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독점해 왔다고 자부하는 그 역할이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도 있는데, 다른 것으로 대체되는 만큼 파괴된다는 속담도 있듯이 그것은 담배로서는 가장 치명적인 재앙이다. 터키의 지배 하에 있던 근동 지방에서 염주가 담배나 수연통을 대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스 상인들은 장사가 한가해지거나 카페에 앉아 있을 때 진주모, 백단, 회양목, 상아, 호박 등으로 만들어진 염주를 굴리는데, 신에게 경배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렇게 한다.


큰 염주들은 사람들이 알고있는 신의 아흔아홉 가지 속성에 맞추어 아흔아홉 개의 알로 되어 있는데 그 백번째 속성은 인간이 모르는 것이다. 이 뚜렷한 경계선에서 계시가 끝나고 비의(秘儀)가 시작되는 것이다. 작은 염주들은 서른세 개의 낱알로 되어 있어 손에 쥐거나 가지고 다니기에 훨씬 편하다. 그리고 그 알들을 세 번 돌리면서 〈낭송)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우리의 시각에서 본다면 굳이 그렇게 낭송하고 말고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염주는 그저 손을 심심하지 않게 해주고 또 정신을 쉽게 세계에 동화시킴으로써 그 둘 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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