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신체 -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선다는 그 위태로움에 대하여
우치다 타츠루 지음, 오오쿠사 미노루.현병호 옮김 / 민들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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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p ...언제나 ‘구조적으로 지게 되어 있는 사람‘을 상정해보는 겁니다. 언제나 시간적으로 뒤처져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바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트라우마라는 것은 정신적 외상입니다. 과거에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갖고 있어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언제나 과거의 경험으로 돌아가 과거의 프레임으로 현재를 삽니다.
하나의 점에 붙들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것, 그것을 무도에서는 ‘거착’이라고 말합니다. 보통은 발바닥이 바닥에 착 달라보이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를 뜻하는, 공간적인 의미로만 사용되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것처럼 당연히 ‘시간적인 거착’도 있을 수 있는 거지요. 어떤 시간의 한 점에 고착되어 시간이 앞으로 흐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시간적으로 거착되어 있는 셈입니다. ‘저 사람은 저때부터 시계가 정지해버렸다‘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사람에게 시간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언제나 과거로 돌아갑니다. 어떤 경험을 해도 그것을 과거의 프레임안으로 넣고는 그 프레임으로 바라봅니다. 무사시 씨의 경우는 편치를 한 방 먹었을 때 다음에 자신이 두 방 먹이는 것을 ‘현재’라고 생각함으로써, 말하자면 ‘미래로 도망감‘으로써 통증을 상대화합니다. 이와 반대로,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사람은 과거의 어느 시점을 현재라고 생각함으로써 지금의 고통을 참기 쉬운 것으로 만듭니다. 즉, ‘과거로 달아남’으로써 현재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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