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이고 뭐고 숨 쉬는 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면 무턱대고 고시원을 나갔다. 주택가의 담을 따라 그늘이 지는 곳을 골라 다녀도 정수리가 따가웠다. 화기가 절정으로 치닫는 계절의 한복판에서 내 몸은 흐물흐물 녹아내릴 듯했다. 그냥 걸었다. 앞에서 끌어줄 희망도 뒤에서 밀어줄 바람도 없었다. 멈춰버리면 그대로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나를 아무 데나 쏟아버리지 않으려면 멈추지 말아야 했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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