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의 개념 틀 안에서 논의해보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헤겔은 모순, 대립, 차이라는 개념을 구별하지요. 마르크스가 든 예이지만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 모순이 있어도 협동조합을 만듦으로써 자본가와 노동자의 전환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므로 모순은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립은 한 편이 다른 한 편을 완전히 절멸시킬 때 해소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차이는 해소가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논쟁하는 상대가 당신이 뭐라하든 이것은 내 취향이라고 해 버리면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될 수 없습니다. 취향은 차이니까요. 차이는 해소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신의 입장을 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어느 쪽 입장에 서는가에 따라 세계는 다르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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