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p 의식 있다는 선진적 지식인들이 걸핏하면 우리 현대사가 치욕의 역사라고 말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을 외면하거나 절대빈곤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가를 경험할 필요가 없던 그들의 불구적 행운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땅에서 누릴 것을 가장 잘 누리면서 전혀 고마움을 느끼 지 않는 것이 도덕적 정의인가 하는 것은 생각할 문제이다. 모두 제 복이요 능력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은 공동체의 일원이란 생각을 못 하는 소아적·유아론적唯我論的 발상이다. 모든 것을 사회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의 책임을 면제시키는 주체의 부정과 함께 몰염치한 자기기만이다. 부족함과 부러움 없이 살면서도 없는 사람 편을 드는 자신이야말로 이해관계를 초월해의 편에 선다는 선의의 자의식도 숙성된 자기기만이니허영인 경우가 없지 않다. 정치로 연결되기 마련인 역사 인식과 현실 인식은 단순한 도덕적 감정 차원의 사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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