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으로 해가 진다. 나무의 그림자가 맞은편 산을 뒤덮는다. 하루의 빛이 사라지기 직전, 모든 것들이 가장 반짝이는 순간. 목련은 드디어 괄약근이 완전히 풀어지면서 움직임이 멎는다. 포개진 꽃잎이 저녁을 준비하는 오후의 막바지. 언덕 아래로 밀잠자리가 걷히고 구름이 새털처럼 풀어지며 하늘을 채운다. 귀를 후비는 괴성만이 능선을 타고 미끄러진다.마을 어디에서나 나무와, 나무에 매달려 죽은 목련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