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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토 씨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24
다니엘레 모바렐리 지음, 알리체 코피니 그림, 황연재 옮김 / 책빛 / 2019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빛의 <모두를 위한 그림책> 24번째 <포르투나토 씨>.
2019년 한 해 놀라울만큼 다양하고 울림이 있는 책들을 내어준 책빛의 신간이라 한껏 기대를 했다.
한없이 부유한 포르투나토씨.
집에는 방이 너무나 많아 길을 잃기도 하고 지하에는 스키장, 다락방은 열대 정글인 스케일이 너무나도 큰 부자!
어느날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버려 모자를 찾기위해 헤매다가 공원에서 잠이 들어버린 포르투나토씨. 자고 일어난 포르투나토씨의 등에는 달팽이 등껍질이 붙어 있었다.
화려하고 부족함이 없는 집에서 살다가 자기 집으로는 들어갈수도 없게된 포르투나토씨. 이 황당한 일을 해결하기위해 여러 노력을 하지만 포르투나토씨는 집으로 돌아갈수 있을까?
사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포르투나토씨가 수많은 이동수단(비행기, 열기구, 배 등)을 갖고 있지만 '늘'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나간다는 점이다. 아마도 포르투나토씨는 이미 자각하지 못했지만, 자기가 가진 모든것이 다 필요한건 아니라는걸 알고 있었던게 아닐까.
화려한 모든것들은 모두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것을. 자신은 늘 애용하는 빨간 스포츠카 한 대만 있어도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을.
말로만 외쳐대던 '결핍의 미학' 을 아이 키우며 점점 공감하고 있다. 뭐든지 주어지는 요즘 아이들과, 그리고 아낌없이 주고파하는 나를 비롯한 요즘 부모들이 달팽이 등껍질의 아늑함을 현명하게 깨우치길. 부족함 속에서 내가 가진것을 더 감사하길. 그리고 그날밤 포르투나토씨는 꿀잠을 잤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