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소개받은 상대를 처음 만날 때, 전에 다른 상대와 갔던 가게에서는 약속을 잡지 않았다. 매번 새로운 장소를 찾는 데에 꽤 품을 들였다. 손을 써야 하는 음식이 아닐 것. 옆 테이블과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어 있을 것. 너무적막하지도 너무 시끄럽지도 않을 것. 성의를 드러낼 순있지만 상대가 부담을 가지진 않을 만한 가격일 것. 그러면서 프랜차이즈가 아닐 것. 이런 장소를 그때그때 새로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만나는 곳은………… 조금 특별해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한 장소에서 여러 명을 만나면서 그 만남이 특별할 거라고 기대한담. 그는 그 막연한 감각을 일종의 도덕이라고 규정했다.

- <전조등>, 김기태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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