는 단어로 번역된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180p
440앎이란 모르는 상태룰 견딜 수 있는 능력이에요. 모르는 걸 피하려 하지 마세요. 아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더 나쁜 거예요. 모르면 알 때까지 기다힐 수 있쟎아요. 기다림은 힘들어도 좋은 거예요.
시 쓰기를 겁내지 마세요. 자기 자신에게, 옆 사람에게 속삭이듯 하면 돼요. 다만, 말은 말이 반이고 침묵이 반이라는 것, 그리고 어떤 얘기를 하려면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197시는 자기 삶을 살아내고, 자기 죽음을 죽으려는 의지예요. 달리 말해 ‘살다‘ ‘죽다‘라는 자동사를 타동사로 바꾸려는 의지이지요.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받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의 삶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달라고 구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