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는 어느 봄밤 자신에게 또렷해진 이 ‘서두르지 않기‘의방법론에 "절제"라는 이름을 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윤리학에서부터 ‘절제‘란 내 욕망과 관계 맺는 바람직한 방식이었다. 고대 철학자에게 욕망의 ‘강도‘가 문제라면, 우리의 시인에게 중요한 것은 욕망의 ‘속도‘다. 이 절제는 개인적·사회적 꿈을이루기 위한 긴 싸움에 나서려는 자에게 필요한 탁월성德, areté인것이다. 그가 절제를 "나의 귀여운 아들"이라 한 것은 그것이 ‘내가 낳았으나 오히려 나를 인도하는‘ 생각이기 때문이고, "나의 영감"이라 한 것은 그것이 향후 시작의 지침이 되어주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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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문학은 "인생이라는 화마를 잡기 위한 ‘맞불‘" (극지의 시)이라는 것. 산불이 났을 때 불이 진행되는방향의 맞은편에 마주 놓는 불이 맞불이고, 두 불이 만나 더는 탈것이 없어 불이 꺼지도록 하는 게 맞불 작전이다. "하나의 절망을극복하기 위해 임의의 다른 절망을 만들어낸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이라는 불에 대해 문학은 맞불이라는 것. 그렇구나. 나를 태우는 불을 끄기 위해 나는 타오르는 책들을 뒤적이는 사람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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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사이먼 크리츨리가 스티븐스 연구서 그저 존재하는 것Things Merely Are」에서 한 말은 쾌락주의의 취지와 같은가 다른가. 이 세상은 신들과 괴물과 영웅의 세계가 아니고, 날개 달린영혼이 고요한 에테르 속으로 비상하는 세계가 아니다. 가까운것, 낮은 것, 평범한 것, 불완전한 것들의 세계다. 이 불완전함이우리에게 허락된 유일한 천국이다. 그 불완전함 속에서 천국을 발•견해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아이스크림은 본래 조금씩녹아 있기 마련이고 그때 가장 맛있다는 말이 아닐까. 아이스크림의 황제, 당신은 도대체 누구인가. 이 글이 끝나기 전까지 답을 찾아내길 원했으나 오늘의 아이스크림은 벌써 다 녹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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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원시인의 정치사회학적 순진성을 기소하는 이들의 손을 들어줄 판관들도 세상에는 있으리라. 그일은 그들에게 맡겨두고 그 대신 나는 꼭 필요한 시점에 이 시를읽게 되어 다시 이 생을 살아가기로 결심한 어느 누군가를 상상해본다. 인간의 한평생이 타인에게는 시 한 편만큼의 가치를 갖기도어렵다는 생각을 할 때 나는 시 앞에서, 자연 앞에서 그렇듯, 오만해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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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에서 디킨슨은 "영혼은 그 자신의 사회society를 선택한다. 그러고는 문을 닫아버린다"라고 썼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했다. (문맥상 ‘사회‘라기보다는 ‘교제의 대상‘ 정도를 뜻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의 사회 속 고립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역했다.)어떻게 그는 자기 자신을, 자기 자신만의 힘으로 견뎌낼 수 있었을까. "내가 한 사람의 심장이 부서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내 삶은 헛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말해놓고 왜 자기의 심장이 부서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았을까.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자기 자신을 자기 자신만의 힘으로 견뎌낸 사람, 그런사•람만이 밟을 수 있는 장소가 시의 영토에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생각해볼 따름이다. 가장 처절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이상하리만치 당당함을 잃지 않는 그의 시가 내 앞에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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