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길과 오후의 길이 울타리 닫힌 정원 사이로 구불구불하다.
점토 벽이여! 나는 당신을 찬양할 것이다. 당신에게서 정원의풍성함이 넘쳐흐르기에. 낮은 벽이여! 가지를 치지 않은 살구나무의가지가 벽을 넘어 솟아오른다. 나의 오솔길 위로 가지가 떠다닌다.
흙으로 만든 벽이여! 당신 위로 기울어진 종려나무가 몸을 흔든다.
종려나무는 나의 오솔길에 그늘을 만든다. 이쪽 정원에서 저쪽정원까지 내 오솔길을 지나 당신들, 무너지는 벽들을 두려워하지않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산비둘기가 서로를 찾아다닌다.
어느 틈으로 포도나무 가지가 미끄러지다가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워종려나무 밑동 위로 뛰어오른다. 가지는 둥글게 웅크리고, 밑동을감싸고 누르다가 살구나무에 이르러 자리를 잡고 흔든다. 몸을굽히고 갈라진다. 넓게 잔가지들을 펼친다. 아! 어느 뜨거운 달에어떤 날렵한 아이가 나무를 타고 올라가 갈증을 해소해줄주렁주렁한 포도송이를 내 손을 향해 내밀 것인가?
점토 벽이여, 당신이 멈추기를 바라며 지치지 않고 당신을따라간다. 수로는 점토 벽을 쫓고 오솔길을 따라 흐른다.
벽은 그늘진 오솔길로 가득 찼다. 정원에서 웃음소리, 매력적인말소리가 들린다..…. 오 아름다운 정원이여! 갑자기 물이 빠르게흘러 벽을 뚫고 들어간다. 물은 정원을 향해 전진한다. 지나가던빛 한 줄기가 물줄기를 뚫고 정원에는 햇살이 가득하다. 점토 벽!
미워하던 벽이여! 나의 끊임없는 욕망이 당신을 포위한다.
나는 결국 들어가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