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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지 않는 개
신대관 지음 / 노란돼지 / 2020년 2월
평점 :
독특한 이력의 작가다.
<짖지 않는 개>의 작가 신대관은 10년전 비보이계를 주무르던 스타 비보이였다. 비보이에서 그림책 작가라니, 작가의 이력부터 이렇게 시선을 끈다.
반려견 알렉스는 너무나 좋은 친구이지만 딱 하나, 짖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도둑이 들어도 짖지 않는다니, 견공으로써 너무 의무를 못한다는 느낌이 있다.
그림과 글은 적절하게 어떻게 나와 알렉스가 서로를 배려하며 사는지 보여준다. 아니다 이쯤되면 알렉스만의 일방적인 배려같다. 내가 잘못한것은 모두 뒤집어 써주는 알렉스가 짖지 못한다는건 허물이라기 보다는 장점같아 보인다.
책을 보자마자 떠오른 말은 요즘 유행처럼 흔히들 하는 말, "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줄여서 "할많하않" 이다.
길어지는 코로나 사태에 사람들은 엉뚱한 곳에 분노를 표출한다. 이 사태의 잘못을 누군가에게는 꼭 전가하고싶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대로 사태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안다. 이게 누구의 잘못이고 누구의 잘못이 아닌지. 그야말로 할많하않이다. 때로는 침묵하는게 허물은 아니라는것. 할말이 없어서 말을 안하는건 아니라는것.
누군가를 지켜주기 위해서, 더 큰 대의를 위해서, 그리고 존엄한 나로 존재하기 위해서 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다는걸 모르는 이들도 있다.
알렉스같은 친구들이 많다는건 좋은걸까 나쁜걸까. 확실한건 알렉스처럼 일방적으로 입을 다무는 일이 많은건 좋지 않은것 같다는 것이다.
작가의 특별한 이력만큼이나 이 책은 독특하다. 그리고 솔직히 꽤 놀랐다. 서툰듯 보이지만 구석구석 치밀한 작가의 첫 작품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