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을 보는 우리의 시선은 대부분 비뚤어졌고 편중되었으며 심지어는 오염되었습니다. 디테일에 부여된 이러한 선입견을 반성 없이 가져다 쓰는 일은 지양해야겠지요. 작가로서 우리가 지닌 의무는 도리어 이러한 편견과 선입견을 깨뜨려 독자로 하여금 눈앞의 세계와 대상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주는 일일것입니다.
욕망을 가진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는 저절로 완성됩니다. 나쁜 플롯은 선제적으로 ‘적용‘되지만, 좋은 플롯은 사후적으로 ‘생성‘된다고 할까요.가끔씩 작가 인터뷰를 보면 작가들이 얄미운 말을 할 때가있잖아요? "저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게 아닙니다. 그저 받아적은 거예요" 같은 말들이요. 유명한 작가가 그런 말을 하면 저도 얄미운 마음이 들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최고의 플롯은 작가조차 이야기를 쓰다가 발견하는 플롯입니다.
따라서 뻔해 보이는 플롯을 사용하는 일은 때때로 좋은 전략입니다. 독자와 관객을 방심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가 결말에 이르러 반전이 일어나면, 우리는 이제까지 관성과관습에 따라 읽어왔던 이 이야기의 본질이 전혀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기분 좋은 뒤통수 덕분에 우리의 편견과 선입견에 눈뜨게 되는 거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감정의 역학을 누구보다 정확하고 섬세하게 파악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나 아닌 다른 누군가(주인공!)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소설을 쓰기 위해 대양으로 나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가만히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세요. 태평양보다 넓은 그 내면의바다에 어떤 물결이 치고 있는지, 수면 위에 무엇이 떠다니고,바닥 깊은 곳에는 무엇이 가라앉아 있는지를요. 사라진 보물선은 거기에 있습니다.
좋은 글을 쓰는 작가는 천재나 괴짜나 돌연변이가 아닙니다.좋은 작가란 긍정적인 의미에서 직장인과 같아요. 매일 정해진시간과 정해진 장소에서 일정하게 쓰고, 일정하게 좌절하고,일정하게 고치는 사람만이, 그 길고 건조한 무채색의 지루함을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마침내 좋은 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