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파장은 여전히 나의 대기에 은은하게 감돌다 공습경보처럼 몰아친다. 나는 잘 걷다가도 돌연 귀를 막고 비틀거린다. 아마 평생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어지러울 적마다 내 귀를 막아주던 따듯한 손을 떠올린다. 엄마에게는 엄마의 가치관이 있었다. 그 범위 안의 행복이 있었다. 딸이 갔으면 하는 길은 당신이 일평생 쥐고 왔던 지도 안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긴박한 순간에 탈주하는 딸에게 엄마는 기왕의 관습과 세계관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공감과 응원을 건넸다. 그인간을 그렇게 빚어낸 인간으로서.
찰나의 마음일지라도, 나는 그것을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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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 다음 기회에‘라는 말의 재미있는 점은 ‘꽝!‘ 뒤에 ‘다음 기회가 붙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광보다 다음 기회에 집중하기로 했다. 나의 세계는 광 소리를 내며 무너졌지만 세계의 재건은 무너진 자리에서 이루어지리라. 오늘의 충격파를 통해 새로운 시야가 열리리라. ‘빵‘을 ‘짝‘으로 슬쩍 바꿔본다. 이볼 꽉 물고 좌절을 돌파해 ‘자! 다음 기회를 잡고 싶다. 울며쥔 주먹이 더 단단하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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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밤이 되면 매일 우리 집에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친구가 기다려주고 있다. 그런 밤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하며 오늘도 귀가했다. 현관에는 내 것이 아닌 신발이 놓여있고 그것을 보면 늘 두근거린다. 거실 문을 열면 오늘은 대체 어떤 아이가 기다려주고 있을까. 나도 신발을 현관에 벗어놓고 복도를 걸어가 상대를 놀라게 하지 않도록 문을 열었다.
그때 놀란 사람은 신경을 쓰고 있던 나였다. 내 모습을 보고 소파에 앉아 있던 친구는 귀엽게 손을 들었다.
"야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망설이기 전에 사교성이 나에게 손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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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미야마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나는 여기서 좌절한채 분명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나보다 더 괴로운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은 썩어 남아돌 만큼 있다. 그 정도 일로 비실대다니 한심해 빠졌다. 미야마도 그런 사람한테는 질려버리겠지.
나는 혼자가 되면 보통 사람보다 몇 배나 약해진다.
미야마는 아마 이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베란다에서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앉았다가 쓰러져 누웠다.
밤의 입구인 어둠 속에서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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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1년에 두세 권 정도는 다 읽은 후에 벽에 냅다 집어 던지고 싶어지는 책을 만나지 않나요? 집어 던지기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성냥이나 라이터 자리를 확인하기 시작할 만한…….… 아니, 제가 너무 나갔네요. 왠지 마음에 안 드네‘ 싶은 책을 만나는 일 정도는 있지 않나요? 그런 책을 쓴 작가는 나름 미워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런 작가를 매주 가까운 거리에서 찬양하는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한다면 과연 당신은 견딜 수 있나요?
・・・・ 견뎌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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