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파내다 보니 모두가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바위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았다. 바위라고 부르기도 어색했다. 불과 반 시간 만에 바위는 뿌리째 들어내어져 밭 밖으로 던져졌다.
농부는 당황스러웠다. 이만한 크기의 바위 때문에 자신들을모두 불렀냐는 사람들의 시선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는 크기였다. 바위가 매우 클 것이라는 잘못된 상상과 확인해 보지 않은 사실에 대한 믿음 때문에 농부와 가족은 오랜 시간 견디면서 몸에 부상까지 당해야 했고, 수없이 농기구를 바꿔야만 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시도해 보니 싱거우리 만치 작은 문제였다.
문제에 맞서기보다 회피했을 때 문제는 더 커지고 단단해져 우리를 위협한다.
자갈과 모래 정도의 문제를 바위의 크기로 스스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문제로부터의 영원한 해방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문제들은 우리가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며 그곳에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문제들을 신중하게 다뤄야 하지만, 그것들로 인해 잠들지 못해서는 안 된다. 낙타를 자신에게 묶어 놓았기 때문에 자신도 낙타에게 묶인 것이다. 문제들에 맞닥뜨리면서도 깊이 휴식할 수 있어야 한다. 낙타들이 앉아 있든 서 있든 방해받지 않고, 기나긴 사막을 건너기 위해 밤에는 휴식을 취하는 유목민들처럼, 여행자를 지치게 만드는 것은 앞에 놓인 길이 아니라 신발 속 모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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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섬에서 나는 두 달밖에 머물 수 없었지만,
단 한순간도 지겨워하지 않은 채 2년이라도 아니 영원히살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내겐 아내 테레즈와 앞서 언급한 관리인과 선량한 그의 가족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내가 필요한 건 그게 전부였다. 그 두 달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 너무 행복한 나머지 한순간도 다른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일지 않을 정도로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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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우리의 계획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놀라운 일이 가능하다. 어느 소설가가 썼듯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수는 없다고 생각할 때 더 나빠지고, 더 좋아질 수는 없다고 생각할 때 더 좋아지는 것이 인생이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아야 한다.
코스마다 매번 긴꼬리원숭이가 튀어나와 골프공을 엉뚱한 곳으로 던져 놓는다. 불공정해 보이지만 그것이 인생이라는 경기이다. 그럴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것이다.
‘원숭이가 공을 떨어뜨린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자.‘
어쩌면 그 지점이 최선이자 최고의 시작점인지도 모른다. 무작위로 보이는 그 자리가 바로 신이 정해 준 자리일지 누가 아는가? 신화에서 원숭이는 신의 심부름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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헣벗은 가지에 바람 소리만 가득할 때, 그것으로 자신의 전 생애를 판단해선 안 된다. 연약한 움을 틔운 시기에는 그 연약함이 오므려쥔 기대를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모든 계절을 다 품고한 계절씩 여행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어떤 계절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음을 나무는 잘 안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어떤 겨울도 견딜 만하다는 것을.
힌디어에 ‘킬레가 또 데켕게‘라는 격언이 있다. ‘꽃이 피면 알게 될 것이다‘라는 뜻이다. 지금은 나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고설명할 길이 없어도 언젠가 내가 꽃을 피우면 사람들이 그것을보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자신의 현재 모습에 대해, 자신이통과하는 계절에 대해 굳이 타인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증명하면 된다. 시간이 흘러 결실을 맺으면사람들은 자연히 알게 될 것이므로.
바깥의 계절과 상관없이, 지금 나는 어느 계절을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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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깊어지면서, 빛도 이울고 있었다. 마당에 드리운 나무 그림자들의 형태가 달라졌다. 어딘가 멀리서 소들이 굵직한 소리로 음매음매 울고 작은 종이 딸랑거렸다.
이따금 농장의 짐마차가 한쪽으로 슬쩍 기울어진 채 지나가면 먼지가 사방으로 날렸다. 파란 셔츠를 입고 어깨에삽을 걸친 인부 몇이 터벅터벅 걸어갔다. 부드러운 공기속에서 파리 떼가 사람들의 얼굴 주위를 오르락내리락춤추듯 날아다녔다. 사방에서 조용하고도 온화한 기운이느껴졌다. 휴식과 침묵의 시간인 밤이 다가오는 것을 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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