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으로 해가 진다. 나무의 그림자가 맞은편 산을 뒤덮는다. 하루의 빛이 사라지기 직전, 모든 것들이 가장 반짝이는 순간. 목련은 드디어 괄약근이 완전히 풀어지면서 움직임이 멎는다. 포개진 꽃잎이 저녁을 준비하는 오후의 막바지. 언덕 아래로 밀잠자리가 걷히고 구름이 새털처럼 풀어지며 하늘을 채운다. 귀를 후비는 괴성만이 능선을 타고 미끄러진다.
마을 어디에서나 나무와, 나무에 매달려 죽은 목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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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욕망과 욕구에 지나치게 엄격한 모습을 보일 때도있다. 이성적인 능력이 뛰어나지만 동시에 비이성적일 때도있다. 과학과 논리의 질서 속에서도 직관과 환상으로 세계를바라보기도 한다. 사람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괴짜라고하거나 사차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광기에 사로잡힌예술가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삶과 세계에 무책임한비사회적인 구제 불능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작가는 자신의 그런 기질이 이야기를 만들고 허구의 세계와인물을 창조하는 이야기꾼의 근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한다.
소설을 쓸 때 글쓰기를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가족도아니고 친구도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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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키보드 앞에 서서 오늘은 무엇으로 글을 써 볼까.
고민하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다. 글을 쓰다가도 잘 안써지면 괜히 키보드를 바꿔 본다. 누르는 감촉과 소리가바뀌면 글을 쓰는 내 감각도 새롭게 바뀔 것이라고 괜히 믿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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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을 걸었다. 가로등도 없는 사방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장님처럼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휘젓고 발끝으로 돌멩이를 톡톡 차며 무작정 앞으로 걸어갔다. 이름 모를 풀과 나뭇가지가 발목과 팔뚝에 휘감겼다. 더는 할 수 없다. 내일 이 집을 나갈 것이다. 누구 새낀지도 모르는 애를 내가 어떻게 키우나. 돌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애에게는 젖가슴이 있는 엄마가 필요하고 머리를 묶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만약 이대로 하루하루 지난다면 나는 자연스럽게 이애를 내 애로키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아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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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었다. 여긴 어디지. 도대체 뭐지. 뭐지. 중얼거렸다. 고요했다. 목소리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침묵이 아니었다. 곁에 없는 것같았다. 죽어버린 것은 아니겠지. 레일 끝에 둥근 우물처럼 어둠이 잠겨 있었다. 나는 천천히 집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눈이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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