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을 걸었다. 가로등도 없는 사방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장님처럼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휘젓고 발끝으로 돌멩이를 톡톡 차며 무작정 앞으로 걸어갔다. 이름 모를 풀과 나뭇가지가 발목과 팔뚝에 휘감겼다. 더는 할 수 없다. 내일 이 집을 나갈 것이다. 누구 새낀지도 모르는 애를 내가 어떻게 키우나. 돌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애에게는 젖가슴이 있는 엄마가 필요하고 머리를 묶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만약 이대로 하루하루 지난다면 나는 자연스럽게 이애를 내 애로키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아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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