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제자리에
최정화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시의 패배의식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기차를 타고 있는 듯한 표정이라고 늘 생각했었다. 책상과 의자는 몸에 맞지 않아서 마치 작은 처형 도구에 몸을 끼우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옆 사람의 숨소리와 몸 냄새에 신경이 곤두서서 숨도 크게 쉬지 않았다. 물론 그런 사정은 내 옆자리의 그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산소가 점점 희박해지는 공간 안에서 초록 칠판에서 떨어지는 흰 분필 가루를 마시면서 어떤 고역들을 참아내는 시간이,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비켜설 수 있게 해줄 거라고 믿었다.
-64p, <잘못 찾아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