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147p
‘경제적 자립‘은 당연히도 현행 경제 시스템에 편승‘ 함으로써만 이루어진다. 현재의 노동 시장에서 상당액의 대가를 얻는 사회적 능력 없이는 이룰 수 없다. 나름대로의 학력, 적절한 직업적 전문성뿐만 아니라 영문 모를 소리를 하는 사람과의 협상, 다른 의견과의 타협, 도량 좁은 사람의 편견에 대한 관용…… 이러한 ‘사회적 기량‘은 ‘사회적 네트워크’ 속에서 중시되며, 상당액의 임금을 얻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요소다.
기존의 사회적 네트워크 속에서 적절한 포지션을 차지한다는 사실만이 ‘경제적 자립’을 뒷받침한다.
마찬가지로 ‘정신적 자립‘은 남들의 ‘경의’ 없이는 얻을 수 없다. ‘자립‘이란 ‘나는 자립했다‘는 단정이나 깨달음으로 이루는 게 아니다. 그런 간단한 이야기라면 아무도 고생하지 않을것이다.
정신적 자립을 이룬 사람이란 주위의 여러 사람들이 지원을 부탁하고 조언을 청하고 의존하고 공동의 영위에 참가하기를 거듭 바라는 이다.
보시는 바대로 ‘자립‘이라는 말은 ‘종속‘이 그러하듯 함께 같은 사회를 구성하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두말할 필요 없이 우리와 함께 같은 사회를 구성하는 타자 대부분은 ‘국가‘나 ‘인권‘ ‘신‘과 같은 환상에 ‘아직도’ 깊이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경제적 · 정신적 독립‘은 그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과 함께 살며 그들의 신뢰와 경의를 얻음으로써만 실현된다.

166p 지식인의 함정은 자신이 동의하는 것은 <옳은 일>이어야만 한다는 확신에 있다. 이론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어도 실천적으로는 용인한다‘는 대중의 생활 감각과의 괴리는 여기서 생긴다.

177p 타인을 경멸함으로써 우월감을 얻으려는 자는 언제나 ‘자기보다 천한 인간이 안정적이면서 대량으로 공급되는 장소’로 이동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

105p 우리의 마음을 오랜 세월에 걸쳐 산酸처럼 침식하여 우리를 폐인으로 몰아가는 종류의 ‘후회‘는 ‘무언가를 하지 않은 후회’다.
둘도 없는 시간, 둘도 없는 사람, 둘도 없는 만남을 놓친 것에 대한 후회, ‘일어나지 않은 사건‘에 대한 후회는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상상을 끝없이 계속 도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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